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량지전: 새벽이 오기 전에
天亮之前, One Night Only, 2016

오랜만에 만나는 곽부성의 뻔하지만 짠한 멜로~!
최근 <몽키킹>시리즈에서 각 각 우마왕과 손오공 역을 멋지게 소화하고 <도사하산>에서는 액션 레전드 원화와 수준 높은 액션 신을 선보인 곽부성이 무려 21살이나 연하인 양자산과 멜로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그는 부모님이 비행기 사고를 당해 졸지에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는 까오예 역을 50이 넘은 나이에 소화하게 되는데요, 마치 20~30대의 피끓는 반항아 또는 문제아 같은 모습을 부담없이 그려낸 모습으로 말미암아 잠시나마 1992년의 <천장지구2>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물론 <천장지구2>의 아부와 <천량지전>의 까오예는 성격이 많이 다른 캐릭터이긴 합니다.
아무튼 졸지에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는 까닭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할 턱이 없는 까오예는 도박으로 전재산을 날리고 싸움에 휘말려 감옥신세를 지게 됩니다. 출소 이후 초라한 삶을 사는 까오예는 어느 날 방을 잘못 찾아온 매춘부 모모(양자산 분)와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애절한 로맨스는 막을 올리게 됩니다. 까오예는 모모의 돈을 배로 불려 주겠다고 유혹하고 그 자금으로 자신만만하게 카지노 게임을 하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잃은 그들은 점점 더 위험한 게임에 빠져들게 되고... 한편 하룻밤 새 가까워진 둘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저의 기억속에는 <풍운>에서의 고독한 보경운이 곧 곽부성인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처럼 돈 있어도, 돈 없어도 자신감만큼은 절대 잃지 않는 곽부성의 배짱캐릭터 연기가 좋았습니다. 사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천량지전: 새벽이 오기 전에>의 장르는 로맨스/멜로이지만, 영화의 대부분이 도박과 관련된 장면이라 오히려 필름 누아르에 근접한 장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와중에 극 중 곽부성의 잔잔한 대사는 확실히 기억에 납니다. “사람의 인생은 도박과 같다. 내가 필요한 것은 잠깐의 자극...그로 인해 내 삶이 유지되는 것 뿐이다...” 그다지 가슴에 와닿거나 멋있게 느껴지는 대사는 아닐지라도 또 다른 한편으론 틀린 말도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곽부성이 말한 위 대사는 이 영화가 어필하고자 하는 바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고 있는 것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이 영화의 히로인인 양자산은 비교적 늦깍이에 속하는 배우로서 눈에 확 띄는 걸출한 외모를 지닌 것도 아니고 연기 레벨이 뇌리를 스칠 정도로 와닿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가는 배우인거 같습니다. 그녀가 소화해낸 모모 또한 싫지만은 않은 그런 캐릭터이구요~!
여담이지만, 최근에 출시되는 홍콩영화를 접해보면 처음 듣는 이름을 가진 여배우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듯한 느낌인데, 이는 아마 제가 90년대 최전성기 홍콩영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작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곤 합니다. 물론 90년대 그 당시처럼 레전드로 통하는 절대 입지의 홍콩 여배우들이 많이 없다는 것은 틀린 주장이 아닐 것입니다.

다시 작품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만나는 곽부성의 누아르 성향이 강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는 점과 생각지도 못했던 스토리 반전을 선보여준 점을 근거로 캐스팅 및 스토리 부분에 있어서는 권장할 만한 영화라고 평을 내려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곽부성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만나고 싶다면, 그의 누아르가 제대로 실린 <천장지구2>나 무술실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적각비협>, 그리고 고독한 캐릭터의 완성체를 들여다볼 수 있는 <풍운> 등을 추천해보겠습니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어떤 캐릭터든 완벽히 소화해 내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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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부성 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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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정도교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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