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
Will You Marry My Wife?, 2016

소개할 영화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는 방송 작가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해온 히구치 타쿠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생의 마지막 남은 6개월 이란 시간동안 남겨질 아내와 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수 있을것인가? 라는 질문과 함께 시작한다.
시한부 인생을 다룬 많은 영화들이 이별을 두려워하는 인물들의 슬픔을 극대화 시키는데 치중했다면 이 영화는 남겨질 아내에게 새로운 남편감을 찾아준다는 엉뚱한 발상으로 부터 시작해 급기야는 아내를 재혼시키기 위해 주변사람들까지 동원하면서 예능작가로 마지막 인생기획을 꾸며 나간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그렇기 때문데 그 과정이 어둡지 않고 시종일관 밝게 유지되고 있어서 시한부 생명을 다룬 여느 영화들과는 달리 묵직한 부담감을 덜어버리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주인공 슈지(오다 유지)는 경력 22년차를 자랑하는 베테랑 방송작가로 어떤 상황도 즐겁게 맞이하자는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평범한 일상에서도 재미를 찾아내는 그의 탁월한 능력은 생의 마직막 순간에도 빛을 발하게 된다. 몸에 이상을 느낀 슈지가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의사가 췌장암 말기로 6개월 밖에 살지못한다는 진단을 내리자 남아있는 가족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생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이다.
웨딩업체 광고를 보다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린것인데 그것은 바로 아내 아야코(요시다 요)에게 어울릴만한 남편을 찾아주자는 것이었다. 자신이 죽고나면 힘들어할 아내를 위해 곁에서 힘이 되어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인데 이 계획은 결혼상담소를 운영하는 옛 직장동료 치타 카오리(다카시마 레이코)를 만나면서 구체화 된다.

정말 어이없고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그가 예능프로의 작가라는 사실을 참고한다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죽음까지 예능의 소재로 삼는 사람이라며 비판하기보다 예능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죽음마저도 희화할 수 있었다는 초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일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아내와 아들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서라고 하니 이런 남편이 어디있을까 하는 경외심까지 들게 만든다. 어찌됐든 방송프로의 MC가 바뀌어도 방송은 계속되는것 처럼 자신이 죽고 나서도 아내의 행복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품이나 재력 모든 면을 완벽하게 갖춘 재혼상대 이토 쇼조(하라다 타이조)를 찾아낸다.

6개월 이라는 시한부 삶, 죽음을 기다리는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라서 어떤 구도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감동을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인데 <내 아내와 결혼해 주세요>는 예전 신파극 에서나 보여줬던 연출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 대신 독특하게도 아내에게 남자를 소개시켜주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황당한 상황들을 만들어내며 멜로드라마 에서 로맨틱코미디로 진로를 변경해 버린다.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관객들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흐트려놓고 아내에게 소개시켜줄 남자 이토 쇼조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자신이 이런 일을 벌이게 된 당위성에 대해서 줄줄이 늘어놓기 시작한다. 절대 우울해 하지도 않고 가족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다는것에 만족해하며, 새로운 식구를 만들어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웃으면서 보낼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영화의 소재는 진지하지만 스토리는 굉장히 재미있는 영화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내에게 멋진 남자를 소개시켜주고 그와 결혼하는 모습을 보고싶다는 소망이 당혹스럽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간절하고 절박한 심정이 담겨져있어 웃다가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낮설은 슬픔을 경험하게 만든다.
이런 남편의 간절함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아내 슈지의 고민은 더욱 안스럽다. 죽음을 앞둔 남편의 행복한 모습을 보기위해 기꺼이 내키지 않는 결혼식의 주인공이 되는걸 마다하지 않고, 그가 기획한 마지막 연출작에 주인공이 되어 누구도 해내지 못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 것이다.

슈지의 접근이 계획된 것이었다는것을 알고 결혼할 생각이 없던 쇼조가 결혼을 승낙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결혼과 가정의 소중함을 끊임없이 설파하던 슈지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들어보면 결혼은 생계가 걸린 공동체생활이고, 그 어떤 요리보다도 맛있는것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라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있어서 무심코 지나쳐버릴 수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과 결혼 그리고 우리네 인생까지, 슈지가 남은 삶을 정리하는 과정속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모든것이 담겨져 있다. 아내를 위한다는 방법이 비록 이설프게 마무리되는 헤프닝 수준이라고 하지만 그 투박한 행동도 생의 마지막선물 이라는 간절함 때문인지 아름다운 몸짓으로 기억할수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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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보면 좋을 영화.
가족애를 느낄수 있는 잔잔한 감성드라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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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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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선고를 받은 단란한 가정의, 친구같은 아버지이자 자상한 남편이 있다.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는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줄 사람을 손수 골라주고 싶은 가장’이라는 독창적 사고에서 출발한다. 피할 수 없는 가족 간의 이별을 눈물로 채우는 대신 밝고 유쾌하게 그리나 결국 이별은 이별이기에 슬픔을 피할 순 없다. 물론 죽음에 대처하는 주인공 ‘슈지’의 지나친 초연함과 이에 동조하는 아내 ‘아야코’, 그들의 사고와 행동의 흐름에 일정 부분 동조 하기 힘든 지점도 있다. 하지만 남편과 아내를 연기한 오다 유지와 요시다 요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작위성을 무마한다. 특히 나카시마 미카가 부른 ‘Forget Me Not’ 과 함께 엔딩 크레딧에서 방출되는 추억 한컷 한컷이 촉촉하게 마음을 두드린다. 국내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었던 <결혼 못하는 남자>의 미야케 요시시케가 연출했고, 예능 작가이자 소설가인 히구치 타쿠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2017년 5월 11일 목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