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스테드먼의 괴기한 그림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따라서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이 보여주는 랄프 스테드먼의 작업 과정은 흥미로운 볼거리다. 몽타주 형식의 인터뷰 영상과 감각적인 애니메이션을 화려하게 엮은 편집기술은 관객에게 다양한 시각적 유희를 제공한다. 반면, <랄프 스테드먼 스토리: 이상한 나라의 친구들>은 그림과 랄프 스테드먼의 과거 행보에만 집중한 나머지 인물이나 사건의 진실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한 편의 움직이는 삽화집에 머문다. 랄프 스테드먼의 정치적 이념과 예술 세계,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는 피상적인 스케치 수준에 그치고, 조니 뎁은 영화에 스타덤 이외의 특별한 요소를 보태지 못한다. 다큐멘터리의 이야기 대신 랄프 스테드먼의 그림과 그 그림을 닮은 영화 속 이미지만 기억되는 영화다.
2014년 7월 3일 목요일 | 글_최정인 기자 (jeongi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