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오브 어스: 인류최후의 생존자들
Here Alone 2016

<더 라스트 오브 어스>는 동명의 좀비게임과 전혀 상관이 없는 독단적인 좀비영화이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here alone 이라는 전혀 다른 제목이었으나 어쩐 일인지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이름과 똑같이 지어 홍보하였다. 같은 좀비영화래도 스토리나 분위기면에서 많이 다르기 때문에 기대치를 낮추길 바란다. 참고로 원래는 게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제작되기로 하였으나 무산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좀비바이러스가 퍼지고 혼자 숲 속에서 지내던 앤이 ‘크리스’와 크리스의 의붓딸 ‘올리비아’를 거둬들이는 이야기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잘 가꿔진 야영지에서 지내는 셋은 드문드문 대화를 튼다. 바짝 신경이 곤두섰던 앤은 점차 크리스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올리비아는 그런 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침내 음식이 똑 떨어지게 되자 셋은 다 함께 집을 털러간다. 여기까지가 영화의 95프로 진행상황이다.
영화는 굉장히 정적이다. 좀비영화치고 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어떤 영화를 가지고 와 비교해도 정적이다. 별 내용도 없고 별 대화도 없다. 좀비도 기껏해야 4번정도 마주치는 것 같은데 마지막 장면에서야 스토리가 진행되고 좀비가 나온다. 그러니까 이 영화에서의 좀비는 스토리의 기본베이스로 사용되었을 뿐이며 주요 스토리는 사람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다른 좀비영화처럼 사람간의 무너진 질서라던가 권력을 위한 원시적인 욕망이 아니라 인생의 적막함, 외로움, 약간의 질투정도를 다룬다.

영화의 엔딩부는 정적이었던 스토리에 비해 파격적이긴 하지만 다른 좀비영화들의 보통분위기 정도에만 미칠 뿐이다. 크리스는 좀비의 미끼를 자처하고 앤과 올리비아가 폐가에 음식을 가지러 간다. 내내 눈빛이 묘하던 올리비아는 앤을 무력으로 묶어놓고 좀비를 유인한 뒤 혼자 집을 빠져나간다. 그러나 자신의 꾀가 자신에게도 위협이 됐는지 몇몇 좀비들이 야영지까지 따라붙고, 이미 기다리고 있던 크리스까지 위험에 처한다.
올리비아의 질투심을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잠시 생각해봤다. 좀비가 득실대고 사람의 온기란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서 크리스는 자신이 아는 유일한 가족이었다. 앤이 고요하고 견고한 관계에 침투하는 것이 올리비아에겐 크나큰 파장이 아니었을까? 그게 좀비의 밥으로 만드는 것은 정도가 너무 심하긴 하지만 사람목숨이 파리 목숨인 마당에 올리비아가 질서를 지킬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올리비아를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앤은 뭘까? 앤은 원래 착한가? 모르겠다. 앤도 마지막에 악을 지른다. 살가운 척 머리를 기대는 올리비아가 가증스러운 것인지, 남편과 갓난아이를 잃었는데 크리스까지 잃어서 그러는 건지. 마지막 회상장면과 맞물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후자에 약간의 전자가 섞인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다. here alone. 앤은 올리비아가 자신을 내리치고 묶은 것을 알고 있다. 앤은 끝내 올리비아를 구해줬지만 그건 자신의 갓난아기를 투영한 것이거나 상식적인 선에서 도와준 것일 뿐인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의 옆에 올리비아가 머리를 기대오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크리스를 잃고 올리비아를 믿지못하는 앤은 이제 혼자다.
어찌됐거나 이 영화는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을 다루었고, 지독하게 정적인 것이 분명하다. 스산한 분위기와 청각적인 자극, 침침한 색채로 어느 정도 좀비분위기는 형성된다. 그러나 좀비가 등장하는 장면이 지나치게 제한되었고 생존과 상관없는 무의미한 대화들이 고요한 캠핑장을 떠올리게 해 긴장감이 뚝 떨어진다. 단 하나의 좀비영화까지 섭렵해야하는 좀비광이라면 이 영화에 도전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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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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