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서블
The Crucible, 1996

소개할 영화 <크루서블>은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작은 마을 세일럼에서 일부 청교도들이 마녀로 오인 받아 처형당했던 실제 사건과 영화적 시나리오를 적절히 혼합하여 '마녀 사냥'이 민주주의에 저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작품이다. 1953년 크루서블의 원작자 아서 밀러가 '도가니(The Crucible)'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할 당시 미국사회는 상원의원 매카시가 미국에서 공산주의자들이 다양하게 활동을 하고 있고 그들의 명단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매카시즘'의 선두에 서서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매카시즘 광풍이 미국 전역을 휩쓸고 있을 때였다.
이후 과도한 반공주의에서 파생된 무차별적인 선동과 비난, 그리고 근거도 없이 고발하는 정치적인 행위 등을 '매카시즘' 으로 부르게 되었는데, 극작가 아서 밀러는 이처럼 정치권의 극우 이데올로기에 무고한 민중이 핍박 받던 시절 마녀 사냥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비극을 기독교 문명에 비춰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크루서블을 연출하며 할리우드로 진출한 '니콜라스 하이트너' 감독은 뛰어난 극작가 아서 밀러의 작품을 종교의 틀안에 가두지 않고 기교를 발휘하여 한층 풍요로운 층위로 인간의 내면에 잠재한 선과악의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아서 밀러의 명성에 누가되지 않을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1692년 미국 메사츄세츠의 세일럼 마을, 철부지 소녀들의 장난으로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저마다 자신의 소망을 빌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게 해 달라고 빌며 춤을 추고 있을 때 마을의 권위적인 목사 패리스는 우연히 이 행위를 목격하고 소녀들을 추궁한다.
17세기말 종교적인 분위기가 마을을 짓누르고 있을 때인 만큼 소녀들의 이 같은 행동들은 큰 사건이었고 패리스 목사는 이를 좌시하지 않고 소녀들을 추궁하여 자백을 받아낸다. 결국 악마의 영혼이 지시한 것이라고 딸과 조카 에비게일이 거짓 자백을 하자 소녀들도 덩달아서 에비게일의 말을 따르게 되고 마치 악마의 계시를 받은 것처럼 행동하며 작은 마을을 혼란 속에 빠트린다.
문책 받는 것이 두려워 시작된 거짓말로 인해 에비게일이 사랑하던 유부남 프록터(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내 엘리자베스(조안 알렌)는 마녀로 지목 받아 교수형을 받을 위기에 처하고 아무 죄 없는 이웃까지도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된다. 이 과정에 평범하게 살아가던 마을사람들 까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또는 원한관계에 있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소녀들의 거짓말에 동조하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게 된다.

한 소녀의 집착과도 같은 사랑이 마을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접목되면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들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순박하게 살아가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이지게 되었다. 사실 이와 같은 유형의 마녀사냥은 이후로도 계속되었고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태인을 학살했던 나찌독일의 만행도 그렇고 한 정치인의 과도한 반공주의에서 나온 매카시즘도 결국 추악한 마녀사냥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例) 이다. 각종 정보산업 기술이 발달하고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무지한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일은 줄어들었으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온갖 정보들이 손쉽게 노출되면서 집단에 의한 개인의 희생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에서도 국가안보와 사회안정, 그리고 각종범죄와 테러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정보원이 특정 후보의 편에 서서 정치적 댓글을 포털싸이트에 올리고 찬반 표시를 하는 등 광범위하게 활동하다 발각된 적이 있는데, 그들은 지지하는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보이면 반대의견을 표하며 집단적으로 한 사람을 매장시키는 악의적인 행동들을 서슴지 않았다. 공영방송이나 언론사도 이에 동참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국민들의 판단력을 흩트려놓고 그들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국가 권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명문을 얻는 것 이었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마을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던 영화 속 주인공 에비게일과 선거의 승리를 위해 근거도 없이 무고한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아갔던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J.R.매카시의 행동도 결국 개인의 이익을 위해 집단적 광기를 부추긴 마녀사냥 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일럼 마을의 마녀재판이나 냉전시대를 상징하는 매카시즘, 그리고 인터넷 마녀사냥은 시대와 내용이 전혀 다르지만 약자를 사지로 몰아넣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거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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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의 위험성을 그린 영화
욕망에서 비롯된 집단적 광기를 보여주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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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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