악의 연대기
The Chronicles of Evil , 2015

<끝까지 간다>로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제작진들이 참여하여 개봉 전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은 <악의 연대기>는 개봉 18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여 화제를 일으켰다.
또, 매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손현주의 캐스팅 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여기에 박서준, 마동석, 최다니엘 등 세대를 넘나드는 연기파 배우들이 나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빠른 흥행으로 재미를 증명한 한국 스릴러 영화 <악의 연대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끝까지 간다> vs <악의 연대기>
<악의 연대기>는 <끝까지 간다>의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점과 비슷한 컨셉의 스릴러 영화로 많은 관객들의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영화는 형사인 주인공이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는 설정이 같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는 코믹한 요소를 적절히 섞어 재미를 더했다면, <악의 연대기>는 코믹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종일관 진지한 무거운 느낌의 영화이다. <끝까지 간다>는 해피엔딩이지만, <악의 연대기>는 씁쓸함을 자아내는 엔딩으로 각각의 개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닮은 듯 닮지 않은 영화이다.

세대를 넘나드는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
<악의 연대기>는 한국영화 역대 흥행 스릴러 1위를 차지했던 <숨바꼭질>의 주인공 손현주를 중심으로 마동석, 최다니엘, 박서준이 등장한다. 여러 드라마를 통해 소시민 역할을 맡아 우리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사랑 받아왔던 손현주. 전작 <숨바꼭질>을 통해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하여 큰 흥행을 맛보았던 그가 다시 한번 <악의 연대기>를 통해 스릴러로 돌아왔다.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드는 다양한 매력을 가진 그의 색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
거친 이미지의 마동석은 본인의 이미지에 걸맞는 형사역으로 손현주의 든든한 오른팔로 등장하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공모자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다니엘은 데뷔 이래 가장 큰 파격변신을 했다고 하니,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2015년 기대 되는 배우 중 한명인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로 첫 스크린에 데뷔하였다. TV에서만 보던 서글서글한 박서준의 연기 역시 기대해도 좋다.

특급 승진을 코앞에 둔 경찰 최반장(손현주)은 기쁜 맘으로 팀원들과의 회식 후 거나하게 취해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집이 아닌 외진 곳으로 향하는 택시. 이 의문의 택시기사는 최반장을 외진 곳으로 데리고 간 뒤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흉기를 휘두르고, 최반장은 흉기를 피하기 위해 범인과 격한 몸싸움을 하던 중 범인이 사망하게 된다.
최반장은 경찰에 신고를 하려던 중, 문득 승진을 앞두고 사고치지 말라던 서장(정원중)의 말을 떠올리며 갈등한다. 결국 본인의 흔적을 모두 지운 뒤 시체를 두고 돌아서는 최반장.

다음날 아침, 최반장이 근무하는 경찰서 앞 공사장 크레인에 최반장이 죽인 시체가 매달린 채로 공개된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되어 나라가 발칵 뒤집히게 되고, 온국민에게 알려진 큰 사건으로 인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하필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담당하게 된 최반장은 점점 좁혀오는 수사망에 위기를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경찰서로 의문의 남자가 자신이 범인이라며 자수를 하고, 제발로 경찰서에 나타난다. 자수를 한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최반장은 무사히 진급을 할 수 있을까?

<악의 연대기>는 <끝까지 간다>, <내가 살인범이다>, <더 테러 라이브> 등 언제나 반전이 있던 흥행작 최고의 제작진들이 합류하여 완성도 높은 스릴러로 탄생하였다. 물론 <끝까지 간다>와 비슷한 설정으로 신선함을 주지는 못했으나, 탄탄하고 섬세한 스토리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전개,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조여온다.
믿고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손현주가 주연이라는 이유로 관람한 관객들의 믿음과 기대를 몇배로 충족시키는 손현주의 연기 역시 단연 최고였다. 섬세하고 탄탄한 스토리, 손현주의 열연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 <악의연대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