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라도 괜찮아
2017

현대 청소년들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중2병 급격한 호르몬 분비와 함께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의 특성상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에게 민감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사춘기의 대명사 중2병으로 소재로 한 가족 코미디 영화 <중2라도 괜찮아>는 언뜻 일본 라이트노벨 제목을 연상시키면서, 과연 격동의 중2를 겪는 주인공과 그 가족이 어떤 식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갈지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극중 유쾌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보미로 등장하는 장서희는 <인어아가씨> <아내의 유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원조 한류 스타다. 그간 악역 이미지가 강해 색다른 변신을 원했다던 장서희는 장면을 위해 직접 태권도를 배우기도 하며, 많은 부모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원했다고 한다. 전작들의 대성공으로 복수의 여신의 대명사로 불리던 그녀가 어떤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을지 기대가 된다.

<중2라도 괜찮아>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9부작으로 방송된 웹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남달리 사춘기를 요란하게 겪는 한철의 꿈은 바로 한국의 지미 핸드릭스가 되는 것. 음악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기타에 빠져 사는 한철은 공부는커녕 고가의 기타를 사달라며 엄마를 조르기 일쑤다. 한편 전직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였지만 결혼을 하고 평범한 주부가 된 보미. 그녀는 유난히 사춘기를 겪는 아들을 걱정한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다툼 속에서 모자는 지쳐가고, 결국 보미는 기타를 사달라고 조르는 한철에게 한 판 승부를 제안하기에 이른다. 바로 태권도로 이기면 기타를 사주겠다는 것.

음악에 대한 한철의 열정은 대단하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음악을 직업으로 삼기에는 넘어야 할 관문이 너무나도 많다. 한철은 일렉기타가 없다는 이유로 밴드 가입을 거절당하고, 이에 분노하여 오백만 원짜리 일렉기타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보미로서는 이런 한철의 모습이 낯설고 이상하다. 어린 시절 엄마를 따르던 귀여운 아들은 어디로 갔을까? 심지어 한철은 누구보다 가깝다고 믿었던 밴드 선배들에게 이용당할 위기에 처한다. 이에 보미는 아들을, 아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기에 이른다.

90년대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던 사춘기는 오늘날 중2병이라는 다소 자조적인 단어로 대체되었다. 사실상 이 시기를 겪지 않는 청소년은 없다.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어린아이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심경의 변화는 반드시 존재한다. 극중 한철은 이 사춘기를 유별나게 겪는 아이다. 아들과의 다툼에 지친 보미는 우울증까지 겪고, 부모와 아이가 둘 다 힘겹다. 청소년기 자식을 둔 부모라면 누구든지 지쳐가는 보미에게 공감할 것이다.
한철의 꿈은 음악이다. 물론 이 꿈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요즘, 음악가가 되겠다는 꿈은 어른인 보미에게 있어 허황된 상상일 뿐이다. 음악을 위해서 죽을 수도 있다는 아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웹드라마로 연재되었기 때문일까. <중2라도 괜찮아>는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다소 짧은 분량의 틴에이저 드라마 같다. 사춘기를 겪는 아들과 이를 걱정하는 엄마는 여러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며, 주연으로 등장하는 장서희와 윤찬영 역시 드라마에서 익숙한 배우들이다. 갈등을 코믹한 요소로 풀어나가는 과정에서는 어딘가 시트콤의 분위기가 풍기기도 한다.

극중 기타와 태권도는 주인공의 꿈을 대변하는 요소로 등장하며, 어린 시절 누구나 가슴에 품었던 희망을 되새겨보게 한다. 사회 고발적 메시지가 담겨 있지만 사실상 교훈의 목적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에 가깝다. 기타를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철의 모습이나, 아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보미, 갈등과 오해를 극복하고 한 발짝 나아가는 모습에서 오늘날 필요한 가족 간의 애정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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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코미디, 액션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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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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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라도 괜찮아>는 ‘보미’, ‘한철’ 모자의 갈등을 만화 같은 설정 속에서 그려내며 진한 메시지를 전하는 가족극이다. 영화 전반 ‘꿈’으로 인해 빚어진 가족 간의 갈등, 긴장감이 팽팽하게 유지된다. ‘꿈’의 소중함과 가족애를 동시에 깨닫게 하는 영화의 메시지는 그 자체만으로 각별하다. 다만, 태권도 유망주였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엄마 ‘보미’와 기타리스트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아들 ‘한철’의 대립구도는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단순하게 전개돼 별다른 인상을 남기 못 한다. ‘보미’를 각성케 하는 존재인 ‘백운도사’와 ‘보미’가 태권도로 아들을 위기에서 구하는 모습 등 만화적 구성은 호불호를 나눌 수 있다. 그럼에도 성동일, 김흥국, 봉만대, 조재윤, 조영구로 구성된 특별 출연진의 활약은 적절한 타이밍에 웃음을 터트리며 제 역할을 해낸다. “꺾지마, 꺾이기 위해 핀 꽃이 아니다”와 같은 주옥 같은 대사 역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대목. 영화는 태권도진흥재단 웹,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업 공모전에서 1등을 차지한 시나리오 <태권소녀 뽀미>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2017년 2월 17일 금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ooj610@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