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
Overman , 2015

최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보면,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나 우리나라에서도 소수의 영화들이 대부분의 상영관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팬 중 한명으로서 이런 현실은 조금 씁쓸하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라는 의미를 떠나서 영화는 우리에게 꿈, 희망, 감동, 사랑 등 여러 감정을 느끼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많은 의미를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가볍게 즐길 영화가 아니라 한번더 생각할 수 있는 영화. 오늘은 그런 영화를 한 편 소개하고 싶다. 바로 영화 <초인>이다.

영화 제목인 초인이라고 하면, 초능력이 있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초인(overman)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이나 제한을 극복한 이상적인 인간을 말한다. 여러 철학자들을 걸쳐 만들어진 이 개념은 초인을 신을 대신하는 모든 가치의 창조자라고 말하기도 한다. 영화의 제목이라고 하기 에는 조금 거창해보이기도 하는 이 제목의 영화를 찬찬히 한번 살펴보자.
영화를 이루고 있는 부분 중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영화의 포스터이다. 포스터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영화를 본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초인>의 포스터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초록이 우거진 숲 한 가운데 어울리지도 않을 것 같은 책장과 그 책장 양편에 기대앉은 남자와 여자, 아니 어쩌면 소년과 소녀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그들이지만 뭔가 서로가 통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영화는 이름이 비슷한 두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최도현과 최수현. 체조선수인 도현은 학교에서 일으킨 말썽으로 인해 도서관에서 봉사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매일같이 책을 빌리는 소녀 수현을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날 때만해도 서로 어울리지 못할 것 같이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었지만, 이 둘은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서 서로 가까워지게 된다.
도현의 엄마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환자이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엄마를 곁에서 보살피는 도현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아버지는 일찍이 엄마와 이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도현은 아픈 엄마를 보살피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체조선수로서의 훈련도 계속하고 있다. 수현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마음 속에 아픔을 가지고 있다. 가장 친했던 친구의 자살로 인해서 수현은 어딘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친구가 자살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영화 속 수현의 대사는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줄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창조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초인이래. 하지만 정말 우리 주변에 초인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고, 자신이 원하는 데로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은 아마 얼마 없을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은 씁쓸하고 반성하게 되지만, 생각만으로 현실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초인은 신과 같이 모든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창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가꾸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저런 말이 나왔을까 싶을 정도이다.

영화가 비춰주는 것은 삶에 외로움을 느끼는 청춘들, 살아가는데 여러 장애물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쩌면 감독이 오랜 삶을 살아온 이들보다 어린 소년,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초인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 주인공을 맡은 김정현과 채서진은 연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고, 필모그래피에 적을 작품도 몇 개 없는 배우들이다. 하지만 아마도 이들이기에 영화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만들지 않았나싶다.
초인이 되는 것은 아주 어렵지만, 초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주변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충만하게 살고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이 초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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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로맨스 영화가 지루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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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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