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나의 신부
My love, My bride, 1990

예술의 영원한 테마 사랑, 그리고 영원한 테마와 늘 함께하는 결혼생활, 처음처럼 늘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기에 많은 감독들은 사랑과 결혼에 대한 궁금증을 영화로 만들고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박중훈, 최진실 주연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는 사랑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여러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보여주며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의 진실과 그 달콤함 뒤에 감추어진 어두운 이면까지 낱낱이 드러내 보여준다.

내놓는 작품마다 독창적인 스타일을 고집하는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력을 선보이는데 코미디 영화에서나 가끔 선보였던 말풍선이 등장하는가 하면 새로운 파트가 시작될때는 자막을 통해 전개될 내용에 대한 암시를 주기도 하였다.
요즘 TV를 보다보면 어렵지 않게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을 볼수있는데 1990에 개봉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데 있어서 거침이 없었던 감독의 기발한 연출력은 발전을 거듭나고 있는 한국영화에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된다.

이명세 감독의 독창적인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흥행도 성공하고 연출력도 인정받으며 개봉 당시 각종 영화제의 신인감독상을 휩쓸기도 했는데 영화의 성공으로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문구로 광고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최진실이라고 할수 있다. 광고에서 여자는 신나게 물건을 사고 남자는 결제를 해주면서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최진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최진실 하면 행복의 아이콘을 떠올릴 수 있었다.
<남부군>으로 영화에 데뷔했지만 안성기, 최민수, 이혜영 등 당시 최고의 톱스타들 틈에서 최진실이 연기한 박민자라는 인물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는데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미영은 그녀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줄수 있었던 작품으로 CF스타에서 영화배우로 발돋음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미영이라는 캐릭터는 최진실의 사랑스러운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고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녀와 사랑을 꿈 꾸었을만큼 당시 최고로 사랑 받았던 배우이다.

영화 <미스터 맘마>에서 영주, <마누라 죽이기>의 소영도 최진실과 잘 어울리는 배역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최고를 꼽으라면 당연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의 미영 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혼초 집들이에 온 영민의 회사동료들 앞에서 '당신은 모르실꺼야'를 부르다 음이탈을 경험할때나, 영민의 심정은 헤아리지 못하고 짜장면을 먹다 짜장범벅이 된 얼굴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본다면 그녀가 왜 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할 수 있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란? 한송이 장미처럼 아름다운 것,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것, 할머니 쉐타처럼 포근한 것 , 팝콘처럼 고소한 것, 공상과 기다림, 만남과 눈물, 그리고 추억으로 남는 것 이라며 사랑을 정의하고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라고 질문을 던져놓고 영화는 시작된다. 영민(박중훈)과 미영(최진실)은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미숙하다. 결혼신청을 하는 장면도 그렇고 해운대로 신혼여행 가서 콘돔을 사기위해 약국에서 벌어지는 해프닝도 그렇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침실에서 영민은 미영과 잠간의 스킨쉽만으로 혼자 거사를 치뤄버리고 마는데 영문도 모르는 미영은 영민이 화난 걸로 착각할만큼 이들의 연애와 사랑, 결혼은 미숙함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동료인 최작가(김보연)와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눌때 "사랑해, 미영!" 이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와 실패를 해도 안타까워 하기보다 사고를 치지 않게 해줘서 고맙다며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할 정도이다.

얼굴에 기미가 꼈다는 옆집 아주머니의 말에 거울을 보다 문득 첫 사랑의 기억이 떠오른다. 미영의 발길이 닿는 곳은 한적한 교외의 시골길, 깜빡 잠이들어 깨어보니 버스는 종점에 머물고 있고 창문밖에서는 어린 꼬마가 물을 뿌리며 한차례 손님들을 실어나르고 온 버스를 시원하게 싯겨주고 있다.
허름한 호남정유 주유소가 보이고 신작로 길가에는 고장난 TV와 라듸오를 수리해주는 '태양 소리사'가 보인다. 종점의 담배 가게에서 담배를 사고 대포집에서 먹지도 못하는 막걸리도 한 잔 하고 '금교 사진관'에서 플레쉬를 터트리며 독사진도 찍어본다. 원 다실(茶室)에서는 선풍기 앞에 모여앉아 잡담을 나누는 마담과 아가씨들, 오래된 흑백사진속에 등장하던 그 추억속의 장면들을 파노라마처럼 비춰주며 미영의 아련한 기억들을 되살아나게 만든다.

추억을 떠올리는것도 잠시 현실로 돌아오면 색바랜 난링구를 입고 타박해대는 남편만 존재할 뿐이다. 이 또한 추억속의 한 폐이지를 장식할 것이고 세월이 흐른뒤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1980년대 초반을 연상시키는 고즈넉한 풍경과 이제 갓 세상에 나온 소녀처럼 청순한 최진실을 볼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엉성한 화질이 방해할수 없을만큼 소박하고 아름다운 장면들로 가득채워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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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그녀를 가장 사랑스럽게 빛내준 영화.
1990년대 아날로그 감성에 빠져들수 있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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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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