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춘추전국시대
孔子 , Confucius , 2010

대전쟁의 시작
천하를 향한 눈부신 지략이 펼쳐진다
세상에는 많은 현인들이 있다. 서양에서는 소크라테스가 유명하듯이 동양에서 가장 유명한 현인을 꼽으라면 바로 공자일 것이다. 오늘 리뷰 할 영화는 현인 공자의 삶을 화려하게 스크린에 담아낸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이다.

영화의 출연진과 제작진을 나열한다면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가 얼마나 대작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월드 스타인 주윤발이 공자역에 캐스팅 되었고, 촬영 감독은 영화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감독 피터 파우, 영화 <황후화>의 의상 디자이너 예청만, 영화 <적벽대전>의 각본을 쓴 각본가 칸첸, <마지막 황제>의 음악 작곡가인 콩슈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들이 만들어낸 영화라고 하니 얼마나 웅장하고 화려할지는 예상도 못할 것이다.
천하를 통일하고자하는 열망에 의해 혼란에 휩싸인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는 공자의 화려한 활양상을 그려낸 영화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지혜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통해 천하를 호령하였으며 불안한 정세를 떠 앉고 있던 노나라를 바로잡고 자신의 조국을 강대국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지략가인 공자의 일생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불화살이 하늘을 뒤덮고 불기름이 땅을 뒤덮는 전쟁의 혼란 속에서 공자만의 뛰어난 지략과 전술을 통해 위기에 빠진 조국을 구하고 적에게 맞선 공자의 모습은 우리가 현인으로 알고 있던 공자의 모습과는 색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특히 주인공의 공자역에는 주윤발이 캐스팅 되었는데, 실제 공자가 9척이 넘는 장신이었다고 하니 공자와 주윤발은 외모도 흡사하다고 할 것이다. 게다가 주윤발은 공자의 활약상과 생애를 연구하는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공자를 스크린에 그대로 불러온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또한 주윤발의 상대역이자 당시 공자와 스캔들이 났던 춘추전국시대 최고의 미녀 ‘남자(南子)’역에는 주신이 캐스팅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화피>, <야연> 등으로 영화팬들에게 알려진 여배우이다.
혼란 속에서 열국들이 천하를 통일하고자하는 야망이 넘쳐났던 시대인 춘추전국시대. 노나라에는 계손씨, 맹손씨, 손손씨의 가문이 실권을 장악한 채 왕실의 권위는 유명무실해진 상태이다. 노나라는 내란과 주변국들의 침범으로 인해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기에 놓여있었다. 노나라의 왕인 노정공은 공자에게 간곡히 부탁하여 공자를 지금의 법무부장관에 해당하는 대사구에 임명한다. 당시 그의 나이는 51세로 평생 그가 닦아온 지혜를 이용하여 무너진 조국의 왕권을 부활시키고 주변 나라의 위험으로부터 노나라를 구해야할 시기가 된 것이다.

공자는 상대방을 압도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와 공자 특유의 냉철한 논리를 풀어내는 뛰어난 언변으로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지략을 펼치게 된다. 승리를 이끌게 하는 탁월한 전술은 공자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영화 속에서는 대규모의 군사를 스스로 지휘하는 영웅의 모습부터 100대의 우마차를 이용해 500대의 전차를 물리치는 통쾌한 장면, 노나라가 제나라에 빼앗겼던 영토를 되찾게 해주는 외교 담판 등의 명장면들이 담겨져 있다.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의 감독을 맡은 호 메이는 영화의 주춧돌 같은 공자의 역할을 주윤발에게 맡겼다. 그는 공자를 캐스팅하는데 여러 가지 조건을 통해 신중히 고려했다고 알려져 있다. 위풍당당함, 이미지, 연기력, 연령, 인지도 등의 다양한 조건을 만족하며 감독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주윤발이었던 것이다. 주윤발은 우리나라 중장년층에게는 영화 <영운본색>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특유의 카리스마를 통해 소녀들의 마음을 흔들고 소년들의 마음을 불타게 했던 그는 이후에도 영화 <왕과 나>, <와호장룡>, <캐비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받고 있는 배우 중 하나이다.

