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REAL , 2016

<리얼>, 요즘 흐름에 맞지 않게 너무 앞서간 영화. 딱 한 줄로 말하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옛날에 류승범이 바지를 접어입어서 패션테러리스트가 됐다. 10년이 지나 재평가를 받아 패션의 선구주자가 된 것처럼 <리얼>도 나중에 그렇게 된다면 좋겠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너무 아깝다. 심지어 설리마저도 연기를 나쁘지 않게 했다. 모든 건 내용이 망쳐버렸다. 감독이나 작가가 약을 하고 만든 것이 아닌 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줄거리가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탄생, 대결, 리얼로 나뉘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잡았는지 잘 모르겠다. 전체적인 내용은 장태영(김수현)이 시에스타라는 카지노를 만들면서 시작된다. 카지노 오픈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조원근(성동일)이 등장한다. 조원근은 자신의 지분을 주장하며 시에스타를 빼앗으려고 한다. 이걸 막기 위해 장태영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시작한다. 마침내 자신의 조건과 맞는 투자자를 찾는데 성공한다. 투자자가 의심가지만 조원근을 막기 위해 계약을 한다. 시간이 지나고 투자자의 감춰졌던 비밀이 하나씩 들어나면서 장태영은 혼란에 빠진다.
장태영은 시에스타를 지킬 수 있을까?

<리얼>이 개봉하기 전부터 여러 가지로 많은 이슈가 되었다. 그래서 모두 기대를 많이 한 것 같다. 엄청난 기대를 하고 이런 영화를 봤으니 실망의 크기는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그래도 영화에서 봐줄만한 건 있다. 우선 배우들의 연기력은 봐줄만 하다. 특히 슈트 장태영, 뿔테 장태영 역할을 맡은 김수현이 대단한 것 같다. 연기를 잘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꼼꼼하게 연기를 하는 줄 몰랐다. 1인 2역인데 전혀 다른 사람처럼 연기를 잘 한다. 영화 내용의 90%가 김수현 혼자 나오는데 생각보다 질리지는 않는다. 다만 내용이 너무 이상해서 영화에 집중이 되질 않는다.

영화에서 잘 한 건 배우들 섭외 말고 또 있다. 바로 영상 효과이다. 영화를 딱 보면 “이거 돈 좀 많이 들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엄청 화려해서 할리우드에서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그냥 막연하게 화려하기 보다는 약간 예술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그 만큼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색감은 약간 <네온데몬>이랑 비슷하다. 화려하고 빨강, 파랑이 섞여 보라색 빛 느낌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든다.

<리얼>을 보고나서 많은 것들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몇몇 장면만 기억이 나는데 그 중에서 장태영의 액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많은 액션 중에서도 특히 발레를 하면서 하는 액션이 생각에 많이 남는다. 일단 잘 접하지 않았던 방식이라 그런 것 같다. 상대방 몸에 손, 발이 닿지 않아도 날아가는 상당히 옛날 액션이지만 감독은 액션보다 현대무용을 통해서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감독의 의미전달에는 실패했지만 가장 공 들인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관객의 생각에 가장 남았다면 반은 성공한 것 같다.

<리얼>을 보면 여기저기서 본 것 같은 장면이 많이 나온다.
작가나 감독이 보고 감명 받았던 영화의 명장면을 한데 모은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욕하는 만큼의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보통 <7광구>, <클레멘타인>급 망한 영화라고 한다.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다. 사람들 기대가 높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앞에 말한 영화는 말도 안 되는 재료로 말도 안 되는 요리를 만든 것만큼 폭망한 영화다. <리얼>은 오히려 <나의 절친 악당들>과 비슷한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재료로 말이 되는 요리를 만들었지만 맛은 없는 그런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리얼>보다 <나의 절친 악당들>이 더 심 할 수 있다. 궁금하다면 둘 다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고나면 “???”이런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
|
 |
김수현 팬이라면
최진리 팬이라면
새로운 액션 느와르를 보고싶다면
봐도 봐도 이해 안 되는 수수께끼 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
|
| 글: 투to2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1인 2역을 소화한 김수현이 애썼다. 보는 사람 턱이 아플 때까지 껌을 씹고 과감하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때로는 고릴라 흉내를 내는 괴이한 열연(?)도 선보인다. 그 외에는 무얼 기대하든 실망할 것 같다. 아시아 최대 카지노인 시에스타를 지키려는 ‘장태영’과 그에게 접근하는 의문의 르포작가 ‘장태영’이 이야기의 두 축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신이 ‘진짜’임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를 정복하고 짓누르려는 두 캐릭터의 정서를 제대로 투영할 서사와 맥락이 없다. 영화를 지탱하는 힘인 이야기가 빠져 있으니 다 보고도 무얼 봤는지 모호하다. 분절된 장면과 장면을 지배하는 건 원색적이고 대비가 강렬한 색채들이지만, 미장센이라기보다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중국 자본의 선호가 반영된 결과물로 보인다. 공간적 배경인 서울의 야경이 남산타워 솟아있는 홍콩 같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일 것. 최진리가 전라로 영화에 출연하고 성동일, 이성민, 조우진 등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나서 주지만 간지 터지는 액션 느와르를 완성하기엔 역부족이다. 137분의 피날레는 뜬금 없는 연출로 웃음까지 터져 나온다. 알리바바픽처스가 110억을 투자했다.
2017년 6월 22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sujin.kim@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