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
ボート, Boat

한국과 일본의 제작사가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 영화 <보트>는 양국을 대표는 두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각본을 쓴 '와타나베 아야'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의 김영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대표적인 한국 최고의 범죄 스릴러 영화인 <추격자>를 통해 배우로서 인정을 받은 '하정우'와 청춘영화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주인공으로 익숙한 '츠마부키 사토시'의 호흡도 기대가 되는 영화이다.

보트를 타고 은밀히 부산과 일본을 드나드는 '형구(하정우)'. 보경아저씨라 부르는 사람의 심부름을 주로 해오고 있는데, 변변한 직업이 없던 형구에게 일거리를 주며 친자식처럼 대하는 모습에 언제나 충성을 다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다른 물건과 함께 보경아저씨가 즐겨먹는 친누이의 김치를 전달하던 형구는 실수로 김치를 바다에 빠뜨린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형구는 보경아저씨 밑에서 일하는 '토오루(츠마부키 사토시)'의 도움으로 겨우 수습에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 자신의 마약을 운반하는 위험하는 일을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평소 좋아하던 보경아저씨의 일이기도 하고 마땅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어 심부름 계속하기로 한다.

그러던 어느날 보경아저씨가 납치한 '지수(차수연)'를 일본으로 데려오라는 심부름 받는데, 살아 있는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는 사실이 꺼려지지만 그걸 거부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우여곡적 끝에 약속한 장소로 지수를 데려오지만 문득 수상한 움직임을 직감한 형구는 지수를 데리고 다른 장소를 이동하던 도중 그녀를 놓치고 만다.
급한대로 토오루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녀를 찾아나선다. 어럽게 지수를 찾은 두 사람은 자신을 무사히 돌려 보내주면 각자에게 5억씩 주겠다는 제안에 흔들려 보경아저씨를 배신하게 된다. 이 지긋지긋한 바닥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던 형구와 토오루는 보경아저씨의 눈을 피해 지수를 무사히 돌려 보내고 원하는 돈을 갖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여러 한일합작 영화들이 나왔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하더라도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것도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보트> 역시 아쉬움이 남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한국 범죄 스릴러 영화인 <추격자>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연기파 배우 하정우와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의 만남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작가인 와타나베 아야의 손에서 탄생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국의 김영남 감독이 연출을 맡는 방식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양국의 제작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만큼 큰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다. 두 연기파 배우와 한일공동제작이라는 점에서 제작전부터 큰 화제성을 모으는데는 성공했지만 더 큰 그림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보트>의 부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감정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헐리우드에서도 인정받은 한국 영화와 최근 주춤하지만 그래도 아시아에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영화가 만났음에도 큰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한 것은 서로의 다른점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아시아에 속하지만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동질감 보다는 다른점이 많을 수 밖에 없다. 영화라는 것이 아무래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작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그 사람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인데,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다 보니 지루함을 느꼈고 영화 흥행의 필수 요소인 입소문을 타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의 라인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의 주무대가 일본이기는 하지만 한국어 대사 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아무래도 하정우 보다는 일본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연기를 하는데 가장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국어가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 친숙함을 느낄 수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어의 특성상 외국인들이 또박또박한 바람으로 애기 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분명 본인도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그래도 우리기 듣기에는 어눌한 발음이 감정적인 연기를 할 때는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그렇지만 단기간에 연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영화의 포스터와 줄거리를 보면서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곱씹어 볼수록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범죄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 양쪽 모두를 잡으려 했던 욕심이 컸던 것인지 너무 많은걸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인지 기존에 갖고 있던 긴장감 넘치고 박진감 있는 그림 보다는 지루함이 컸던게 사실이다. 말하려고 했던 주제는 알겠으나 그 주제가 관객들에게 선명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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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하정우의 새로운 범죄 영화 보고 싶은 사람
