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딸
Daddy You, Daughter Me , 2017
이 영화는 지난 2015년 11월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도 드림' 특집을 통해 박명수가 '아빠는 딸'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로 결정하며 미리 주목을 받았던 영화이다.
‘무도 드림’은 멤버 5명의 24시간을 경매에 올려 그 수익금을 좋은 곳에 사용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코너로, 당시 박명수는 최고가인 1300만 원에 낙찰됐다. 무한도전에는 낙찰되는 장면에 이어 박명수가 직접 촬영장에 가 촬영하는 장면까지 무한도전에 소개되면서 그 궁금증을 더했다. 그리고 영화 개봉 전 박명수의 촬영 장면을 선 공개하며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박명수의 출연은 분명 영화에 득이 되었으나, 촬영분을 선 공개한 것이 득이 됐는지는 의문이다.
'아빠는 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빠가 딸이 되고 딸이 아빠가 되는 영화이다. 극 중 아빠 역할은 배우 윤제문이, 딸 역할은 배우 정소민이 맡았다.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부녀지간이 그렇듯이, 사춘기가 된 딸과 아빠는 굉장히 서먹하다. 어렸을 때는 아빠와 결혼할 거라며 안기던 딸이 이제는 안기기는 커녕 말 한 마디를 제대로 나누지도 않고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는다. 방 문은 항상 걸어 잠그고 아빠는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 극 중 아빠와 딸은 꾸준한 갈등을 겪는다. 그러다 할아버지의 병문안을 하기 위해 찾아간 마을에서 대판 싸우고 만다. 그들은 마을의 오래된 은행나무 밑에서 싸우게 되는데, 사실 이 은행나무에는 전설이 있다. 이 은행나무 앞에서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는데, 아빠와 딸은 은행나무 앞에서 말실수를 하게 되고, 결국 몸이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사실 할 말이 많은 영화는 아니다. 조금 더 나쁘게 말하자면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 영화이다.
이후 상황은 말 안 해도 뻔하다. 중년의 아빠가 10대 딸이 되어 학교에서 겪는 에피소드와 10대 소녀가 중년의 아빠가 되어 회사에서 겪는 에피소드. 그 안에서 웃음을 찾아내는 영화이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그 안에는 화해와 감동의 이야기도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러한 류의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것들중 하나는 바로 '스포방지'이다. 뻔한 내용에 무슨 스포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코미디 영화는 극적인 요소, 그러니까 웃긴 장면이 드러나면 그것만큼 해가 되는 것도 없다. 웃긴 장면이 모두 스포일러 된 코미디 영화는 '예고편이 다다'라는 혹평을 듣게 된다. 그래서 나는 코미디언 박명수의 촬영 장면을 미리 공개한 것이 득이 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한 것이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장면을 미리 공개함으로써 정작 영화관에서는 웃을 기회를 놓치게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는 비록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윤제문과 정소민이다.
윤제문과 정소민의 연기력이 뛰어나 재미없을 뻔한 장면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특히 윤제문의 표현력에는 감탄이 나온다. 10대 소녀의 특징을 제스처와 말투를 통해 정말 잘 표현해냈다. 정소민 또한 거침없는 연기를 보여주며 웃음을 자아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한국의 범죄 영화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힐링을 목적으로 보기 좋은 영화이다.
 |
|
 |
 가족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할리우드 영화에 지친 사람
정소민을 좋아하는 사람
최근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진 사람 |
|
|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이성 간의 바디체인지를 그린 <체인지>(1997)를 여전히 기억한다면 <아빠는 딸> 역시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아버지와 딸의 몸이 바뀐다’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흥미진진한 설정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견인한다. 서로에게 무심한 부녀 관계를 그린 타이틀 시퀀스가 마무리 되면 돌연 사고로 바뀐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의 일상이 그려진다. 영화는 뒤바뀐 ‘몸’에 집착하기보다는 그들이 몸 담고 있는 회사와 학교에서의 위치를 중점적으로 비춘다. 꿈 같은 일을 하루 아침에 태연히 받아들인 채 각자의 상황에 녹아 든 모습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완벽히 역할에 스며든 배우 윤제문과 정소민의 호연으로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덕분에 상대방이 돼 보지 않고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세상의 통념을 보는 이들에게 유쾌하게 각인시키고, 딸과 아버지의 상황에 관객 자신의 경험을 빗댈 여지를 던지며 다양한 인생의 깨달음을 전한다. 다만 가족극 특유의 훈훈함과 감동으로 점철된 결말은 도전적인 영화의 주제에 비해 전형적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2017년 4월 5일 수요일 | 글_김수진 기자 ( sooj610@movist.com )
무비스토리
최신방송
좋아요 :
18명
글쎄요 : 0명
가족영화를 좋아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