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쇼퍼
Personal Shopper , 2016

이 옷도 영혼도
내 것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크리스틴 스튜어트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작품을 바로 <트와일라잇> 시리즈이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 소녀 벨라 역을 맡았던 그녀는 이후로도 여러 가지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왔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영화는 바로 그녀의 신작 <퍼스널 쇼퍼>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퍼스널 쇼퍼가 직업인 미국인 ‘모린’이다. 프랑스의 파리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최근 세상을 떠난 쌍둥이 오빠인 루이스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 영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녀는 오빠와 약속을 한 가지 했는데, 만약 자신이 죽게 되면 모린에게 특정한 신호를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오빠가 죽은 후 모린은 오빠가 보낼 신호를 기다리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난 널 알아, 너도 날 알고’라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
영화 <트와일라잇> 이후로 중성적인 매력을 한껏 뽐내는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신작에서도 모린의 중성적인 매력을 필두로 한 세련된 스릴러를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스릴러 영화들이 주는 억지스러운 긴장감을 보여주기보다, 모린이 처해있는 상황 자체에서 오는 기묘한 느낌들이 불안감을 조성하게 된다. 영화는 죽은 오빠가 보내는 메시지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답하는 모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의미에서 모린은 죽은 오빠의 영혼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자신의 또 다른 자아를 찾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영화 <퍼스널 쇼퍼> 속의 모린은 우리의 모습을 투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람이 죽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 사후의 세계를 믿기도 한다. 죽은 사람들 혹은 영혼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인간들이 전혀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에 그 세계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기도 혹은 맹신하기도 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보여 지는 모린의 모습들은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이란 양면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지금 혼자 존재하는가? 주변에 다른 존재는 없는 것일까? 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들에서 영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중간에는 모린이 보이지 않는 존재인 ‘누군가’와 문자를 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감독인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이 장면에 대해 19세기 중반 존재했던 심령주의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심령주의에서는 우리가 마법 세계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데, 멀리 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소리를 듣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감독은 심령주의를 바탕으로 해서 유령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들어냈고, 이 대화의 수단이자 매체로 문자 메시지를 이용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영화는 모린이 죽은 오빠의 영혼을 찾는 과정인 동시에 또 다른 자신을 찾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다.
모린은 오빠인 루이스를 잃게 된 뒤 그에 대한 그리움을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결국 그녀는 루이스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과거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갖게 되고, 점점 쌓여가던 이런 감정들은 욕망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전혀 미래를 보지 못한 채 과거 속에서만 갇혀 살게 되는 것이다.

조금만 시선을 비껴서 바라본다면, 혹은 한걸음 물러나서 바라본다면 새로운 모습이 보이게 될 것이다. 과거에 갇혀있는 나 자신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고 미래를 희망하는 나 자신의 모습 말이다. 아마도 감독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 아니었을까?
과거의 그리움으로 절망을 만들지 말아라. 지금 앞에 놓인 현실을 바라보고 미래를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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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색다른 매력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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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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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쇼퍼>의 외피는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중성적 매력을 중심축으로 둔 세련된 스릴러다. 내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두 가지, 죽은 오빠의 ‘영혼’과 ‘또 다른 자아’을 찾아 다니는 한 여성의 여정이다. 전반적으로 억지스러운 긴장감보단 상황 자체가 주는 ‘기묘함’에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게 매력포인트. 영화 전반 특별할 것 없는 ‘모린’의 일상이 나열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의 퍼스널 쇼퍼로서 의욕 없는 삶을 사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영혼을 볼 수 있는 ‘모린’이 가장 열정적일 때는 오로지 죽은 쌍둥이 오빠가 보내는 불확실한 신호을 찾을 때뿐.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해진 시점은 정체불명의 이와 문자를 주고 받는 혼돈의 과정 속에서 시작된다. 내면 깊숙이 자리잡은 ‘욕망’을 자각한 ‘모린’의 모습에서 비논리적인 상황이 전하는 이질감보단, 동질감을 크게 느낄 수 있다.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퍼스널 쇼퍼>로 2016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 참신한 내러티브와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인정받았다.
2017년 1월 31일 화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ooj610@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