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Z
Z for Zachariah , 2015

핵 전쟁 이후로 반사능이 뒤덮여진 지구는 생존자가 별로 없게 되었다.
자연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인류는 대부분 사라져 버려 문명은 후퇴했고 오직 생존할 수 있는 환경만이 중요하게 남은 때, 혼자 살아 남은 여인 앤(마고 로비)이 있다. 혼자 살아가는 것에서 외로움이나 미래의 꿈 같은 것은 모두 사치일 뿐.
그 때 어디선가 또하나의 생존자 루미스(치웨텔 에지오포)가 앤이 살고 있는 계곡에 들어온다. 방사능에 오염된 계곡물에 들어갔다가 죽음의 문턱에 다가간 루미스는 앤의 간호와 생존에 대한 의지로 점차 회복되고 세상에 둘만 남겨진 이 상황에 서로 마음을 조금씩 열게 된다.
그리고 또 한명의 건장한 남성이 등장한다. 케일럽(크리스 파인)은 잠시만 머물다 떠나겠다는 약조를 하고 앤의 집에 머물지만 갑자기 세상에 3명이 된 상황에서, 특히 남자 둘에 여자 하나가 된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간다.
결국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앤인데 루미스와 케일럽의 선택도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2016년 영화 시장에서 최고의 캐릭터는 단연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이 아닐까.
삐삐머리를 하고 야구방망이를 든 수다스러운 말괄량이 캐릭터는 영화의 성공여부를 떠나서 단연 탑 캐릭터로서의 성공적인 이미지를 구축했다. 패러디를 양산하고 기존 여성 히어로의 정직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뒤집는 할러퀸.
이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마고 로비라는 것도 센세이션한 일이었다. <어바웃 타임>에서 시원한 마스크로 도회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고 <레전드 오프 타잔>에서 제인의 품위를 보여주었던 그 마고 로비가 180도 다르게 드센 캐릭터로 나온 것 자체가 이슈였기 때문이다.
이 영화 <최후의 Z>는 사실 할러퀸 이전작이긴 하지만 그래도 마고 로비라는 배우를 중심으로 두었을 때 상반된 이미지의 도전은 전적으로 관객만이 즐길 볼거리이다.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SF장르로 쉽게 넘길 수 있겠지만 이 영화 <최후의 Z>는 그렇게 쉽게 재단하기엔 심오한 층위를 구성한다. 자연 속에서 세 사람만의 이야기를 구성하기에 저예산 영화로도 볼 수 있지만 <스타트렉> 시리즈의 히어로인 크리스 파인의 등장은 묵직한 무게를 부여하고 마고 로비의 선 굵은 감정선은 장면 장면마다 곱씹을만 하다.
원작 소설이 있는 이 영화는 원작과는 다른 줄거리와 주제를 설정하며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세계를 완성한다. 원작 소설에서는 제목처럼 최후의 Z가 되는 주인공을 만드는데, 영화는 홀연히 떠나버린(혹은 죽은) 남자를 마음속에 두고 남겨진 최후의 Z가 되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16살 소녀의 생존기를 다룬 소설에서 30대 남자의 등장은 남녀의 시각으로 빠질 위험이 있지만 영화에서는 성인 백인 여성과 성인 흑인 남성이라는 설정으로 인종적인 인류의 긴장감을 설정한다. 지구 상에 남겨진 인류의 긴박한 상황이라는 측면에서 백인과 흑인의 설정은 단순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매우 영리한 선택으로 보인다.

마치 지구에서 탄생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인류라는 종족의 연애 관념을 응축하여 보여주는 듯한 연애 관계의 관념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의 시선은 냉정하다.
혼자 살아가고 있는 여자는 동료이자 말벗인 개와 함께 자연 속에서 자유롭다. 외로움이라는 부사물도 있지만 그것은 환경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등장한 남자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떨치게 하지만 연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발생한다. 없던 것이 생긴 것. 그것이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고 해도 자연 속에서 없던 감정은 분명 문제가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남자가 등장하면서 양립할 수 없는 감정선이 발화된다. 선택해야 하고 선택받아야 하고 결국 질투를 하게 되는 관계. 질투는 곧 집착이 되고 집착은 노여움으로 쉽게 변질 된다.
인류가 번성하기 위하여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우주처럼 소중한 존재인데 그 우주를 버리는 상황까지 가게 된 것은 이 질투>집착>노여움이 어떻게 커져가는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이다.

영화 속에서 죽음에 대한 직접적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직접적인 대사도 대화도 나오지 않는다. 그저 감정이 느껴지는 느린 대화와 눈빛, 표정, 낮과 밤의 빛과 어둠 뿐이다.
그 빛이 혼돈되어 어딘가 향할지 우왕좌왕할 때 영화는 문득 끝나버린다. 관객은 당황할 것이다. 사라진 케일럽과 피아노 앞에 앉은 앤 사이에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던 찰나, 그 상태로 끝나버린 관계가 영화가 끝나도 영 석연찮기 때문이다.
어느 외진 마을에서 한가한 전원주택을 배경으로 조용히 일어났다 지나간 바람처럼 영화는 SF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그렇게 세 남녀의 감정선을 크게 그리고 툭 잘라낸다. 영화는 화두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무언가 느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떻게 느낄 것인지는 관객 자신만이 알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삼각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조할만한 텍스트가 될 영화이다.
마고 로비의 팬이라면 당연히 봐야 할 영화이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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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로비 팬
감정 깊은 연애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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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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