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He"s Just Not That Into You, 2009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미드 <섹스 앤 더 시티>의 작가 ‘리즈 투칠로’가 저서한 동명의 연애지침서를 원작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 물이다. 미국 드라마, 영화에서 자주 보았던 친숙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이제 막 소개팅을 하는 커플, 오래 사귄 커플, 결혼한 커플, 불륜 커플 등의 연애 이야기를 담아낸다. 다양한 형태와 상황에 처해있는 남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연애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공감을, 연애를 그래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의 지침과 통찰력을 제시해준다.

미국판 러브 액츄얼리
영화는 특정한 주인공을 내세우기 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포괄적으로 묘사하면서 각자의 연애 속에서 모두가 주인공인 느낌을 준다. 우선 영화는 소개팅으로 만난 부동산 중개인 ‘코너(케빈 코넬리)’의 전화를 끈질기게 기다리는 광고회사 직원 ‘지지(지니퍼 굿윈)’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그런 지지에게 그 남자가 곧 전화할거라며 자꾸 희망을 불어넣는 직장 동료 ‘재닌(제니퍼 코넬리)’은 오랜 시간 함께해온 남편 ‘벤(브래들리 쿠퍼)’과 함께 사는 집을 리모델링하고, 아이를 가지려 하는 등 결혼생활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또 다른 직장동료 ‘베스(재니퍼 애니스톤)’는 7년째 동거만 하고 있는 남자친구 ‘닐(벤 에플렉)’에게 결혼을 요구하지만, 그는 결혼을 믿지 않는다며 자꾸 발을 뺀다.

한편 벤과 슈퍼에서 우연히 만난 ‘애나(스칼렛 요한슨)’는 가수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얻으려는 핑계로 유부남인 ‘벤’에게 연락하고, 서로 점차 끌리게 된다. 애나의 직장동료 ‘메리(드류 베리모어)’는 유부남과의 사랑을 막기는 커녕 오히려 응원하고, 자신은 온라인에서 만난 남자들과 연애를 한다. 그리고 지지와 소개팅을 했던 코너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있는 애나를 포기하지 못한다. 코너의 전화를 기다리던 지지는 그가 자주 간다는 술집에까지 출동(?)하는데 그곳에서 그의 친구 ‘알렉스(저스틴 롱)’를 만나 현실적이고 생생한 연애 조언을 듣게 된다.

이렇게 각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직장동료나 친구, 짝사랑의 대상과 같은 관계로 얽혀있으며 서로의 입장에서 겪는 연애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떠오르는 이런 구성은 다소 정신 없고 가벼운 느낌을 주긴 하지만 억지스럽지 않게 전개되면서 끝까지 흥미를 유지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로맨스 속에서의 남자와 여자의 민낯을 보여주고, 그 행동들에 담긴 의미와 심리를 유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연애에 관한 리얼한 조언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가 기타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면 보다 현실적인 연애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마음에 둔 남자가 나에게 연락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함께 해온 남자가 결혼을 꺼린다면, 남자가 넌 나에게 과분하다면서 헤어지려고 한다면, 그건 그 남자가 나를 그만큼 좋아하지 않는 거라는 잔인한 현실을 일깨우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한다.
가망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주변 친구들의 듣기에만 좋은 말들을 부정하면서, “정신차려. 그 남자(여자)는 네 상대가 아니야”라며 일침을 놓는 것이다.

