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킹 제로
Taste of Love , 2015

최근에 서유기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왜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걸까? 2013년 주성치가 메가폰을 잡은 <서유기 : 모험의 시작>이 아마 최근의 트렌드를 만든 시초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정 바이오루 감독의 몽키킹 시리즈가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이 2편의 시리즈 작품은 중국 내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켰다는 뉴스기사를 본 바 있다. 그만큼 아직도 중국내 서유기 소재의 관심은 식을 줄 모르는 것이라 봐야한다. 필자도 서유기 관련 소재들을 매우 좋아하긴 하나, 너무나 많은 영화들이 나오다 보니 각 작품들의 특징이나 시대적 배경, 그리고 인물관계도 등이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오늘 소개하는 <몽키킹 제로>는, 정 바이오루 감독이 흥행시킨 <몽키킹: 손오공의 탄생> 및 <몽키킹2: 서유기 여정의 시작>과는 매우 다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캐스팅 면에서 정 감독이 홍콩 레전드 스타들을 기용한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의 감독인 묘술은 자하 역으로 쉬제얼, 손오공 역으로 위안 샤오차오 그리고 불공 역으로 유승준을 기용했다. 정 감독이 이미 대스타들을 기용해 2편의 몽키킹 시리즈를 중국내에서 큰 성적을 거두었기에 묘술감독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컨셉으로 다시 몽키킹 시리즈를 이어가는 것은 많은 부담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자하 역을 연기한 쉬제얼의 경우 1978년생으로 대만에서는 어느정도의 인지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포털 검색상으로는 그녀의 출연영화가 검색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또한 오공 역의 위안 샤오차오 는 2010년 광정우 아시안게임 중국 남자 우슈 장권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떠오르는 차세대 액션배우라 할 수 있는데, 이미 <타이치>를 통해 그의 무술실력을 확인한 팬들도 제법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불공 역의 유승준은 중국내에서는 외국인이기에 인지도를 떠나 외국인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한계를 안고 몽키킹 제로에 도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런 컨셉으로 도전장을 내민 <몽키킹 제로>의 중국내 흥행성적은 과연 어땠을지 궁금하다.

한편, 스토리 면에서도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전설적인 영웅 손오공의 러브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오공, 불공, 자하는 인간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어 천계를 뒤로하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온다. 하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던 도중 별똥별의 방해를 받아 각각 흩어지게 된다. 오공과 자하는 보름날 밤 단하산 복숭아나무 밑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는데...현재, 인간이 된 자하는 전쟁부대를 이끄는 대장 임장군으로, 불공이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장에서 오공의 신물인 팔찌를 발견한 자하는 적진에 잠입해 오공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마침내 잠입에 성공한 자하는 오공의 현재 모습인 지존보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렇듯 보통의 서유기 소재 영화들이 가지는 뻔한 스토리(오공이 삼장법사를 만나 오행산에서 풀려나고 여정을 시작)를 이 작품에서는 볼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스토리보다는 훨씬 앞선 시대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삼장법사의 전생인 금선자의 모습도 잠시나마 극 중에서 볼 수 있었던 점은 서유기 마니아로서 반가운 점이 아닐수가 없었다.

<몽키킹 제로>의 단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감상해본 바, 이 작품은 서유기 소재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CG를 활용한 장면은 별로 만나볼 수가 없다. 극 중반부에서 이랑신이 인간계로 내려와 자하와 오공 및 불공과 대적하는 일부 장면에서만 CG를 살짝 가미했을 뿐 그 외의 기본적인 전투장면은 모두 배우들이 직접 혹은 대역으로 연기를 했을 뿐 별도의 CG를 가미하지 않은 점은 자칫 중국의 전쟁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판타지 영화에서 적절한 CG의 활용한 분명 필요했을 터인데, 이를 거의 배제한 것 또한 묘술 감독의 의도였는지 의문이 간다.

그리스에는 그리스신화가, 이탈리아에는 로마신화가, 중국에는 서유기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신화나 장편 신괴 소설이 없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만약 우리나라에도 서유기와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래 소설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수많은 영화와 도서로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이것은 중국 서유기 관련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항상 필자가 느끼는 감정들이다. 어쨌거나 이 작품 <몽키킹 제로>에 대한 최종평을 놓자면 영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바와 같이, 오공이 자하와 인간세계로 내려왔다가 오행산에 갇히게 되는 서유기 태초의 스토리를 삼은 점과 새로운 배우들을 기용해 기존의 틀에서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겠으나, 판타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안쓰러울 정도의 영상미를 제공하는 점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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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마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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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도교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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