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Ruth & Alex , 2014

우리는 여러 영화를 만나게 된다. 어떤 영화는 나에게 힘을 주고, 어떤 영화는 눈물을 한바가지 쏟게 만든다. 어떤 영화는 우울한 기분을 날려주는 활력소가 되고, 어떤 영화는 인생의 힐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 오늘 소개 할 영화는 아마도 여러분에게 힐링이 되는 영화일 것이다. 바로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이다.

이름 하나만으로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어지게 만드는 배우 모건 프리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영화의 제목만큼이나 영화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할리우드 배우 다이안 키튼과 모건 프리먼이 주연을 맡아 그동안 쌓아왔던 탄탄한 내공과 관록의 연기력을 발휘하면서 완벽한 한 쌍으로 거듭났다.
모건 프리먼은 국내 영화팬들에게는 <쇼생크 탈출>, <다크 나이트>, <19곰 테드2> 등을 통해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익숙한 배우일 것이다. 2005년 출연한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통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에서 주인공 알렉스 역을 맡았다. 고집스럽기도 하고 까칠하기도 한 알렉스이지만 평생 부인인 루스 밖에 모르는 순정적인 남자의 모습을 연기해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여주인공인 루스 역에는 다이안 키튼이 캐스팅 되었다. 1978년 영화 <애니 홀>을 통해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일찍이 연기력을 인정받은 다이안 키튼은 할리우드의 수많은 여배우들 중에서도 가장 사랑스러운 여배우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녀는 영화 <대부>,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등에도 출연했지만, 동시에 작가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열정을 보이는 다이안 키튼은 연기에서도 아주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에서는 투덜거리는 알렉스를 항상 감싸주는 따뜻한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주위의 시선은 무시하고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루스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뉴욕의 브루클린이라고 한다면 다른 드라마다 영화를 통해서 많이 봐왔던 장소일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영화 속 브루클린은 화려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일상의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그려졌다. 매력적인 브루클린도 좋지만, 좀 더 일상적이고 친근한 브루클린의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는 아마도 우리 삶의 일부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알렉스의 작업실 창문에서 보인은 윌리엄스버그 다리는 여전히 뉴욕의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이어주고 있고, 루스와 알렉스가 투닥거리는 모습의 배경이 되는 뉴욕의 거리도 영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리처드 론크레인은 조각가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예술가이다. 그와 함께 작업한 아트 디렉터 브라이언 모리스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에서 활약을 보였다. 이 둘이 만났으니 영화 세트는 영화 속 에피소드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제작과정 중에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한다. 제작을 맡은 로리 맥크레리은 ‘영화 속 카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세트와 표지판을 만들어 세웠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이 세트를 찍어서 브루클린에 새로 생긴 카페라고 포스팅 했다고 한다. 다음날 영화 법률팀에서 연락이 와서 영화 속 카페와 같은 이름의 카페가 브루클린에 있으니 영화 속 카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후에 사정을 알고 보니 새로운 카페라고 포스팅 되었던 장소가 바로 영화 세트였던 것이다.’ 라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영화같은 일을 몇 번이나 겪을까? 판타지 영화나 액션 영화는 고사하고 평생 한번 진한 멜로 영화 한 편 찍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영화 같은 삶보다는 삶 같은 영화가 우리의 일상에 좀 더 밀접하게 엮여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어디에선가 일어날 것과 같이 생활 그대로를 옮긴 영화는 좀처럼 만나보기가 어렵다. 특별할 것 없는 40년차 노부부에게 주말동안 일어나는 이런 특별한 일은 영화를 통해 캐릭터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내면서 완성도를 좀 더 높였다.

젊은 사람들의 멜로 영화처럼 극적인 반전이나 절절한 대사는 없지만 40년동안 서로의 곁을 지켜오면서 서로를 의지하고 배려하는 노부부는 아마도 결혼에 대한 판타지를 꿈꾸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심심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의 눈빛만으로 서로의 생각을 읽고 배려하는 모습들은 어쩌면 판타지 영화보더 좀 더 판타지 같고, 멜로 영화보다 좀 더 멜로같은 일이 될 지도 모른다.
익숙한 것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과 새로운 변화를 앞둔 마음 사이에서 노부부는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고 앞으로 살아나갈 날들을 약속한다. 그런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천천히 스며드는 것 같은 감동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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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스며드는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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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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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노인들은 어떻게 늙어갈까. 한때 도시로 올라와 경제를 선도했던 젊은이들은 이제 노년의 삶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시간은 이들을 버려둔 채 마구 흘러만 간다. 46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받은 리처드 론크레인 감독의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은 도시 노부부의 삶을 주말 동안의 사건을 통해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때 총기 가득했던 이들의 눈가엔 주름이 가득하고 늙은 무릎은 계단을 감당할 수 없다. 이를 깨달아 엘리베이터가 있는 아파트로 이사 가려 하지만 젊은이들은 노부부를 무지렁이 취급한다. 노부부는 젊은이들의 적나라한 경멸에 좌절하거나 분노하지만 함께 살던 집에서 겪어냈던 40년을 반추하며 깨닫는다. 그 세월들이 서로의 주름에 깊이 새겨져 있으며 적어도 무릎이 버티는 날까진 그 집에서의 추억을 간직해야 함을. 영화는 노부부의 현재 모습 사이사이에 젊은 시절 부부의 첫 만남, 갈등, 이사 오던 날 등을 보여주며 관객들이 이들의 삶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모건 프리먼의 깊은 눈빛은 영화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다이안 키튼은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사랑스러움을 보여준다. 하지만 무슬림이란 이유로 미국 사회의 박해를 받는 청년, 늙은 애완견 도로시의 두 가지 서브 플롯이 메인 플롯과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영화의 서브플롯은 때때로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당신만 있으면 된다”는, 서로에게 뿌리 내린 도시 노부부의 사랑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2016년 1월 14일 목요일 | 글_이지혜 기자 (wisdo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