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레이디스
La taularde , Beautiful Ladies , 2015

'책받침 여신' 과 '헤드폰 소녀'라는 수식어는 물론이고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80년대 소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소피 마르소'가 초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기경험이 없던 열네 살 때 오디션에 합격하여 영화계에 데뷔한 그녀는 청순하고 섹시한 이미지로 당시 10대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연기경력 36년만에 여죄수로 분하여 화장기 없는 얼굴에 전라노출까지 감행하며 이전과는 완벽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제 50대로 접어든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미모와 아름다운 영화배우라는 정도로만 인식됐던 그녀가 완벽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당시 청순한 모습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면 영화의 시작과 함께 옷을 훌훌 벗어던지며 수감절차를 밟는 마틸드(소피 마르소)을 모습을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낯설음도 잠깐 이내 거친말을 내뱉고 반항적인 모습의 마틸드에 빠져들게 된다.

<뷰티풀 레이디스>의 프랑스 원제는 'La taularde'로 여죄수를 뜻하는 말인데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배급사의 주관적인 결정으로 아름답게 변해버렸다. 교도소라는 폐쇄된 공간안에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고 동료들끼리 연대해 나가는 과정속을 들여다보면 분명 그들은 아름다운 여성으로 불리울만 하다.
2010년 개봉한 영화 <하모니>도 여자교도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뷰티풀 레이디스>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모니가 죄수의 사연들을 위주로 웃음과 갈등을 조화롭게 연결시켰다면 뷰티풀 레이디스는 부조리하고 폐쇄적인 여자교도소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는 부족하지만 사실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영화보다도 실감나게 연출되었다.

문학 교사인 마틸드(소피 마르소)는 억울하게 수감중인 남편의 탈옥을 도왔다는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몇년의 감옥생활 쯤이야 견딜수 있을거라는 마음으로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데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과 폭력적인 수감자들로 인해 점점 힘들어진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이 있다면 탈옥한 남편으로 부터 연락인데 연락이 두절되자 전전긍긍 하던 마틸드는 어떻게든 남편의 소식을 알기위해 동료 수감자 마르트(엔르니)와 거래를 시작한다. 마르트가 필요로 하는것은 수면제와 돈, 같은 방에 수감중인 칸테가 수면제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마틸드는 칸테를 무기소지죄로 다른 방으로 보내버리고 마르트에게 전해주지만 그녀는 더 많은 돈을 요구하며 마틸드를 농락한다.

남편을 체포하는데 도움을 주면 석방할 것이라는 조건을 내걸어도 꿈쩍않던 마틸드는 남편이 탈주 과정에서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동요하기 시작한다.
길게 잡아야 4년이면 형기를 마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살인까지 저질러 이제는 최소 10년 이상을 살아야만 되고 그나마 희망 이었던 남편도 연락이 끊기자 그동안 방관자적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수감자들과 소통하고 교도소내에서 묵인되었던 각종 비리와 맞서게 된다.

<뷰티풀 레이디스> 에서는 교도소라는 폐쇄적인 공간속에 갇힌 문학교사 마틸드가 폭력과 부조리한 일들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보여주며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생각해보게 한다. 교도소내의 불법적인 거래들은 물론이고 재소자들의 처우문제, 그리고 여성인권 까지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과 감정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 중심에는 문학교사로 남편의 탈주를 도운 마틸드가 있다. 수감된 후 지금껏 믿어왔던 남편이 탈주후 연락이 두절되자 수감생활을 더해야 된다는 불안감보다 사랑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빠져 어떻게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 또 다시 아들까지 끌어들이는 모험을 하기도 한다. 교도소에 첫 발을 내딛었을때 수감자들과 같이하기를 거부했던 마틸드도 결국 그들과 함께하며 아픔을 나누고 부조리한 환경들을 개선하기 위해 저항을 해보지만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의 손을 들어주는 사람은 재소자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

영화속 여자교도소의 이야기가 외국의 일이라서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환경이나 처우를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과도 비슷하게 닮아있다. 지금이야 시설이 많이 좋아져서 수세식 화장실과 온돌이 들어오는 곳도 있지만 불과 십수년전만 하더라도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실제 감옥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속에서 부대끼며 살아야만 했었다.
살인, 폭력, 절도, 강도 온갖 범죄자들이 득실거리는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 자신이 강해져야만 한다.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방관하고 외면해버릴때 결국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고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마틸드가 방관자적 입장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인물로 변해야만 했는지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 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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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의해 만들어진 여성들의 이야기.
소피마르소의 매력적인 인생연기를 볼수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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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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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여성상을 품위 있게 전복하는 영화다. 남편을 탈옥 시킨 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마틸드’는 그의 소식을 듣기 위해서라면 규정 위반을 마다 않는다. 동료 수감자들은 그런 그녀를 속이고, 협박하고, 희롱한다. 오드리 에스트로고 감독은 <뷰티풀 레이디스>를 통해 일반적인 관객이 상상하는 것만큼 아름답지도, 선하지도 않은 여성들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남편의 죽음으로 모종의 계획을 단념하게 된 ‘마틸드’가 교도소 내부의 부당한 처사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들을 조명한다. 그 역할을 소화해낸 소피 마르소는 화장끼 하나 없는 얼굴로 전라 노출까지 감행하며 한 여성의 내면에 잠재된 에너지를 토해 낸다. 삭막하고 비좁은 교도소가 배경이지만 수잔 클레르망, 앤 르 니의 힘있는 연기 덕에 오히려 생명력이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어느새 교도소의 믿음직한 언니가 돼 버린 ‘마틸드’를 비롯, 결코 고분고분하지 않던 여성들이 한 수감자의 죽음을 계기로 분노의 연대를 할 때, 비로소 감독이 제목으로 드러내고자 한 ‘아름다운 여성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11월 8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pgot@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