물론 지지가 항변하듯 나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던 남자가 어느 날 다시 연락해오면서 서로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지만, 알렉스는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문 ‘예외’일 뿐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규칙’을 적용 받는다고 말한다. “남자가 어떤 여자와 함께 하고 싶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렇게 되도록 만든다”는 게 그 규칙이다. 그러니 남자가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연락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즐거웠어요” 같은 겉치레 말이나 애매모호한 신호에 넘어가 “저 남자는 나를 좋아하고 있어”라는 착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적이라 도움은 되지만 씁쓸하기도 한 이런 조언 너머로 관객들이 그래도 어딘가에 내 짝이 있다는 희망을 놓지 않도록 한다. 알렉스가 말한 규칙에도 분명 예외가 있고, 그 규칙이란 게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며, 내가 맘에 둔 사람에게서 나오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좋게 해석하다가 정말로 사랑에 빠질 수도 있고,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지와 알렉스를 통해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사랑 때문에 상처받고, 좌절하고, 창피를 겪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진짜 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희망을 상기해준다. 즉 영화는 이렇게 말하는 셈이다 “연애의 현실에 눈을 떠라. 하지만 사랑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는 말아라.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당신에게 반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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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지친 사람, 연애를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다는 사람
좀더 현실적인 연애이야기들을 보고 싶은 사람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를 찾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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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소로우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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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만남은 많은 경우에 있어서 착각의 연속이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에게 이런 말을 했는데 과연 무슨 뜻일까. 내 생각을 할까? 전화는 왜 안하지? 눈빛이 이렇다 저렇다. 그 모든 질문과 개인적인 방식대로의 이해. 그리고 자아도취적 대답과 허무하거나 찬란한 결론은 이 세상에 태어나 연애의 촉을 세우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모두 핑크빛 결론으로 도달하지는 않는다. 왜냐. 아무리 다양한 해석을 늘어놓고 쌩 쇼를 해봐야, 결국 그 혹은 그녀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총 출동한다. 매번 자신에게 반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이용만 당하는 지지(지니퍼 굿윈), 그런 그녀가 안쓰러워 전문가적 조원을 아끼지 않는 연애박사 알렉스(저스틴 롱).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를 두고 마트에서 만난 남자를 섹시한 매력으로 꼬셔대는 안나(스칼렛 요한슨). 부인을 놔두고 안나에게 미친 듯이 흔들리는 남자 벤(브레들리 쿠버), 그런 남편을 완벽하게 사랑하고픈 제닌(제니퍼 코넬리). 그리고 7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현재는 함께 살고 있기까지 하면서 결혼은 못하겠다고 하는 닐(벤 애플렉)과, 그로인해 그의 사랑을 더 이상 확신할 수 없는 베스(제니퍼 애니스톤). 여기에 소개팅 하는 자리에서도 안나를 생각하는 코너(케빈 코넬리)와 한 남자에게 7가지 통신기기로 차이는 것이 매번 두려운 메리(드류 베리모어)까지. 그냥 각종 캐릭터 완전 스타급으로 총출동. 근데 배우만 있고 이야기가 없을까봐 걱정이라면? 그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특히나 당신이 여자라면. 그 유명한 <섹스 앤 더 시티>의 작가, ‘그렉 버런트’와 ‘리즈 투칠로’가 내놓은 실전 연애 가이드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의 기염을 토했던 작품이다. 많은 부분에 있어 여성들이 좀 더 똑똑하게 연애를 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이 책처럼, 영화 또한 다양한 인물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연애를 하는 이들을 통해 진짜 연애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한 번쯤 연애를 해 본이라면 왠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인물과 경이로운 만남을 갖게 되고, 순간순간 끄덕여 지는 고개를 감히 막을 수 없게 된다. 영화는 연애라는 것이 정석대로 흘러간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런 정석을 무시하고 판타지를 찾기에 연애에 실패하고 상처를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괜한 것에 흔들리고 지금 옆에 있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린다. 하지만 모든 정석들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비록 정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가 대신 자리를 채운다.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게 하는 속성을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전작 <라이센스 투 웨드>와 <청바지 돌려입기>로 관객들에게 이름을 알린 ‘켄 콰피스’ 감독은 과거와 현재에 얽매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모든 이들이 자신이 진실로 사랑하고, 나를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영화에 담았다. 혹시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사랑에 관해 혼란스러운가? 상대의 진심을 알지 못해 갈팡질팡 하는가? 어쩌면 영화 안에 해답이 있을 지도 모른다. 모든 고민을 잠시 꺼두고 평온하게 진짜 속내를 들여다 볼 여유를 찾길 바란다.
2009년 2월 12일 목요일 | 글_김선영 기자 (firstwriter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