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마누라 3
My Wife Is A Gangster III , 2006
2001년 그리고 2003년 신은경이 조폭마누라 1,2 시리즈를 통해 각 편당 약 500만명의 흥행 실적을 내고 한국영화 최초로 헐리우드에 리메이크권을 팔기도 했다. 그리고 2006년 서기와 이범수라는 당대 최고 배우들로 구성된 조폭마누라3가 개봉되었다. 속편은 전작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속설이 무색하게도 조폭마누라3는 호화 출연진과 전편보다 더 뛰어난 코믹성과 개연성 있는 전개로 조폭마누라 시리즈물 중 최고로 칭하는 이들이 많다.
줄거리는 대략 홍콩 조직간의 다툼으로 인해 화백련 보스 임회장은 서기(아령)을 한국으로 피신 시킨다. 한국 동방파의 no.3 기철은 밀수를 하며 배운 몇 마디 중국어 능력으로 아령의 가이드 역할을 받게되고, 기철의 부하들과 또 기철이 고용한 연변처녀 통역사 현영이 부딪치며 만들어가는 좌충우돌 코믹 이야기이다.
영화의 감독은 조진규로 조폭마누라 시리즈와 어깨동무 최근에는 박수건달 등 조폭영화로 유명하다. 2000년대 초반의 한국영화는 두사부일체, 가문의영광, 달마야놀자, 유감스러운 도시,와 같이 익살스러운 조폭의 모습이 대세인 시절이였다. 또한 감독은 전편인 조폭마누라 1,2와는 다르게 3에서는 서기라는 배우의 등장으로 영화의 초반부는 흡사 홍콩 느와르 영화 처럼 보인다.
영화의 주연이 된 서기는 2002년 버추얼 웨폰에서 송승헌과 호흡을 맞추었고, 조폭마누라3 이후에 서울공략이라는 한국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도 있을만큼 우리에게 친숙한배우이다. 또 2003년 미국 영화 트랜스포터에 출연하여 북미에도 이름이 알려 졌다. 서기만의 색깔이라 한다면 시원한 액션과 눈물연기 무표정에서 나오는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뽑을 수 있는데 조폭마누라3에선 서기의 색깔이 잘 들어난다.
또 이러한 서기라는 탄탄한 영화배우의 등장은 가벼운 한국식 조폭 코메디에 무거움을 더한다. 전작의 신은경이 가위를 사용한 액션을 보였다면 서기는 조폭마누라3에서 홍콩액션이 무었인지 보여준다. 코메디물인 영화라도 서기의 액션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영화를 논하자면 이범수도 논외 될 수 없다. 짝패, 슈퍼스타 감사용 킹콩을 들다 등 수많은 흥행작의 주연을 맡은 이범수는 한국 영화계의 빠질 수없는 불루칩이다. 그만의 익살스런 표정과 감정처리 등 그만의 특유성은 이 영화에 잘 녹아있어 관객을 충분히 만족시킨다. 특히 이범수의 남성적 허장성세와 별 과장이 없는 일상적 조폭연기도 극의 중심을 잘 잡아간다.
이 영화에서 최고라 할만한 웃음 포인트는 바로 중국어와 한국어에서 비롯된 의사소통의 부재이다. 감독은 서기와 이범수라는 중국인과 한국인의 사이에 연변처녀인 헌영을 집어넣어 완벽하게 웃음 포인트를 창조해낸다. 그녀의 살아남기 위한 통역은 필사적이며 능청스러워 관객들로 하여금 유쾌한 웃음을 짓게한다.
순진해 보이는 연변처녀가 서기의 힘을 발판으로 통역을 맘대로 하여 자신의 뜻대로 남자 셋을 요리하는 능청연기는 정말 재미있다. 현영은 조그만 역할이라도 필요이상으로 충분히 해낸다. 특히 오로라공주에서 돈많은 남자에 빌붙어 거들먹거리는 캐릭터를 소화해냈었고. 작업의 정석에서 보여준 코믹연기 그 이상을 조폭마누라3에서 해냈다.
당찬 두 여자에 의해 당하고 사는 이범수와 부하역을 맡은 오지호, 조희봉은 기존의 조폭코미디에서 나타나는 무식하고 저질스럽고 유치한 유머를 잘 소화해냈다. 조폭마누라3의 장점중의 하나는 가문의 영광 씨리즈와 달리 별 재미도 없는데 오래 끌고 나가는 말장난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유치함과는 다른 맛이 있다.
저질스럽고 유치하면서도 고개를 돌릴 정도의 짜증남이 없이 적당히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오버하지 않고 웃기는 힘이 있다. 여자를 무시하다가 여자에게 당하는 세남자의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으면서 볼 수 있는 귀여움과 인간미가 엿보인다. 특히 조희봉은 상당부분 영화에서 웃음을 제공하는데..상황과 개인기가 동시에 접목되어 자신의 끼를 발산한다
영화가 다소 오락성이나 자극적인 내용에 편향된 영화라는 것은 맞는 이야기지만 그러면 어떤가 사실 요즘같이 걱정거리가 많은시대에는 이런 영화한편도 괜찮다고 본다. 작품성을 제외하고도 유난히 웃음포인트가 많은 이 영화는 걱정 따위 집어던지고 시원하게 웃게 만들어 줄 것이다.
서기나 이범수 요즘엔 잘 볼 수 없는 현영 그리고 오지호 배우들의 어린시절을 엿볼 수 있고, 더군다나 본인들의 추억에 잠시며 웃기고 웃기며 웃긴 영화를 피식피식 하며 영화를 보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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