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 비하인드 : 휴거의 시작
Left Behind , 2014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뉴욕에 있는 집을 방문한 대학생 클로이. 그녀에게 항공기 기장으로 일하는 아버지는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존재다. 클로이는 공항에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데, 어머니 아이린은 아버지가 생일날 런던으로 비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클로이가 확인한 런던 발 비행기의 시간과는 맞지 않았다. 공항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클로이는 아버지가 젊고 아름다운 스튜어디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하고, 아버지의 손에 결혼반지가 없다는 사실까지 눈치 챈다. 아버지의 비밀을 알아낸 클로이는 지금껏 믿었던 아버지의 존재가 희미해지는 것을 느낀다.

클로이의 어머니 아이린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종교에 대한 그녀의 믿음은 거의 맹목적이다. 클로이는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는 곧 모녀간의 말다툼으로 번진다. 어머니와 다툰 클로이는 기분전환을 위해 남동생과 함께 쇼핑몰로 향한다. 남동생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클로이는 조금씩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평화로운 시간은 오래가지 못한다. 쇼핑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함께 있던 남동생이 옷과 소지품만 남긴 채 별안간 사라져버린 것이다.

클로이는 동생을 놓친 게 아니었다. 품에 안고 있던 아이가 별안간 몸만 사라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사라진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탓에 거리는 아수라장이 된다. 평화로웠던 세상이 별안간 약탈과 범죄가 일어나는 지옥으로 돌변한 것. 클로이는 이 같은 사태를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워한다.
같은 시각, 아버지 로이가 탄 비행기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비행기 안에서 다수의 아이들이 사라지고, 비행기를 운행해야 할 부기장까지 사라져버린다. 그가 있었던 자리에는 부기장이 입고 있었던 옷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쇼핑몰에서 사라져버린 클로이의 동생처럼.

집으로 돌아온 클로이는 또 하나의 비극과 마주한다. 집에 있었던 어머니까지 사라져버린 것이다. 샤워실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발견한 클로이는 어머니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리고 어머니가 말한 ‘휴거’를 떠올린다.
이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죽음인데, 그리스교도들은 죽음은 잠시 잠드는 일일 뿐 곧 (예수가 부활했듯이)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자들이 먼저 일어나고, 그 후에 우리 살아남은 자들도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끌어올려 공중에서 주를 영접하게 하시니" 라는 구절은 실제로 바이블에 등장한다. 요약하면 하늘에서 신을 만난다는 뜻인데, 이는 다수의 사람들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린 기이한 현상을 설명한다.

휴거의 정확한 의미는 ‘하늘로 들려짐’이다. 이 선택을 받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은 휴거에 이어서 벌어질 ‘7년 대환란’을 피하지 못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이 대환란이 언제 어떤 식으로 벌어질지는 모른다. 다만 확실한 건, 기독교에서는 신앙심이 투절한 신자들을 휴거함으로서 신과 만난다는 교리를 주장한다.
클로이는 어머니가 다니던 교회의 목사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이 세상이 파괴되도록 내버려두겠느냐고 주장한다. 이에 대응하는 목사의 답변이 가관이다. 이 세상은 지난 7년간 최악의 암흑기를 거쳤으며, 이 지옥에서 주님이 신자들을 구하기 위해 그들을 데려갔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라진 사람들은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절망에 빠진 클로이는 비행기에 탑승한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 위해 비상 시 착륙장소를 찾아 고군분투한다.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비상상황을 토대로 하지만 결국에는 종교 영화이다. ‘휴거’라는 단어는 비종교인이라면 알기 쉽지 않은 의미다. 하지만 종교인이라면 이 영화의 내용을 처음부터 짐작했을 것이다. 휴거로 인해 구원받은 사람들과, 구원받지 못하고 지상에 남은 사람들.
기독교를 믿는 집안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휴거’는 일종의 자기검열이다. 어린아이들은 세상의 종말이 올 때, 자신이 주님에게 선택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한다. 휴거가 끝난 후 지상에는 종말이 찾아올 것이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신에게 선택받아 하늘로 올라가는 것뿐이다.

종교인으로서는 기독교 사상에 근거하여 구성된 전개일지 모르나, 비종교인의 시각으로서는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특정 종교를 믿어야지만 선택받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식의 전개는 터무니없다. 실제로 <레프트 비하인드>의 내용은 바이블의 예언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져 있다.
재난영화로 분류가 되어 있으나 종교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실제로 전체적인 흐름은 재난영화의 순서를 따라가고 있다. 평화로운 사람들과 그 속에서의 갈등, 재앙의 전조, 그리고 벌어진 사상 최대의 재난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그 속에서 다시 한 번 깨닫는 가족애.

<레프트 비하인드>는 그 기본적인 흐름에 기독교적인 요소를 추가했을 뿐이다. 때문에 재난영화도, 종교영화도 아닌 애매한 전개가 되어버렸으며 재난영화를 기대하고 관람한 관객들에게 저조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으로, 처음부터 한 장르에 치중했더라면 특정 분야 마니아들에게는 분명히 어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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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SF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기독교 신앙에 관심이 있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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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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