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
Boy from Wonderland , 2015

‘앨리스’, ‘원더랜드’. 시계를 쳐다보며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토끼가 뛰어나올 법한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과 연관지어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이다.
개인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공포나 스릴러는 별로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그래도 미스터리한 매력이 가득한 것이 이 장르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는 꿈과 현실이 뒤섞여있는 원더랜드라는 곳에서 한 여자만을 기다리며 존재하는 신비한 소년과 잔혹한 비밀이 얽혀있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꿈과 모험의 나라일 것 만 같은 ‘원더랜드’는 실은 긴장감과 미스테리로 범벅이 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4살 이전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 혜중(정소민)은 매일 밤 환청과 환각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결국 무녀의 충고를 받아 24년전 가족이 머물렀던 별장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러 떠난다. 하지만 별장은 이미 ‘원더랜드’ 펜션으로 바뀌어있고,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신비한 소년 환(홍종현)과 그녀를 보살피는 수련(정연주) 그리고 흰 토끼 뿐이다.
영화 속 원더랜드는 혜중의 기억이 사라진 곳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기억을 다시 찾게 해줄 공간이기도 하다. 흐드러지게 핀 꽃들과 풀들로 둘러싸인 신비한 원더랜드는 인터넷은 물론이고 전화도 되지 않는 공간이다. 세상과는 단절되어 마치 독림된 세계인 것 과 같은 그곳에는 이름만큼이나 놀랍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가득차있다. 환의 서재는 다양한 책들, 형형색색의 가구들이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몽환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평화로워보이기도 하지만, 환의 서재를 제외한 다른 공간들은 무채색으로 칠해놓은 듯이 서늘하기만 하며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영화 속 원더랜드는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한 공간안에 존재함으로서 위화감과 불안감이 섞인 기묘한 느낌을 주어 영화를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기도 한다.

‘원더랜드’라고 하면 순간 놀이동산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단어는 영국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에서 앨리스가 모험을 떠난 곳을 지칭하는 말이다. 원작 동화속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보여주며 꿈을 꾸게 해주던 원더랜드가 영화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에서는 색다른 공간으로 재탄생 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영화는 연출을 맡은 허은희 감독이 각본을 맡기도 했는데,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79년 경기도의 작은 산골 마을의 한 집에서 갓난아이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아이의 죽음 이후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집은 폐가가 되어버린다. 허은희 감독은 당시 마을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허 감독이 어른이 된 후에도 이 사건은 잘 잊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허은희 감독은 오랜 시간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놨더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작가적인 상상력과 감성을 통해 비극적인 사건을 비밀스러운 영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 만으로도 크게 관심이 되는 영화이었는데 주인공들이 캐스팅 되면서 그 관심은 더 커진 것 같다. 홍종현과 정소민. 생소하지만 왠지 어울릴 것 같은 이 조합은 새로워보이기도 한다. 홍종혀는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을 넘나들며 점점 빠져드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소년 ‘환’을 맡아서 환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특히 홍종현은 연기를 통해서도 새로운 매력을 많이 보여주지만 개인적으로는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보여주는 홍종현만의 독특한 매력이 많은 팬층을 얻게 하는 것 같다.
여주인공인 정소민은 영화 <스물>외에도 최근 종연한 드라마 <디데이>에서 당찬 연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녀에게는 스크린 첫 주연작이기 때문에 영화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이 더욱 의미있을 것 같다. 영화 초반 지독한 악몽과 심한 환각, 환청에 시달리는 혜중 캐릭터는 캐릭터적인 특성때문에도 심도있는 심리묘사가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그녀의 연기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도 같다.

주인공 혜중이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며 심한 악몽을 겪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녀만큼 눈에 띄는 증상이 없을 뿐이지 실은 악몽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과거를 찾아 원더랜드로 떠났던 그녀처럼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자신만의 원더랜드를 찾아 마음 깊은 곳에 있었던 상처를 되돌아보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마냥 밝고 즐거울 것만 같은 공간인 ‘원더랜드’이지만 조금만 들여보면 신비로움과 미스테리로 가득한 공간. 주인공들의 발자국을 따라가다보면 아마 여러분들도 원더랜드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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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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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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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은 예쁜 영화다. 꽃잎이 눈처럼 흩날리는 ‘화령리’, 그 가운데에 있는 펜션은 한 폭의 그림같다. 그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단연 배우들이다. 모델 출신 배우로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홍종현과 마치 유화 속 여인 같은 분위기의 정소민은 뛰어난 케미를 자랑한다. ‘수련’으로 분한 정연주 역시 청순가련의 미를 뽐낸다. 그러나 영화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개해내지 못한다. 작품의 중후반부에 이르기까지도 사건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때까지 영화를 지탱하는 것은 ‘혜중’의 악몽 속에 등장하는 귀신의 존재와 이유를 알 수 없는 ‘수련’의 위협, ‘환’과 ‘혜중’의 미묘한 러브라인 뿐이다. 사건의 개요가 잡히지 않으니 ‘수련’의 위협은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고 귀신의 존재 역시 단순히 극적 긴장감을 위한 장치처럼 보인다. 또한 ‘혜중’과 ‘환’의 러브라인 역시 다소 허무하다. 결말부분에 이르면 지금까지의 사건을 설명해주는 반전이 나오지만, 그 장면이 나오기까지의 진행시간이 너무나 길다. <앨리스: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은 <심장이 뛰네>(2011)로 데뷔한 허은희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2015년 12월 3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