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걸음까지
So weit die Fube tragen , As Far As My Feet Will Carry Me , 2001

2차 세계대전을 독일군의 관점으로 바라본 <마지막 한 걸음까지>는 플레멘스 포렐이라는 인물이 실제 경험했던 일들을 토대로 한 영화로, 이전 나치독일의 무자비한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들과는 달리 패전국이 되고난 후 전범재판을 통해 유죄판결을 받고 강제 노동수용소에 보내진 독일 군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독특한 영화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강제로 징집된 대다수의 독일군도 나찌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 중 일부라고 볼 수 있는데 그들은 전쟁이 종결된 후 에도 되려 죄 값을 떠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만 했다. 소개할 영화 <마지막 한 걸음까지>에 등장하는 포렐도 그중 한명으로 아유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끌려온 유대인처럼 러시아의 끝자락 시베리아 수용소에 끌려간 뒤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탈출하여 시베리아 벌판을 가로질러 중앙아시아에 도달하기 까지 멀고도 먼 고난의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2011년 개봉한 <웨이 백> 같은 경우도 시베리아 수용소를 탈출한 7명의 수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웨이 백이 탈주한 인물들의 갈등과 자연을 상대로 한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데 집중 하였다면 <마지막 한 걸음까지>는 수용소 소장 카마네프의 집요한 추격전이 가미 되어 전개도 속도감있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한다.
비슷한듯 하지만 <웨이 백>에서 주인공 야누즈는 폴란드 인으로 독일군이 주인공인 <마지막 한 걸음까지> 와는 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엄밀히 따진다면 1977년 개봉한 <철십자 훈장> 이나 1993년 개봉작 <스탈린그라드: 최후의 전투> 같은 영화들이 전쟁영화라는 장르의 차이는 있으나 독일군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45년 크레멘스 포렐은 소비에트 연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되어 25년의 강제 노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독일이 패전국이 되면서 군인이었던 포렐은 범죄자 신분이 되어 시베리아의 노동 수용소로 이송된 것이다. 시베리아 탄광에서의 생활은 비참함 그 자체였다. 극한의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굶주림에 허덕이다 기력을 잃고 쓰러지는가 하면 수용소내에 장티푸스가 창궐하여 죄수들의 생명이 위협받아도 손을 쓰지 않고 방치한 상태였다.

수용소내 환자를 책임지고 있는 파크마토바 박사는 미국인들이 공급해주는 페니실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수들에게 약을 제공하지 않고 있고 또 한명 슈타우퍼 박사는 어떻게든 죄수들을 살리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다. 포렐이 수용소를 탈출하기 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도 슈타우퍼 박사로 자신이 유대인 이면서도 원수와도 같은 독일군 장교의 탈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이다. 수용소 밖으로 탈출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수용소 소장 카마네프는 집요하게 추적을 계속하고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에서 강추위와 맞서야하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플레멘스 포렐은 수용소로 가는 기차안에서 포로중 독일군 사령부에서 지도 만들었던 덴흔에게 탈출을 하더라도 얼마나 먼 길을 가야만 하고 가는 도중 굶어 죽거나 얼어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들어 알고 있으면서도 죽음보다 더 두려운 수용소를 탈출하고 싶어 했다. 그가 수용소를 탈출하여 유럽으로 가는 길에 목숨을 위협받는 일도 있었고 에스키모 소녀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지만 가족을 만나기 위한 집념을 꺽을 수는 없었다.
수용소 소장 카마네프의 끈질긴 추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에트 연방의 국경까지 도착한 포렐은 이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카마네프와의 질긴 인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지만 카마네프 중위의 자존심도 포렐의 집념 못지않게 대단한 것이었다. 군인으로써 명예와 자존심이 걸린 싸움에 승리자가 된 카마네프는 자신의 승리를 지키기보다 패자의 유약함을 다독거리며 기꺼이 포렐의 행로를 내어주었다. 영화 <마지막 한 걸음까지>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용서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 이었다.

독일인의 눈으로 바라본 독일군의 이야기, 주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집단보다 개인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결국 가족을 찾기 위한 독일 군인의 눈물겨운 여정으로 마무리 된다. 수용소를 탈출하고 나서도 자신이 살기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요한 포렐의 범죄행위를 하디 마틴스 감독은 아름답게 포장하여 미화시키기 급급하였다.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주며 용서해준 유대인 슈타우퍼 박사와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보여준 카마네프 중위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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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생존영화.
전쟁영화 그 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명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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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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