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맨
The Salesman 2016

이제는 세계적인 영화 거장이 된 이란의 감독 아쉬가르 파라디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세일즈맨>은 2016 칸영화제에서 뜨거운 호평과 함께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석권하고, 2017년 2월에 개최된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까지 수상했다. 이는 아쉬가르 파라디감독은 두 번째 아카데미 수상으로 첫 번째 수상은 2012년 개봉한 작품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이다.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이란이 낳은 세계적 명감독으로 제작에 참여한 모든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는 쾌거를 이루어낸 감독이다. 게다가 아카데미는 벌써 2회째 수상이니, 그의 능력에는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영화 <세일즈맨>은 그 외에도 제 11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최우수각본상), 제 34회 뮌헨 국제영화제 (Arri 상)을 수상했으며 제 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 28회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 (버즈어워드: 최우수 외국어영화), 제 41회 홍콩 국제 영화제 (마스터 클래스), 제 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등 20개가 넘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적을 이뤄냈다. 참고로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에게 첫 번째 아카데미 수상을 안겨준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제 32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작가상), 제 6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 (최우수각본상) 등 약 11개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제 28회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회고전), 제 38회 홍콩 국제 영화제 (포커스 앤 트리뷰트), 제 50회 금마장 (필름메이커스 인 포커스), 제 32회 런던 비평가 협회상 (감독상) 등 20개가 넘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럼 지금부터 가공할만한 스펙을 가진 감독의 가공할 스펙을 가진 영화 <세일즈맨>을 살펴보자.
영화 <세일즈맨>은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연극을 직접 보거나 대본을 읽어보지는 않은 터라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감독은 연극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연극과 시나리오의 주제가 마치 거울처럼 매우 비슷했다. 둘 다 굴욕과 경멸이라는 주제를 강조한다. 그래서 극장을 배경으로 연극을 하는 등장인물에 관한 시나리오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부부인 에마드와 라나이다. 둘은 같은 극단에서 연극을 하는 배우이다. 연극의 이름은 세일즈맨의 죽음. 에마드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하다. 어느 날 에마드와 라나가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이 붕괴되기 시작하고, 둘은 서둘러 집을 버리고 밖으로 빠져나온다. 한 순간에 지낼 공간을 잃어버린 그들은 마땅히 지낼 곳을 찾지 못하고 급기야는 연극이 이루어지는 극장에서 잠을 청하는 것을 생각할 정도의 지경에 이른다. 그때 극단의 동료가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빈 집을 소개해준다. 한 가지만 빼놓고는 문제될 게 없어 보이는 집이었기에 에마드와 라나는 곧 이사를 결심한다. 그 한 가지는 바로 이전에 살던 세입자가 방 한 켠에 물건을 두고 아직 가져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에마드와 라나가 가볍게 여긴 이 문제는, 훗날 그들의 인생을 크게 변화시킨다.
라나가 먼저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사건이 일어난다. 정체모를 남자가 라나와 에마드에 집에 들어와 라나가 샤워하고 있는 화장실에까지 들어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라나는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범인은 다리를 다친 채 도망간다.

그때부터 에마드와 라나의 삶에 서서히 균열이 생긴다. 죄책감과 수치심 그리고 두려움에 시달리는 라나, 그리고 수치심과 분노에 시달리는 에마드. 라나는 사고 이후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고 사건의 해결보다는 후의 안정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라나의 가장 가까운 가족이자 가장 힘이 되어주어야 할 에마드는, 라나를 안아주지 않는다. 그는 라나에게 따듯한 위로를 건네지도, 따듯한 포옹을 건네지도 못한다. 그는 단지 분노하고 있을 뿐이다.
시간이 흘러 라나가 겪은 사건은 에마드와 라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점점 더 전해지고, 에마드의 분노는 갈수록 커져간다. 범인이 급하게 나가느라 남기고 간 차와 소지품을 통해, 에마드는 범인을 직접 추격하기에 이른다.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잡게 된 에마드, 그는 라나를 불러 함께 범인을 마주하고, 범인에게 자신이 당한 만큼의 고통을 안겨주는 복수를 자행하려 한다. 하지만 라나는 복수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직접 사건을 당한 라나는, 그를 용서하기를 바라고 있다. 용서와 복수의 갈등 아래에서, 그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영화 <세일즈맨>은 아주 섬세한 감정을 다루는 영화이다. 초반부에 벌어진 사건을 통해 영화가 그려지며, 그 사건의 피해자인 부부가 사건을 인지하는 방식에 차이를 두어 영화의 감정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사건의 당사자는 위로와 안정을 원하는데, 그의 남편이 오히려 분노와 수치를 느끼는 것이. 이는 사건의 본질을 다루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보여준다. 사건 후에도 남편은 아내를 정말로 사랑했을까? 어쩌면 정절을 잃었다고 생각한 남편은, 아내를 예전과 같이 바라보지 못하는 자신을 향한 분노를 범인에게 표출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훌륭한 짜임새로 두 사람의 심리적 대립을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 <세일즈맨>, 두 사람의 심리적 묘사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진진함을 느낄 수 있는 이 영화는, 영화의 종반부에 복수와 용서라는 개념을 대립시켜 진정한 화해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해준다. 수많은 영화제가 선택한 영화 <세일즈맨>,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당장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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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와 칸 영화제가 인정한 수작을 관람하고 싶은 사람
세밀한 감정을 다룬 영화가 궁금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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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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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맨>은 ‘복수’와 ‘용서’의 딜레마를 고찰한 작품이다. 붕괴 위기의 옛 집에서 벗어나 새롭게 둥지를 튼 연극인 부부. 평온했던 이들의 일상은 새 집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와 맞닿는 순간 어그러진다. 아내 ‘라마’는 샤워를 하던 도중 괴한의 습격을 받는다. 뜻밖에 카메라의 시선은 ‘라마’보다 남편 ‘에마드’에게 향하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 조금씩 분노를 키워가는 그의 모습을 포착한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프레임 속 여백이 전하는 스산함이다. 예측 불가한 이야기 전개방식 때문에 무의미할지도 모를 빈 공간마저도 긴장감 있게 다가온다. 음향, 편집기술을 활용한 연출적 묘수가 발현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몰입을 끌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세일즈맨’과 다를 바 없었던 ‘에마드’의 최후는, 그의 얼굴로 가득 찬 클로즈업 숏과 함께 마무리되며 오랜 잔상을 남긴다. ‘용서하느냐, 복수하느냐’ 묵직한 물음을 던진 영화는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신작으로 제 8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2016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17년 5월 2일 화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ujin.ki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