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서클
The Circle , 2017

메이(엠마 왓슨)은 작은 도시의 어느 공단에서 전화상담원으로 종사하면서 아픈 아버지를 모시고 그리 넉넉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메이의 친구 애니(카렌 길런)의 제안으로 우연하게 면접을 보게 된 세계적인 소셜미디어 IT 기업 서클에 덜컥 합격하게 되고 성공의 이직을 하게 된다.
전화상담이라는 똑같은 업무를 하게 되는 메이는 이전 직장과는 달리 완벽하게 시스템화된 상담 방식, 고객 응대 매뉴얼, 그리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근무 환경에 숨겨졌던 내면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한다.

한편, 서클은 씨체인지SeeChange 라는 프로젝트를 발동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보고 바꾸는’ 모든 행태와 과정을 말한다. 서클에서 개발한 씨체인지 카메라는 인간의 안구 사이즈로서 크기도 작지만 매우 고화질의 영상을 촬영하면서 이를 무선으로 보내고 받는 기능도 있는 첨단 카메라이다. 이 카메라를 통해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은 면으로 변화시키고 위협을 사전에 제거하자는 취지의 프로젝트가 바로 씨체인지 프로젝트이다.
메이는 씨체인지 카메라 덕분에 목숨을 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혼자 늦은 밤에 카누를 타다가 사고가 나지만 바로 이 씨체인지 카메라가 그녀를 살리게 되는 도움을 준다. 메이는 씨체인지 카메라의 효능을 얻은 최고의 수혜자가 되어서 이를 적극적으로 대외에 알리고 결국엔 씨체인지 카메라를 이용한 24시간 일상생활을 생중계하는 프로젝트에 주인공이 된다.
이제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덩달아 생중계에 저절로 노출되고 이를 껄끄러워하는 사람들은 점점 부담을 느끼며 메이를 대한다.

이상의 줄거리를 보게 되면 SNS 생활에 대한 지금 2017년의 모습이 딱 그렇게 적용된다. 씨체인지 카메라가 없어도 된다.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카메라가 달려있고 찍고 등록하는 SNS 계정은 누구나 쉽게 열 수 있지 않은가.
SNS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홍보하거나, 자랑하거나,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수단 등 다양한 기능과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업무적 기능을 동반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은 공유되고 숨겨지지 않으며 노출된 사실들은 주워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번 쏟아진 물은 담을 수 없듯 한번 등록되어 제재되고 퍼져나간 정보는 원상태로 삭제되거나 수정되지 않는다는 것에 서클의 씨체인지 카메라의 기능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서클이란 기업은 거대한 자본과 진보적인 기술로 인터넷 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이자 매우 진취적인 기상을 가진 업체인데 경영진 대표인 에이몬(톰 행크스)는 공유하는 것은 착한 것, 선한 것이고 숨기는 것(비밀)은 악한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극단의 개념을 가지고 이를 기업 경영에도 적용한다. 선한 얼굴의 톰 행크스가 이렇게 의외의 악역으로 나서니 서클이라는 회사의 차가운 이미지와 제대로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서클이란 기업은 투명하고 공개된 정보의 공개, 그것이 공적인 것이든 사적인 것이든 모든 것을 공개하는 것이 선의지로 가는 것이고 비밀을 유지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해가 되면서 미래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선결론을 내린다. 이 윤리의 혼선 속에서 메이 또한 그대로 함몰되고 목숨을 건졌다는 개인적 경험의 확장에서 정보의 공개에 대한 가치 판단은 뒤로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결론적으로 서클은 이 가치 판단의 기치를 위해서 또한 숨겨진 욕망의 본능을 꽁꽁 감춘다. 스스로 감춘 욕망은 과연 어떻게 선하게 노출하고 공유하고 개방할 것인가.
이 딜레마를 해결한다는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공유와 공개의 개념을 관철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서클은 빌딩 지하 공간에 사람들의 동의 없이 이들의 정보를 차곡차곡 저장하여 DB화하고 있고 이야말로 정보의 공개와 공유가 과연 윤리와 도덕,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메이는 과연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태도로 어떤 자세를 취할지, 그것은 영화의 후반부에서 매우 흥미롭게 펼쳐지니 반드시 영화로 확인해봐야 한다.

실제 지금 이순간도 등록되는 수많은 SNS 포스팅은 순신간에 퍼져나가고 저장되고 공유된다. 뱉어낸 말은 담을 수 없다는 명제는 SNS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기업은 SNS라는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라지만 이를 제어하고 차단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책무도 반드시 포함되어 있다. 단지 서비스 제공의 책임만 진다고 해서 윤리적 책임, 실제 현실 세계에서 발행하는 사건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가상의 게임 아이템임 현실에서 금전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은 거래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서클의 공유 개념은 그래서 도덕적 기반을 배려하지 못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만약 메이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도덕성을 회복하는 길에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이를 밝혀낸 것 또한 서클이 주구장창 주장해온 공개와 공유의 정신에 반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밀은 거짓이라는 전제에서 ‘비밀=악’ 또는 ‘비밀=불건전’이라는 도식을 마련하는 것은 비밀이라는 가치와 볼륨을 한곳에 몰아넣고 외면한 결과이다. 잘못된 전제는 잘못된 결과를 이끈다. 비밀은 비밀일 뿐이고 그 안에 담겨진 비밀은 비밀로서 유지가 될 때만 참작이 될 뿐이지 공개되면 그것은 더 이상 비밀이라 할 수 없다는 사실도 톰 행크스의 연설에서는 빠져있다.
이러한 가치 판단의 기준을 영화 <더 서클> 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매우 진지하고 꾸밈없이 서술하고 있다. 관객에 판단을 맡기되 이미 정답을 알고 있기에 여유로운 모습이다.
엠마 왓슨과 톰행크스를 한 장면에서 보게 되는 경험도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이다. 엠마 왓슨의 고정팬들은 더 이상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를 떠올릴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엠마 왓슨은 더 이상 마법을 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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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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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은 힘이지만, 모든 것을 아는 건 훨씬 좋은 일이다” 서클 CEO ‘에이몬’(톰 행크스)의 캐치프레이즈다. 지극히 긍정적인 말 같지만 조금 더 생각하면 동전의 양면과 다름없다. <더 서클>은 관객들에게 정보 100% 공유사회의 명암을 지레짐작하게 만들며 시작하는 작품이다. 의구심 속에서 관객들은, 햇병아리 신입 ‘메이’(엠마 왓슨)의 일상을 쫓으며 ‘꿈의 직장’ 서클의 편리한 업무 환경을 체험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생활 침해, 무분별한 악플 등 부정적인 사례가 줄줄이 발생한다. 주인공의 고뇌는 커지지만 아이러니한 건 안타까움보다 서클의 어두운 이면이 드러난 것에 대한 쾌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단, 영화는 정보사회 그 자체에 책임을 묻지 않고 이를 악용하는 개인의 도덕성에 무게를 실어낸다. 엔딩 크레딧 후에도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건 이 때문이다. 스칼렛 요한슨의 <그녀>처럼 온라인 환경을 그대로 옮겨온 시각 효과가 사람 냄새 부재한 딱딱한 분위기를 배가시키는 데 일조한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데이브 에거스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2017년 6월 15일 목요일 | 글_김수진 기자 (sujin.ki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