츠마부키 사토시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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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권준혁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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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메종 드 히미코> 등,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각본가 와타나베 아야의 각본과 <내 청춘에게 고함>을 통해 장편 데뷔했던 김영남 감독의 조합으로 이뤄진 한일합작영화 <보트>는 좌충우돌 에피소드에 담긴 청춘의 연대를 그린다. 국경과 언어가 다른 양국의 청년은 정서적 거리감을 초월할만한 동병상련의 연민을 각자로부터 발견하며 연대의 발판을 마련한다. 혈기왕성한 청춘은 축복이라지만 가진 것 없어 비참한 시절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을 끊임없이 재생하는 형구(하정우)와 가족 부양의 의무를 떠안고 살아가는 토오루(츠마부키 사토시)는 현해탄의 거리만큼이나 아득한 삶을 떠도는 청춘이다. <보트>는 머무를 곳 없이 처량하게 떠도는 청춘의 방황하는 감수성을 때때로 유머러스한 소동극으로 버무리며 희망을 역설한다. 하지만 결국 청춘을 쓸쓸한 뒤안길로 내모는 현실의 기운을 포착하고 이내 비극으로 내던지는 느와르필름이다. 보트 위에서 나른하게 망중한의 낮잠을 자는 형구는 매번 현해탄을 건너 자신의 은인이자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보경 아저씨(이대연)에게 다양한 물품과 김치를 배달한다. 그렇게 매번 보물처럼 김치를 전달하던 형구는 바다에서 묘연한 기습을 당해 김치를 망가뜨리고 중간에서 형구와 보경 아저씨를 중계하던 토오루로 인해 자신이 옮기던 김치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 후, 형구는 결박된 채 정신을 잃은 묘령의 여인 지수(차수연)를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게 되고 결국 후에 정신을 차린 그녀의 도주로 인해 형구와 토오루는 예상치 못한 기회이자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형구는 유년 시절 자신을 버리고 남동생과 함께 사라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그 기억엔 의문이 섞여있다. 왜 자신은 버리고 남동생을 택했는가에 대한 의문은 어머니에 대한 부정과 향수라는 배반적 감정과 함께 뒤엉켜 나아간다. 자식을 버린 혈육에 대한 희미한 애증이 식물적인 삶 사이로 무심히 새어나간다. 반대로 토오루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에 짓눌려 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미혼모로서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여동생, 그리고 어린 조카들까지, 자신의 현실을 비관으로 덧칠하는 가족이란 존재에 대한 회한을 무표정에 감춘 채 뒤로 조소하며 살아간다. 상반된 상황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인식한 두 청년은 지수의 돌발적인 제안을 통해 연대를 이룬다.<보트>는 엉뚱한 사건의 연속적인 에피소드를 밟아나가며 예측불가의 방식으로 전진하는 이야기다. 참신하고 신선한 발상이 때때로 돋보이며 그 사이에서 튕겨져 나오는 유머도 제법 쏠쏠하다. 특히 하정우의 연기는 새삼 대단하다. 특유의 넉살과 야생적 기질의 혈기가 어우러진 하정우의 표정과 대사는 <보트>의 생동감을 발생시키는 원천과 같다. 또한 어눌한 한국어 발음이 눈에 띄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어울림도 나쁘지 않다. 두 배우는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를 견제하듯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적절하게 뒤엉키고 구르며 효과적인 시너지를 이룬다. 동일한 목표를 합의한 관계가 진심 어린 우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소통이 불가한 캐릭터의 부조화를 극복할만한 설득력을 부여한다. 다만 두 남자와 함께 부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지수의 캐릭터는 때때로 감정 과잉의 상태를 자제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남기며 특별한 매력을 남기지 못하는 느낌이다. 느와르적인 결말에 도달하기까지의 영화적 과정은 때때로 배반적이다. <보트>는 일본청춘드라마의 골자에 장르적 유머와 구성을 결합시킨 형태의 영화다.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엇박자 상황의 유머로서 동력을 끌어올린다. 두 캐릭터의 연대는 중심맥락을 차지하며 인물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보트>는 사실 캐릭터영화라 해도 좋을 만큼 인물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영화다. 다만 구조적으로 평등하게 설계된 듯한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구현되는 과정은 종종 편애적이다. 동시에 느와르적인 결말은 영화가 지속시키던 정서와 무관하게 단독적인 느낌을 준다. 스토리의 흐름으로서 나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온도차가 발생한다. 관객의 입장에선 강한 허무를 인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청춘의 표류 가운데 허구적 희망을 감지했던 이라면 활기 가득한 무용담 너머로 내려앉은 절망적인 결말 앞에 당황할 가능성이 녹록하다. 물론 포스터나 전단지를 통해 해양액션영화 따위를 기대하고 상영관을 찾은 관객이라면 지독한 저주를 퍼부으며 상영관을 박차고 나갈 확률이 더 크겠지만.
2009년 6월 3일 수요일 | 글_민용준 기자 (kharismania@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