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
折り梅 , Ori Ume , 2002

기억의 마지막까지 함께 걸어줄
소중한 사람
언제나 나의 주변에 있지만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그 존재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하는 것은 바로 가족일 것이다. 억지로 끊으려고 해도 끊어지지 않는 인연. 가족의 이야기는 항상 우리의 공감을 얻고 다시금 그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기회를 준다. 그리고 여기 그런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소중한 사람>이다.

연출을 맡은 마츠이 히사코 감독은 와세다 대학교의 극장예술학과를 졸업한 재원으로 감독 데뷔 전에는 작가와 잡지 편집자로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던 중 1998년 영화 <유키에>를 연출하면서 일본의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었다. 미국인 남편과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유키에>를 통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마츠이 히사코 감독은 전국을 돌면서 600회 이상 상영회를 개최했다. 그러던 와중 새로운 영화의 원작이 되는 작품 '잊어도 행복해'의 저자인 고스게 모토코와 만나게 된다.
감독인 마츠이 히사코가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백발의 노인을 태운 휠체어를 밀던 여자가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 지 4년째에요.' 영화 <유키에>의 상영회가 아이치현의 도고에서 열린 날 마츠이 감독은 모토코씨와 만나게 되었다. 강연이 시작될 때까지 그녀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헤어질 때 모토코씨가 준 책 '잊어도 행복해'를 통해 새로운 영화가 탄생하게 된다. 시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적어내려간 간호일지인 '잊어도 행복해'는 모토코씨와 시어머니 사이의 강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어머니가 치매를 앓는 중에 그림에 대한 재능을 발견했다는 원작의 설정에 한 눈에 반한 마츠이 감독은 바로 영화화를 생각했고, 곧 그녀를 후원하는 식의 시민운동이 일어났다고 한다. 모토코씨가 거주하는 아이치현의 도요카케시 시민들은 영화제작실행위원회를 결성하였다고 하니 그 열정만으로도 박수를 치고 싶다.

영화는 개봉 후 많은 영화제를 통해 관심과 사랑을 받았고, 전작인 <유키에> 때 처럼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작은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상영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영화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와 고난을 마주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한 가족을 통해 이들이 아픔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국내에 개봉한 영화 <소중한 사람>은 장년 관객들을 위해서 더빙판을 상영한 바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더빙영화는 간혹 존재하지만 장년층 관객들 위해 외국 극영화를 더빙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자막을 읽기 불편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런 배려는 장년층에게 더욱 큰 배려로 느껴질 것이다.

영화의 이야기를 잠깐 살펴보자면 이렇다. 혼자서 노년을 살아가는 마사코는 셋째 아들 내외의 제안으로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게 된다. 아들은 착실한 사람이고 싹싹한 며느리와 손녀, 손자까지 즐거운 나날들이 이어지게 된다. 하지만 행복한 생활도 잠시뿐이고 어느 순간부터 마사코의 행동이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이유 없이 화를 내는 행동이나 건망증이 계속 이어지는 마사코는 결국 치매 판정을 받게 된다. 사회가 점점 고령화가 되어가면서 영화 속 이야기는 현실에서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직장에 다니면서 그녀를 계속 돌봐야 하는 며느리와 가족들. 친절했던 할머니의 변해버린 모습에 당황하는 손자와 손녀. 영화는 치매 환자가 되어버린 마사코와 그런 그녀를 곁에서 지켜봐야만 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세상에서 가장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쉬운것은 가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통계를 살펴보면 현재 65세 인구 중 10%가 치매환자라고 하고 85세가 넘어가면 3명 중 1명은 치매환자라고 하니 치매는 어느 샌가 우리 가까이에 존재하는 병이 되어버렸다. 세계보건기구인 WHO는 1994년 9월 21일을 '세계 치매(극복)의 날'로 정함 치매를 경계했다. 전세계적으로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비례하여 치매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아직 치매에 대한 확실한 치료방법은 찾을 수 없는 현실이다. 마치 노인들을 불치병과 같은 이 질병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을 보면 모든이들에게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치매는 환자의 가족만이 책임지고 떠안아야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고 현상이기 때문에 모든 사회가 협력해서 해결해나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소중한 사람>은 치매에 대해 더욱 잘 알고, 환자 주위의 가족들을 이해함으로써 사회적인 이해를 구하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소중한 사람>은 역시 그 내용과 걸마젝 9월 21일 '세계 치매(극복)의 날'에 개봉하였고, 이를 통해 치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영화 속에서 치매를 앓게 되는 마사코의 모습을 왜곡이 아니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치매호나자와 가족들에게 그 아픔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영화 속 마사코는 기억은 잃어가지만 투병 중 미술에 대한 재능을 깨닫게 되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삶에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아픔을 그저 끝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함께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영화를 통해서 많은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주위를 살펴보면서 위로와 평안을 얻기를 바란다는 것이 감독의 의도일 것이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더빙하는 작업은 한국성우협회의 성우들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욱 뜻깊은 것 같다. 영화 마지막의 대사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다'라는 대사는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를 함축함과 동시에 영화를 본 관객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대사이다.
영화를 통해 주변을 조금 더 돌아보고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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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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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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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마사코(요시유키 가즈코)는 셋째 아들 내외가 사는 도시로 이사한다. 일을 하면서 가사를 책임지는 며느리 도모에(하라다 미에코)는 시어머니와 같이 사는 것을 반긴다. 자신이 집이 없는 사이 가사일을 대신 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마사코는 치매에 걸린다. 매일 어린 아이처럼 투정만 부리는 마사코로 인해 가족은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다. 더 이상 참고 지낼 수 없는 상황이 오자 도모에는 치매 노인 시설을 알아본다. 치매 노인과 가족의 관계를 다룬 <소중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일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도모에는 치매에 걸린 마사코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도망가기 바쁘다. 남편은 그런 도모에에게 한마디 내뱉고 싶지만, 자신 또한 예전과 다른 엄마를 받아들이기 힘들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며 문제를 해결해 간다. 도망치는 대신 다가가고, 화내는 대신 이해하고 사랑한다. <소중한 사람>은 여타 치매를 소재로 한 작품과의 별다른 차별성은 없다. 마사코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묵직하게 밀고 나갈 뿐이다. 하지만 이 묵직함이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치매의 무서움, 그것을 극복하고 더 나은 행복을 찾아 가는 가족들의 이야기는 슬픔과 감동을 고루 전한다. 영화는 중·장년층 관객들이 좀 더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한국어 더빙 버전을 상영한다.
2011년 9월 23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 (zzack08@movi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