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드냅
Kidnap , 2017

영화가 시작되면 아이의 성장 동영상이 이어진다. 갓난 아이 때부터 걸음마를 시작하고 마마를 말하는 시기까지 아이는 훌쩍훌쩍 커가고 영상을 찍는 엄마의 웃음소리는 행복하게 들린다.
한두번의 짧은 기억이 아닌, 이렇게 꾸준히 영상을 찍고 웃음을 담아내는 것은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이 아닐까. 육아를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처럼, 혹은 육아맘 카페처럼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마음은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은 깊어져만 가는 것을 알 수 느낄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카를라는 남편과 이혼 과정에 있는 힘든 시기에 있다. 아들 프랭키와 공원에 가서 노는 날, 이 좋은 시간에 카를라는 남편과 통화를 하느라 잠시 프랭키를 시선 밖에 두게 되고 프랭키는 갑자기 사라진다. 공원을 이리저리 헤매이며 아들을 찾다가 곧 안좋은 상황임을 인지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서 급기야 실종된 아이를 찾는 엄마처럼 프랭키를 부르며 찾는데 저 멀리 낯선 차에 프랭키가 납치되는 장면을 보게 된다.
카를라는 곧 납치하는 차를 쫓게 되고 경찰에 신고할 휴대폰은 배터리가 떨어진 채로 추격도중에 잃어버리게 된다. 전력으로 차를 몰아 추격을 하는데 그 때 나타난 경찰은 카를라에게 차를 세우라는 경고만 한다. 결국 납치범의 차를 세우게 된 카를라는 지갑을 던지며 돈을 가져가라 하지만 납치범은 이상하게도 돈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과연 납치범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카를라는 아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

<킹스맨 : 골든 서클>에서 킹스맨의 백업요원으로 거의 사무직 같은 임무를 취하는 할리 베리에 실망했던 팬이라면 이 영화 <키드냅>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할리 베리 혼자 카체이싱과 추격, 온몸을 던지는 격투 장면까지 영화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면서 종횡무진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엑스맨> 시리즈에서 스톰역으로 다져진 액션 감각은 영화에서 엄마가 아들을 구하는 것 이상의 매우 격렬하면서 다부진 인상을 던져준다. 그러니까 범인들은 대상을 잘못 고른게 맞다.

영화의 이야기는 직선으로 흘러간다. 아이들을 유괴하여 인신매매를 하는 집단 안으로 점차 들어가는 스토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엄마표 테이큰’이라고 불리듯 <테이큰>에서 납치된 딸을 구하는 리암 니슨과 닮았다. 다만 리암 니슨은 전직 비밀요원으로서 매우 잘 훈련되었고 글로벌화된 지역별 관계망도 잘 형성되어 있지만 카를라는 힘들게 육아를 하고 있는 생활 워킹맘일 뿐이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 그래서 액션의 정도와 강도는 예리하게 잘 짜여진 <테이큰>과 다르다. 생활 액션으로서의 엄마의 고난도 온몸 던지기만 있을 뿐이다. 그래도 위급한 상황에서 모성애의 발휘는 그 어떤 액션보다 위대하고 순발력이 강하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던질 준비가 되어 있기에 엄마는 아무 거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추격하는 차를 따라온 오토바이 경찰이 하는 일이란 겨우 갓길로 차를 세우라고 하거나, 근처에 분명 범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 경찰서에 들어가 신고를 해도 기다리라는 응대를 하는 것은 결국 직접 법집행도 아닌 개인적 구출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찰서 내부에 빼곡하게 붙여진 행방불명 실종 아이들 사진들은 이 절박한 상황을 더욱 절박하게 만들 뿐이다.
그리고 결국 쫓아 들어간 곳은 아이들 유괴의 본거지. 이미 다른 아이들도 유괴된 집에서 엄마의 공포는 극에 다다를 것이지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또한번 온몸을 던져야 하는 상황이다.
헐리우드의 공식대로 아들은 구하고 범죄인들은 일망타진한다.

스포라고 할 게 없이 그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다만 그 과정에서 주인공 카를라의 심정과 세상에 가장 소중한 아들을 구해야하는 현실에서 관객은 응원하고 같이 질주하면서 무섭고 희괴하게 생긴 범인들이 반드시 응징되기를 바랄 뿐이다.
아이가 실종되었다고 경찰서에 신고할 때 법집행을 하는 경찰관들의 느긋한 사무적 태도와 업무 처리 방식은 미국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구해야 할 일선에 있는 경찰관의 무신경과 태만은 영화 속에서도 그렇게 공분을 자아내면서 과연 시민 사회를 위급한 상황에서 구해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카를리가 목숨을 걸고 아들을 지켜낸 것은 엄마로서 보여줘야 할 자연적 모성애라면, 사회 안전망 시스템으로 가동되는 경찰의 임무는 국가적 안전 장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카를리의 추격과 응징, 결말에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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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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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이혼 후 양육권 소송 중인 웨이트리스 싱글맘 카를라. 그날은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아들과 놀이 공원에 가기로 했건만 동료는 지각하고 까다로운 손님은 주문을 번복한다. 겨우 직장에서 풀려나 놀이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잠시, 양육권에 불리한 소식을 접하고 핸드폰은 배터리가 떨어진다. 급기야 눈앞에서 아들까지 유괴당한다. 그녀의 자잘한 불운들은 모두 아들의 유괴라는 엄청난 사건을 위한 사소한 배경음이었던 셈이다. 이후 아들을 찾으려는 그녀의 무한 추격전이 펼쳐진다. <키드냅>에서 가장 답답하면서도 납득가는 부분은 바로 범인의 차를 뒤쫓는 엄마의 모습. 신고하고 싶어도 핸드폰이 없고, 범인의 차를 뒤쫓는 걸 멈출 수 없기에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다. 이렇듯 영화는 그녀를 홀로 싸울 수밖에 없는 완벽하게 통제된 상황으로 몰고 간다. 외곽도로에서 벌어지는 카체이싱은 상당히 긴장감 높고 후반부까지도 몰입감이 좋은 편이다. 다만 할리 베리가 내달리는 대담하고 강한 추격 외에는 볼거리가 빈약하다 느낄 수 있다. 루이스 프레에토가 연출했다.
2017년 11월 18일 토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