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 인사이드
Orage , The Storm Inside , 2015

<연인>의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단편 <한여름 밤 열시 반>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스톰 인사이드>는 중년 여성 ‘마리아’의 이야기를 그려낸 로드무비이다. 알콜 중독자인 마리아는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향해 위험한 여행을 시작하고 그 옆에는 살인자가 있다.

마리아는 남편과 어린 딸 하나를 가진 아내이자 엄마이다. 부르주아에 속하는 마리아의 가족은 친구 루이스와 함께 스페인으로 여행을 떠난다. 스페인으로 가는 길에 마리아의 가족은 예상하지 못한 태풍을 만난다. 태풍에 갇힌 마리아 가족은 근처 호텔을 찾아간다. 하지만 방이 없어 복도에서 머물게 된다. 마리아는 남편 피에르가 남은 방이 있는지 호텔 카운터에 물어보러간 잠깐 사이에 딸 주디트를 놔두고 술을 마시러 간다. 마리아는 술집에서 한 아랍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숙소까지 오는 내내 잠깐씩 접했던 어떤 사건에 대한 실체를 알게 된다. 사실 그날 같은 지역에서 아랍 남자 나빌이 자신의 아내와 그 정부를 총으로 쏴 죽인 살인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마리아가 만난 남자는 나빌이 죽은 남자의 사촌이었다. 그 소식을 듣고 마리아는 호텔에서 오는 길에 검문을 당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사진으로 봤던 남자가 나빌이라는 것을 짐작한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혼자 옥상에 올라간 마리아는 그곳에서 나빌을 만난다.
나빌은 자신을 발견한 마리아를 보고 경계하지만 마리아는 나빌을 겁내지 않는다. 오히려 나빌에게 다가가고 나빌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렇게 나빌과 마리아의 위험한 동반 여행이 시작된다. 이들의 여행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영화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이 영화는 아주 담담하고 담백하다. 영화의 중심에 살인 사건이 있지만 전혀 자극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게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간다. 영화의 연출을 조용하게 가져감으로써 가져온 이익은 바로 섬세함이다. 이 영화의 유일한 무기는 바로 섬세함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오로지 마리아 한 명으로 압축시킬 수 있는데, 그만큼 다른 인물들이 가지는 무게감이 적다. 마리아는 영화에서는 설명해주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결핍되어 있는 상태이다. 남편과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으며 알콜 중독에 대한 원인도 그곳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어떤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어떤 설명도 없이 단지 주인공인 마리아를 관조한다. 이 영화의 무게는 마리아의 감정 변화에 있다.

마리아는 나빌에게 자신이 바라는 어떤 ‘이상향’을 투영시킨다. 영화에서 마리아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사랑 때문에 사람을 죽이다니, 당신은 그럴 수 있어?’ 이런 대사에서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마리아가 나빌의 살인을 낭만적인 행위의 일종으로 바라봤다는 것이다. 외롭고 슬픈, 사랑에 목말라 있는 영혼, 무엇인가에 결핍되어 있지만 끝내는 매울 수 없는 고통의 감정, 그래서 현실을 부정하려고 도망치는 여정을 떠나는 사람. 이것이 마리아가 그들을 정의하는 방식이고 나빌과 여정을 떠나는 이유이다.
하지만 마리아는 끝내 현실에서 도망치지 못한다.
그녀가 묶여있는 현실로 다시 돌아오고 만다. 자신의 이상향을 잃고 다시 돌아온 현실에서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어쩌면 끝내 살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마리아에게 삶은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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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정표현을 좋아하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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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bta_vistavie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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