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
A Stray Goat 2016

영화 <눈발>은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번째 작품이다. 명필름영화학교란 <접속>, <카트>, <건축학개론> 등의 영화를 제작한 제작사 <명필름>이 미래의 한국영화를 이끌어 갈 영화 세대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한 단체이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사람은 조재민 감독이다. 조재민 감독은 <싱글라이더>, <우리들>, <도희야>,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등의 영화를 제작, 기획한 이창동 감독의 제자이다. 조재민 감독은 영화 시사회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에 힘써 준 CJ문화재단 스토리업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또한 4년 전에 완성된 시나리오를 개봉하는 느낌을 묻는 질문에 감회가 새롭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이 영화의 주연은 아이돌 그룹 GOT7의 박진영과 연기파 배우로 주목받는 배우 지우가 맡았다. 아이돌의 첫 스크린 데뷔가 다양성 영화라는 것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고 그래서 더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눈발>은 시골 도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상처와 치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조민식(박진영)은 서울에서 시골 도시로 전학을 오게 된다. 어떤 사건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다. 민식의 부모님은 목사님 내외로, 개척교회를 운영하며 고향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하지만 민식은 부모님의 새로운 시작을 도와주지 않는다.

민식이 전학 가게 된 새로운 학교에도 여느 학교와 같이 불량한 학생들이 있고 왕따를 당하는 학생도 있다. 하지만 이 학교에는 여느 학교들과는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사연이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은 예주(지우)는 살인자의 딸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살인자라고 의심 받는 남자의 딸이다. 예주의 아버지가 살인했다고 의심 받는 대상은 예주의 동급생으로, 학생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예주 아버지의 DNA가 검출되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경찰에 붙잡히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예주와 예주 아버지는 이미 마을 사람들에게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 예주 아버지는 살인자 취급을 받고 있고, 혹 아버지가 살인자라 하더라도 아무 잘못이 없는 예주 또한 똑같이 살인자 취급을 받고 있다.
불량 학생들과 어울리게 된 민식은 이유 없이 예주를 괴롭히는 그들과 대치하게 되고, 예주에게 마음을 쏟게 된다. 그렇게 민식과 예주의 동행이 시작된다. 민식은 예주를 위해 어울리던 친구들과 주먹다짐을 하고, 교회 헌금함에 있는 돈을 훔치기도 한다.

예주와 민식 사이에는 염소 한 마리가 있다. 민식이 산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염소. 그 염소는 구덩이에 빠져 울고 있었는데, 예주와 민식이 힘을 합쳐 그 염소를 구한다. 그리고 염소에게 옷을 입히고 돌보기도 하며 정을 쏟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염소를 데리고 산을 내려가던 중, 산 밑에서 식용으로 염소를 키우며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는 노인을 만난다. 그리고 노인은 염소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민식과 예주는 염소를 사기로 한다. 그리고 민식이 돈을 구하러 가고 예주가 혼자 염소에게 간 날, 일이 터진다.
이 노인은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수상하게 보인다. 예주네 아버지를 수사했던 경찰들에게 뇌물 같은 선물을 바치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하고, 거동도 굉장히 수상하다. 예주가 홀로 염소를 찾아간 날, 예주는 이 노인에게 성폭행 당한다. 그리고 민식은 바로 그 장면을 목격하지만, 도망간다.

그리고 민식은 예주를 철저하게 외면한다. 예주는 정신이 반쯤 나가 염소를 데리고 교회를 찾아가지만, 외면당한다. 목사인 민식의 아버지마저 예주를 살인자의 딸로 낙인찍고는 어울리지 말라고 말한다. 교회의 사랑과 용서, 또 포용의 모습을 간 데 없다.
성경에는 염소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 동물이다. 죄를 위한 번제물이나 벌을 대신 받는 존재 등으로 그려진다. 이 영화가 염소와 교회라는 소재를 동시에 사용함은 성경에서의 염소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용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예주와 민식이 발견한 염소는 어떤 희망도 없이 구덩이에 떨어져 있었다. 이는 민식이 발견한 예주의 상황과 똑같다.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는, 누구도 그 사연에 귀 기울이지 않는, 그런 존재. 그리고 둘은 또한 똑같이 버려진다.

사실은 민식의 행동을 탓해야 좋을지 잘했다고 좋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민식은 좋은 마음에서 둘에게 관심을 쏟았지만, 결국 도망쳤다.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거면서 관심을 보이고 희망을 보여줬다. 책임지지 못할 희망, 책임지지 못할 관심. 차라리 없어야 좋았을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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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거리가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박진영과 지우의 연기가 궁굼한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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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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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낯선 고장에 전학 와 반 친구들의 강요로 비행에 동참하고, 소녀는 살인자의 딸이라는 비난 속에 정신적, 신체적 폭행에 노출돼있다. 소년의 아버지인 목사는 위선적인 체면치레와 교인 모집에 급급하고, 마을의 남자 어른은 소녀에게 성폭행을 자행하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소녀의 고통을 목격하지만 용기 낼 수 없기에 외면하는 소년과 그런 소년이 원망스런 소녀. 그들이 흘린 눈물이 가슴 아프다. 이렇듯 <눈발>은 따돌림 당하는 소녀와 전학 온 이방인 소년간의 이해와 연민을 주 골격으로 작은 마을의 폐쇄성과 부조리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것이 소년과 소녀의 성장통인지, 현실에서 제대로 징벌되지 않는 여러 형태의 가해에 대한 비판인지 모호하다. 명필름이 세운 영화학교인 ‘명필름영화학교’의 첫 번째 작품이다. 조재민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2017년 2월 20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young@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