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
The 355,2022

노벨이 만든 다이너마이트는 결코 인간을 죽이기 위해 만든 도구가 아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를 이용해 같은 인간을 죽이고 약자를 위협하며 통치하고 지배하려 했다. 인류의 발전은 곧 도구의 발전과 함께 나아가고 이는 곧 무기의 발전으로도 이어진다. 히틀러가 사라진지 아직 100년이 되지 않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은 벌어지고 있으며, 인류를 한순간에 파괴할만한 무기로 인해 전범국에 대한 완벽한 조치조차 취할 수 없는 형국이다. 아마도 우린 이와 같은 환경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355라는 조금은 특이한 제목을 지닌 이 영화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값에 비해 상당히 아쉬움이 가득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오직 재미를 위해, 오락물로 생각하고 액션을 즐기고자 하더라도 그 내용이 너무 유치한 탓에 영화에 푹 빠져들기가 상당히 어려우며 차라리 단순한 설정을 유지하는 게 훨씬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이 영화는 상황을 복잡하게 꼬아보고자 열심히 노력은 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녀삼총사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단 몇 개의 장면을 제외하곤..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해킹용 무기인 드라이브는 그것이 지닌 무시무시한 위력과는 별개로 영화에서는 크게 위협적으로 활용되진 않는다. 차라리 하이재킹을 해서 긴장감을 유발하는 영화들이 이보단 더 무섭게 느껴질 것이며, 실제처럼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피부에 와 닿는 거리감의 부족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상공에 떠있는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을 모니터가 아닌 실제 화면에 담아내었다면, 혹은 주요 인물의 누군가와 연계를 맺었다면 보다 현실적인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물론 끊임없이 이어지는 액션 덕분에 그런 장면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말 그대로 계속 이어지는 액션 탓에 오히려 쉽게 지쳐버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게다가 서로 죽이고자 안달이 났던 인물들이 빠르게 손을 잡고 사랑하는 사이로 그려졌던 인물을 죽이려하는 것은 보는 이들의 감정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는 어쩌면 처음 곤잘레스(에드가 라미레즈)가 드라이브를 훔친 순간부터 상황이 꼬여버린 것처럼 그려지고 있는데 그래서 닉(세바스찬 스탠)의 생존이, 그의 정체가 그렇게 놀랍게 느껴지진 않았다.

차라리 이야기를 보다 복잡하게 만들고자 했다면 메이스(제시카 차스테인)와 마리(다이앤 크루거)가 계속해서 반목하는 상태를 유지하며 그들이 끝까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두 개의 경쟁자로 그려지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또한 닉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툭 살아 돌아온 것 역시도 꽤나 흔한 설정이라 할 수 있는데, 닉에 대해 의심을 하는 동료와 거기서 생기는 갈등을 넣어두던지 아니면 닉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복선을 깔아두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닉은 악당이 되어 다시 돌아왔고 메이스는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려고 하지만 그 과정 또한 상당히 엉성한 듯 어설프게 흘러간다. 그래서 힘들게 잡은 물고기는 계속 쉽게 빠져나가고,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더 이상의 흥미를 찾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결국에는 메이스가 닉에게 복수를 가할 것이라는 완벽한 믿음을 가진 채로.. 그렇게 이 영화를 통해 남은 것은 모로코까지 이어지는 몇 개의 추격전, 그리고 5인의 가족을 위협하며 그들의 복수심을 끌어올리던 그 장면뿐이다.

메이스 역을 맡은 제시카 차스테인과 마리 역의 다이앤 크루거는 쉽게 예상이 되는 캐릭터를 맡았지만, 약간 의외였던 것은 바로 페넬로페 크루즈다. 그녀 또한 상당히 강인한 여성으로 그려질 수 있음에도 액션과는 동떨어진 캐릭터를 맡은 것은 조금은 의외의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게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생각해보면 그녀의 외모에 잘 어울리는 역이었다고도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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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위주의 액션영화가 보고 싶은 사람.
제시카 차스테인을 좋아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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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espoirvert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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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이먼 킨버그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다이앤 크루거,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 판빙빙장르: 액션, 스릴러등급: 15세 관람가시간: 122분 개봉: 2월 9일 간단평글로벌 범죄 조직이 전 세계를 한 방에 초토화할 무기를 훔쳐 간다. 미국 CIA 요원 ‘메이스’(제시카 차스테인), 독일 BND 요원 ‘마리’(다이앤 크루거)는 각자 조직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려다가 같은 현장에서 충돌하게 된다. 나름대로의 협업을 통해 사건을 해결한 줄 알았던 순간, 다시 한번 무기를 도난 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IT에 능한 ‘카디자’(루피타 뇽오), 심리치료사 ‘그라시엘라’(페넬로페 크루즈)까지 한 작전에 투입된다. 제시카 차스테인, 다이앤 크루거, 루피타 뇽오, 페넬로페 크루즈 그리고 뒤이어 등장하는 판빙빙까지, 캐스팅만 두고 보면 대륙별 구색맞추기식이라는 의구심도 잠시 생길 수 있는 라인업이다. 그럼에도 <355>는 요원들의 맨손, 총격, 오토바이 액션 시퀀스 비중을 높게 두면서 해당 장르의 기본기인 박진감 조성에 충실한 작품이다. 여기에 개인사와 가족에 얽힌 설득력 있는 감정신을 일부 삽입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건드리는 영리한 전개를 선보인다. 여러모로 깔끔한 전개와 결말로 생각 없이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관객에게 적격이다. 가장 주요한 역할을 맡은 제시카 차스테인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를 연출한 사이먼 킨버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22년 2월 9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