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
風雲 雄覇天下 , The Storm Riders , 1998

무술이 뛰어난 주인공을 내세운 무협영화는 단순히 싸움을 누가 지고 이기느냐를 보여주는것이 아니라 무(武)와 협(俠)에 담긴 정신세계와 철학적 의미까지도 내포하고 있어 단순히 폭력을 다루는 영화와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홍콩 무협영화의 기원 이라고 할수있는 <화소홍련삼>를 시작으로 이후 <황비홍> 시리즈가 완성되면서 전쟁으로 뜸해졌던 무협영화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1970년대 에는 이소룡이 등장하면서 수 많은 흥행작을 만들어졌고 서극 감독은 그 뒤를 이어 무협 영화의 명맥을 이어갔다. 1990년대 이후 근근이 이어가던 무협영화의 불씨를 살린 사람은 할리우드로 건너가 성공한 이안 감독, <와호장룡>을 통해 전 세계에 무협열풍을 일으키고 무협 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시들어가는 무협 정신을 되살려낸 장본인 이기도 하다.

소개할 영화 <풍운>을 연출한 유위강 감독은 1990년 이안 감독이 무협열풍을 일으킬때 영화 <의혈남아>로 영화계에 데뷔하였는데 이후 <고혹자> <풍운> <중화영웅>을 연달아 히트 시키며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영화 <풍운>은 기존 홍콩 무협영화의 기본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기발하고 재미있는 요소들을 가미시켜 새로운 스타일로 완성된 무협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무협지에서나 볼수있었던 다양한 권법들이 등장하고 예전 전자오락실에서 보아왔던 케릭터들을 그대로 재연해내 환타지와 같은 영상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1990년대 유명했던 홍콩의 만화작가 '마롱청'의 무협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무협지에서 보아왔던 낮익은 구성들을 그대로 따르며 영화의 주인공인 '섭풍(정이건)'과 '보경운(곽부성)'은 마롱청이 그린 오락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속 전사들과 꼭 닮아있다.

천하회의 방주 웅패는 강호의 강자들을 모두 제압하고 보검을 차지하며 세력을 넓혀가고 있으나 무림을 통일하기 위해서는 검성을 꺽어야만 한다. 예언가 토불의 말에 의하면 '풍'과 '운'이 합쳐질때 황금잉어가 용이 될수 있으니 그들을 제자로 거두어 10년간 영화를 누리라는 것이다.
마침 검성에게 10년간 대결을 연기하자는 연락이 오자 웅패는 풍의 아버지 섭인왕을 제거하고 그의 부인과 풍을 취하게 되고, 절세보검을 지니고있던 운의 아버지 보경천도 웅패의 수하에게 당하며 웅패는 운과 풍, 모두를 거느릴수 있게 된다.

토불의 말대로 웅패는 운과 풍의 도움으로 10년간 무림을 평정하게 되었지만 토불은 또 다시 풍과 운의 폭풍에는 용이 당하지 못할것이라는 말로 웅패를 불안하게 만든다. 한편, 웅패의 딸 '자'는 운과 하룻밤을 지새운 사이인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어쩔수 없이 풍과 결혼식을 하게 된다.
자를 사랑했던 운은 결혼식장에 나타나 풍과 대결을 벌이게 되는데 이를 지켜보던 웅패는 장력을 날려 운을 제거하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딸 자를 죽음에 이르게 만든다. 이로인해 운은 웅패를 떠나게 되고 풍도 모든 사실을 알고있던 토불에게 과거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웅패와 적이 되어 대결을 펼치게 된다.

풍과 운이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로, 웅패가 무림을 평정하는 과정에 무림의 고수들이 펼쳐내는 무공을 장엄한 음악과 화려한 영상으로 꾸며냈다는 점이 다른 무협영화와 차별화된 부분 이라고 할수있다. 그 중심에는 동굴속의 괴물 화마왕 있다. 불을 내뿜고 인간의 출입을 거부하는 괴물과의 한판 승부는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며 박진감있게 마무리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볼수있었던 부분은 웅패의 딸 자와 풍, 그리고 운의 삼각관계로 자의 죽음으로 인해 흥미가 반감되기도 하였지만 그로인해 운과 풍이 연합하여 웅패와 맞선게 된다는 줄거리로 연결구도를 완성해 나간다.

영웅의 여자로 추앙받기를 원했던 풍의 어머니와 섭인왕, 웅패의 관계도 무협영화에서 쉽게 보기 힘든 로맨틱한 스토리로 풍의 어머니가 웅패의 사랑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고 깊은 물속에 몸을 던질때 아들 풍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며 가슴아픈 장면을 연출한다.
워낙 원작의 이야기가 방대한 만큼 각각의 스토리에 깊게 접근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운을 연기한 곽부성은 야생마 같은 거친남자로, 풍 역할의 정이건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불꽃튀는 연기력을 선 보이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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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무협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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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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