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세 도시 이야기
三城記 , A Tale Of Three Cities , 2015

영화 세 도시 이야기는 한국에서 탕웨이가 출연하는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다. 탕웨이 때문에 알려진 영화라는 것만 봐도 탕웨이란 배우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유는 다 알겠지만 김태용 감독의 부인이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한국에서는 한국감독과 결혼한 여배우의 출연으로 알려진 이 영화는 중국에서는 다른 이유로 크게 이슈화 되었다.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이 영화배우 성룡의 집안일이라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성룡 부모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대서사시처럼 역사와 멜로 액션까지 다 겸비한 이 영화가 실제라고 하니 인간의 여정이야말로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격정적인 것 같다. 하긴, 요즘 한국에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정치적 사건만 봐도 영화를 훨씬 뛰어넘긴 하지만.

여튼 이 영화는 성룡의 부모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성룡은 영화를 다 본후 80%정도가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와 흡사하다고 할 정도로 실제구현을 잘 했다고 한다. 너무 몰입한 나머지 영화 끝난 후 어머니 역인 탕웨이를 보자마자 엄마라고 했을 정도라고 하니.
영화의 역사적 배경은 중일전쟁으로 흘러 들어간다. 중일전쟁은 1937년 일본이 어느 다리 부근에서 일어난 총성을 시작으로 중국에게 시비를 건 전쟁으로, 결과적으로 보면 일본입장에선 가장 실패한 도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전쟁이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일본군이 반성할 줄 모르며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명예와는 상관없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상 최악의 학살인 난징대학살이 이 시기에 이뤄진 것이다. 남경을 장악한 일본은 총만 있으면 중국인들의 머리를 겨누었으며 강간, 살육, 강탈 등을 습관처럼 자행했다. 한국에 했던 짓 이상으로 중국인들, 심지어는 외국인들도 죽였다고 하니 그 당시 남경의 분위기와 일본인들의 행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 다음으로는 이 중일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태평양 전쟁의 일환이 되어가며 일본의 군사적 실정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거기에 진주만에서의 뼈아픈 경험까지 겹쳐지며 일본은 결국 침몰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이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당시의 급박한 상황과 전쟁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일상이 잘 나타나 있다. 사랑- 세 도시 이야기, 라는 제목에서도 나타났듯이 사랑이라는 것을 소재로 하지만 안휘, 상하이, 홍콩 이 세 도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두 제목을 함께 놓은 것을 봤을 때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은 로맨스와 함께 당시의 역사적 비극이 아니었나 싶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 세 곳은 주인공 다오룡(유청운)과 유에롱(탕웨이)의 피난처이다. 특히 국민당 스파이인 다오령은 죽지 않기 위해 피난을 가는데 세 곳 피난의 목적과 이유가 다 다르다. 그럼에도 셋은 역사적으로 죽음을 피하기 위한 피난처임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제목의 의의 때문이라도 감독이 말하고 싶어하는 주는 로맨스보다는 역사적 비극으로 봐도 될 듯 싶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서사시처럼 조금 복잡하다. 국민당의 스파이인 다오룡은 아내를 잃고 자포자기한 상태로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는데 운명처럼 유에롱이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녀 역시 전쟁통에 남편을 잃은 과부이다. 이렇게 둘은 아픔을 공유하는 지점이 있어 서로에게 마음을 쉽게 연다. 마음을 여는 영화적 표현은 노래와 사냥이었다. 그리고 둘은 결혼을 하려고 하지만 유에롱 어머니의 반대로 결실을 못 맺게 된다. 그 슬픔에 술에 취한 다오룡 앞에 그를 죽이려는 국민당 다른 스파이들이 나타난다. (이때는 아내를 잃고 국민당을 떠났기에 배신죄로 다오룡은 같은 당 친구들에게 낙인되어 있는 상태다) 격투 중, 다오룡은 도망을 가고 유에롱은 멀리 떠난 그를 찾아나선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찾다가 다시 만나게 되고 결국에는 중국의 정세가 너무 힘들기에 홍콩으로 함께 피신을 떠나려고 하는 이야기다. 뭐 이렇게만 정리하고 보면 별 다른 게 없는 전쟁영화 속의 사랑 이야기 같다.