주윤발이 주연을 맡은 만큼 주인공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세계 최고로 손꼽히는 촬영팀, 의상팀, 음악팀 등이 합심해서 만든 영화이니만큼 중국 영화 특유의 웅장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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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색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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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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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춘추전국시대. 힘없던 노나라의 왕(요로)은 평민출신임에도 남다른 지식으로 백성들에게 추대 받는 공자(주윤발)를 등용해 왕권을 강화한다. 공자는 호시탐탐 노나라를 침략하려는 제나라의 야욕을 다양한 지략과 병법으로 물리친다. 또한 왕권을 둘러싼 치열한 내란을 해결하며 최고의 벼슬인 대리국상의 자리까지 오르는 공자. 하지만 나라의 실직적인 힘을 갖고 있었던 신하들은 그를 못마땅해하며 계속해서 견제한다. 결국 그들의 계략에 넘어간 왕은 공자에게 등을 돌리게 되고, 공자는 노나라를 떠나 제자들과 함께 길을 떠난다.동양의 철학자 중 가장 잘 알려진 공자. “공자 가라사대…”로 시작하는 그가 명언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고 있다. 이런 그가 이번 영화에서 변신을 한다. <공자: 춘추전국시대>는 공자를 철학자가 아닌 위기의 시대에서 나라를 구하는 지략가의 모습에 무게를 둔다. 실제 높은 학식과 함께 활도 능히 다뤘다는 공자는, 책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놀라운 지략과 전술을 보여준다. 제나라와 노나라가 협곡에서 회담을 가진 협곡지회(峽谷之會)장면은 공자의 뛰어난 언변과 위기의 순간에도 굴하지 않는 대담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서희 장군의 담판과 비견될 정도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빼앗겼던 땅을 되찾아온 일화와 100대의 우마차로 500대의 전차를 물리쳤던 용병술은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공자의 또 다른 면을 부각시킨다. 이처럼 공자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영화는 백성을 위해 힘쓰는 그의 모습도 보여준다. 세 가문이 실권을 장악함으로 왕권이 약해진 노나라. 각자의 땅에 성을 쌓고 군사를 배치해 세력을 키우는 세 가문은 점점 더 많은 세금을 걷기 위해 백성들을 착취한다. 왕권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백성을 살리려는 공자는 왕에게 그들의 성벽을 허물자는 타삼도(墮三都)를 건의한다. 이로 인해 세 가문의 견제가 심해지고 내란까지 이어지지만, 공자는 화공(火攻)으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긴다. 또한 죄 없는 사람들까지 땅속에 묻는 순장(殉葬)의 악습을 멈추기 위해 뛰어난 언변으로 왕과 신하를 설득하는 모습 등은 인(仁)을 통해 백성을 다스리려는 공자의 정치적 사상까지 드러낸다.<공자: 춘추전국시대>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공자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공자의 매력은 떨어진다. 세 가문 중 가장 세력이 강했던 ‘계손사’의 계략으로 왕에게 버림받은 공자는 노나라를 떠나고 다른 나라로 10년 동안 방랑 생활을 한다.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떠돌며 험난한 여정을 떠나지만, 굽이쳐 흐르지 않고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초반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또한 왕에게 버림받고 길을 떠나는 공자의 뒷모습, 강물에 빠진 그의 책을 건지다 목숨을 잃는 제자 등 감정에 호소하는 작위적인 장면들은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킨다.극중 공자 역을 맡은 주윤발에게서 <영웅본색>의 강한 카리스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대신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매번 갈등하고 실패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그의 연기만 놓고 봤을 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인간미가 넘치는 공자를 잘 표현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배우들의 영향력이 적다. 특히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공자를 공격하는 계손사 역의 진건빈, 위나라 왕의 첩으로 그를 유혹하는 남자 역의 주신은 나름대로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펼쳤지만, 그 분량이 짧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그의 연기도 점점 힘이 떨어진다.
2010년 2월 9일 화요일 | 글_김한규 기자 ( zzack08@movi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