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연애
Two Rooms, Two Nights , 2015

두 여자 사이, 한 남자의 거짓말
여기 잘나가는 영화감독이 있다. 얼굴까지 잘생겼는데 이름까지 인성(?)이다. 그는 시나리오 작가인 윤주와 비밀연애를 하고 있고,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혼자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그 곳에서는 전 여자친구 미나를 만난다. 미나에게 시시때때로 작업을 거는 인성이지만, 그런 인성을 떠났던 미나는 여전히 인성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한편, 시나리오 작가이자 지금의 여자친구인 윤주가 그 곳으로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인성은 윤주를 데리러 갔다가 윤주와 미나가 함께있는 모습을 보게 되고, 두 여자 사이에서 인성은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김재욱과 두 여인, 채정안과 카라 박규리
카라 박규리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많은 화제를 불렀던 이 작품은 사실 더 큰 케미가 기대된 것이 사실이었다. 채정안과 김재욱은 이미 드라마 [커피프린스]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한 남자가 두 여자 사이에서 거짓말을 하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야 하는 역에 조성규 감독은 김재욱을 택했다.
조성규 감독은 충무로에서도 포스트 홍상수라는 칭을 받을 만큼 독특한 영화관을 갖고 있는데, 이미 배우 김재욱과는 <플랑크 상수>를 통해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었다. 채정안은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며 세 사람의 시너지가 기대되었던 부분이다. 물론 카라의 박규리의 첫 스크린 데뷔라는 점이 걱정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드라마와 콩트 등에서 연기력을 보여주었던 박규리였기에, 조성규 감독은 박규리를 택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또한 극에서 미나는 재일교포로 등장하기 때문에 한국인이면서 일본어를 유창하게 쓰는 박규리를 선호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감독을 주인공으로 두는 조성규 감독
조성규 감독은 홍상수 감독과 닮은 점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는 마치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조성규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었던 배우 이솜과 류승수 주연의 <맛있는 인생>은 감독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임을 밝힌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후 그가 내놓는 영화들의 남자 주인공들이 대부분 영화감독이거나 제작사 등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는 설정을 두고 있다. 이는 홍상수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설정이다.
영화 감독은 물론이고 실제 영화과 교수인 홍상수 감독과 같은 설정인 셈이다. 홍상수 감독은 실제로도 건국대학교 영화과 교수로 있었고, 영화 촬영 역시 건국대를 배경으로 만드는 등 실제 본인의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착각을 불러오고 의문을 가지도록 설정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렇기에 조성규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만의 색이 드러나는 점이 바로 홍상수 감독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듯해 보인다.

아름다운 영상미, 강릉의 매력 속으로..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조성규 감독의 첫 작품 역시 영화계에 종사하는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다른 여인과의 묘한 기류를 벌이는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영화 <맛있는 인생>은 맛 기행 영화라고 느껴질만큼 먹고 노는 모습이 주요 장면인데, 그 곳의 배경 역시 강릉이다. 강릉을 유독 사랑하는 것인지, 강릉의 지원을 많이 받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성규 감독의 두 영화는 강릉을 배경으로 하며 강릉의 명소를 소개한다.
두 영화를 모두 보면서 강릉이 이렇게 아름다웠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릉의 매력을 잘 담아낸 조성규 감독은 <내가 고백을 하면>이라는 두 번째 영화에서도 배경을 강릉으로 설정했다. 강릉을 사랑하는 그가 이번에는 강릉의 어디를 보여줄까?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로맨틱코미디
강릉을 배경으로 먹고 마시는 영화임을 감안할지어도, 결국 영화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 한 남자는 두 여자를 향해 거짓말을 일삼고 있는데, 결국 이는 로맨틱 코미디의 설정을 갖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성은 여행 속에서 만난 첫사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순 없고, 미나의 존재를 보자마자 첫사랑에 대한 여운이 살아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기에 그의 진심이 과연 전달될 수가 있었을까.
한때 열렬이 사랑했던 사이지만, 미나는 이미 그에 대한 모든 정리를 마쳤고, 이제와서 만났기 때문에 다가오는 인성에 대해 진정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해보인다. 시종일관 강릉의 모습을 보여주고, 먹고 마시는 그들의 일상같은 일탈이 세 남녀의 풍부한 감정이 더해져 영화의 묘미는 더해진다.

세 남녀의 마음은 좁혀질 수 있을까
2010년 처음 데뷔작을 내놓았던 조성규 감독은 데뷔작 <맛있는 인생>을 이후로 해마다 빠지지 않고 신작을 내놓고 있다. 늘 영화계에 종사하는 이야기, 또 사랑과 연애에 대해 자유롭게 풀어가는 그 만의 방식이 놀라우면서도 그의 창작력에 놀랍다. 영화의 주요 내용을 강력하게 이끌어가는 인성과 함께 두 여자가 동시에 나타나며 갈피를 잡지 못해하는 남자의 역할을 인성이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또한, 두 여자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채정안의 연기력이야 흠잡을데 없지만,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라는 편견을 말끔하게 씻어내린 박규리의 연기력 또한 인상적이었다. 인성과 윤주, 그리고 미나 사이에서 세 남녀의 감정의 골은 깊어질까 얕아질까.. 조성규 감독은 데뷔작 이후 무려 일곱 번째 영화인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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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원종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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