사실 이 영화 단점이 바로 그 부분이다. 많은 전쟁 이야기들이 말하고 있는 지점을 다른 시각의 재고 없이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이 제목에서 표현 했던 것처럼 역사적인 부분이 컸더라면 둘의 멜로 외에 더 크게 관심을 두고 집중해서 이야기 했어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원제는 삼성기, 즉 세 도시의 이야기로만 지정되어 있다. 이 말은 곧 메이블 청 감독은 사랑에 중점을 두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랑이라는 부제를 넣은 것은 한국에서 넘어오면서인데 아마 제목과 의도와는 달리 멜로, 로맨스의 부분이 너무 컸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본다. 여하튼 이런 부분, 다시 말하면 비극의 상정을 사랑이라는 로맨스로 너무 가볍게 치부해버린 부분은 영화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이다. 또 그것이 영화를 조금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국제시장이 어른 세대의 환경을 잘 보여 줬지만 깊은 고민이 없어 아쉽다는 평을 들었듯이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또 초반의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영화의 이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예를 들면 다오룡이 죽을뻔한 위기를 넘긴 부분이 있는데 갑자기 화면이 급하게 넘어가면서 혼란을 준다. 죽지 않았다는 것을 효과적으로 보이고 싶었다면 다오룡의 현재 모습이 더 뒤늦게 나와야 할텐데, 거의 바로 뒤에 나오기에 이 인물의 현재 시제가 과거인지 현재인지 헷갈리게 한다. 시제문제는 그 전과 그 후에도 있다. 여유없이 픽픽 바뀌는 장면과 인물들의 변화 없는 외관 등은 영화가 현재를 보여주는지 과거를 보여주는지 간혹 헷갈리게 한다. 때문에 중국 배우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집중을 조금만 흐려도 영화 내용 자체를 헷갈리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는 재미있다.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때론 슬프고 때론 웃기고 때론 잔인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뛰어났다. 탕웨이의 연기는 국민들이 다 알정도니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다오룡 역을 한 유청운이라는 배우는 다시는 잊지 못할 것 같다. 거칠면서도 부드럽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표현이 좋다. 굽히지 않는 말투는 그의 됨됨이를 보여주고 거침없는 행동은 그의 과거나 직업이 드러날 정도로 연기력이 뛰어났다. 탕웨이를 떠날때의 느껴지는 아련한 표현, 타협하지 않는 장면들을 드러내는 똑바른 대사는 그의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진다. 그 외에도 제법 비중있던 진해로, 정백연, 특히 어머니역의 금연령 배우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 물론 술을 먹는 아이들의 표정이야말로 이 영화의 별미겠지만. (과연 진짜 술을 먹고 연기를 한 것일까, 생각이 들 정도로 리얼했다.)
영화는 이 겨울에 참 어울리는 장면이 많다. 특히 후반에 나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장면은 영화 속에서 극중 인물들이 가장 행복한 한때를 나타내고 있는 장면이다. 재즈 음악과 함께 연인끼리 행복한 한때를 즐기고 있는 다오룡과 유에롱. 그때 새해를 맞이하는 불꽃이 터지며 종이 울린다. 맞은편에는 외국인들이 해피 뉴 이어, 를 외치고 다오룡 팀은 중국말로 행복한 새해, 같은 말들을 외친다. 하지만 그 행복은 잠시 후의 총성에 의해 금방 무너져 버린다. 이번엔 타국이 아닌 내전(국민당과 공산당)에 의한 불행이다. 그리고 그들은 또 다른 도시로 피난을 약속한다.

가장 큰 행복을 누렸을 때, 또 다른 불행이 닥치는 아이러니. 하지만 그 잠시의 행복을 또 누리기 위해 그들은 희망을 갖고 다시 피난을 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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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 좋아하는 모두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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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sung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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