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고
海よりもまだ深く , After the Storm , 2016

대다수의 거장감독들의 차기작을 보는 시간이 최소 2-3년이 걸릴 만큼 오랜시간이 걸리는데요. 최근 매년마다 작품을 내면서도 꾸준히 높은 완성도를 보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작품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시고 있습니다.
최근 3년연속 칸영화제 초청이 되었을 만큼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고레에다 감독님은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우뚝 섰습니다. 올해 개봉한 태풍이 지나가고 역시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입니다.

감독님은 아버지의 생전에는 거리감을 느끼며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기가 직접 한가정의 가장이 되고 난 뒤부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스스로 만족할만한 인생을 사셨을까란 생각을 하다 이 영화를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가족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깊은 성찰을 통해 완성된 시나리오는 깊은 울림을 던져주며 다시한번 가족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영화입니다.

이번 영화는 고레에다 감독님의 자전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었다고 하는데요. 고레에다 감독님이 20여년간을 거주하셨던 연립주택에서 촬영을 하고 실제 아버지의 유품을 소품으로 쓰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아시아권 문화권인지라 공감가는 요소 등이 많았는데요. 옛날 작은 욕조에서 목욕을 하는 모습이라던지 할머니 집을 방문하던 모습등 공감할 요소가 많은 점은 같은 아시아권적 문화가 누릴 수 있는 특혜적인 요소입니다.

고레에다 감독님의 최고작은 단연 걸어도 걸어도가 제일 많이 언급되는데요. 그 영화의 주연배우인 아베히로시와 키키 키린의 재회에 제작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입니다.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기전부터 두 배우를 염두해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였는데요. 두 배우 외에는 다른 배우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깊은 신뢰감을 보여줬습니다. 할머니역으로 나오는 키키키린은 고레에다 감독님의 뮤즈라 할 만큼 그의 영화에 연달아 나오는 중인데요. 한국에 김혜자가 있다면 일본에는 키키키린이 있다는 평가가 내려질 만큼 그녀의 연기는 인상적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이시는데요. 주연보다 더 빛나는 배우 키키키린의 연기를 주목해서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시간을 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감독님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gv에서 들었던 인상적인 멘트 중에는 당분간 더이상 가족을 소재로한 영화를 만들지 않고 차기작으로 법정영화를 준비중이라고 하셨는데요. 고레에다 감독님의 법정영화라면 어떤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가지는 영화입니다. 당분간 가족영화를 제작하지 않는다고 하셨지만 아베히로시와 키키키린을 주연으로 한 가족영화는 언젠가 한편을 꼭 제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시기도 하셨는데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베히로시와-키키키린의 3부작격인 가족영화도 꼭 완성도 있는 작품으로 찾아 뵈었으면 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의 작품은 거의 모든 작품이 높은 작품성을 가지고 있어 자신감 있게 추천할 수 있는 감독님인데요.
이번 태풍이 지나가고 뿐만 아니라 그의 전작들도 시간이 나신다면 챙겨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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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히로시 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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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김석희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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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타는 경제적으로 빈곤한 소설가다. 아들의 양육비는 물론 자기 생활비마저 버거워 ‘소설 취재’ 명목으로 흥신소에서 일하고, 누나(고바야시 사토미)에게 빌붙기 일쑤다. 그러면서도 경륜과 복권 같은 사행성 취미를 갖고 있다. 아내는 이미 그에게 이별을 고했다. <태풍이 지나가고>는 그렇게 흩어지게 된 가족 료타, 쿄고, 싱고가 강력한 태풍 때문에 피치 못하게 요시코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무는 이야기다. 요시코의 오래된 연립주택은 이 영화의 주된 공간적 배경이다. 약간은 서먹해져버린 그들이 스치면 닿을 만큼 비좁은 방과 부엌을 오가며 조합을 달리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앞서 몇 차례 가족극을 만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칫 울적하기만 한 가족 이별사가 될 수 있는 이야기의 감정을 세심하게 매만지며 조율한다. 대화의 시간 끝에 료타는 결국 아내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싱고는 엄마를 따라가지만, 등장인물 중 아무도 울거나 소리치지 않는다. 오히려 꽤 유머러스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등 감독 전작에 연이어 출연한 노배우 키키 키린의 인상적인 위트 덕이다. 이별을 받아들인 다음날 아침은 때마침 태풍이 지나가 맑고 고요하다. ‘어제의 너를 보내주라’는 내용의 배경음악으로 막을 내리는 영화는, 미숙한 어른이기에 누군가를 떠나 보낸 적 있는 관객의 과거를 토닥토닥 위로한다.
2016년 7월 20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