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프렌드
Just Friends , 2005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연애스토리는 늘 콩닥콩닥한 그 무언가가 있다. <저스트 프렌드>는 뚱뚱하고 소심한 크리스가 킹카가 되어 고향에 돌아오고 좋아했던 친구 제이미에게 다시 작업을 거는 이야기이다. 얼마나 못났었고 얼마나 멋지게 변했는지, 이제 제이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하는 것이 이 영화의 주요한 포인트다.

그러나 이 영화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 크리스에게는 이미 사만다가 있다. 물론 사만다의 일방적인 애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됐건 간에 사만다는 크리스를 남자친구라고 여기고 있고 크리스는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크리스는 사업상 사만다를 ‘꿰어내야’ 하는 입장이기에 사만다가 이끄는대로 끌려다니며 비위를 맞춘다. 그와중에 제이미를 꼬시려고 드니 여자관계가 난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두 번째, 크리스는 이미 주인공이 갖춰야할 도덕성을 잃었다. 너무 올드한 관점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아, 저렇게 예의없고 꼴사나운 인간이 사랑을 쟁취하려 들다니’ 하는 탄식은 어쩔 수가 없다. 잘난척 하는거야 귀엽게 봐줄 법하지만 한참 할머니뻘인 이웃에게 막 대하고 사람 뭉개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점, 사만다를 떼어놓겠다고 하는 모든 몰상식적인 발상들을 보자면 이게 재밌으라고 집어넣은 요소인지 진지하게 궁금해지며 주인공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팍 사라진다.

영화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적힌 문구. ‘10년 전 그냥 친구. 킹카로 돌아오다’ 하지만 사실 킹카가 아니란 점이 함정이다. 잘생겨야만 킹카인가? 물론 잘생겨야하지만 여기에 플러스 성품까지 골고루 갖춰줘야 진정한 킹카라고 할 수 있다. 환골탈태 이야기를 기대했건만 돌아오는 건 내면의 꺼림직한 성격뿐이다. 물론 라이언 레이놀즈의 잘 다져진 몸매와 훤칠한 얼굴에 박수를 쳤지만 그건 등장할 때 잠깐일 뿐이었다. 외모지상주의의 허점을 관객이 직접 느껴보게끔하는 감독의 빅피처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기분 나쁜 점은 사실 다른 곳에 있다. 사만다의 존재 자체다. 멍청한데 섹슈얼하고, 성격은 개차반인데 남주인공에게는 매달리는 캐릭터가 대체 왜 필요한걸까? 그냥 섹스판타지의 결정체를 모아서 눈요기거리로만 삼았다. 사만다는 크리스가 제이미의 마음을 얻으려한다는 굵직한 스토리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한다. 주요한 인물도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공도 아닌데 대체 섹스판타지가 왜 등장해야만 하는걸까? 십여년전의 영화는 이렇게나 의식이 덜떨어졌다. 지금 영화계도 이상한점 투성이긴 하지만 옛날영화는 특히나 심각해보인다.

기분나쁜 점만 나열하고 난 뒤 괜찮은 점을 말하자니 도덕성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괜찮았던 점도 말해보겠다. 헐리웃배우야 워낙에 다 잘생기기도 했지만 특수분장으로 뚱뚱하게 비춰놓고 본모습을 비추니 더더욱 잘생겨 보인다. 그 특수분장도 매우 자연스러운데다 소심한 연기도 잘 한 덕분에 그런 시각적 즐거움은 있다. 그리고 스토리가 난잡하지 않고 간단명료한 것도 큰 장점이다.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라 힘 들이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물론 라이언 레이놀즈의 망가지는 연기도 볼만하다. 그다지 깨어있는 영화같진 않지만 그래도 제이미를 겉모습만으로 넘어가는 캐릭터로 그리지 않아서 뭔가 미약하게나마 교훈을 잡은 느낌이다. 친구라는 관계를 사용했기 때문에 짝사랑 경험을 떠올리게끔 하는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나는 요즘 이런류의 영화리뷰를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크리스가 옛날 뚱뚱하고 찌질한 모습 그대로여도 사랑이 이루어졌을까?’ 아닐 것이다. 당연하다. 못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다. 외모지상주의는 너무 외모에 집착해서 다른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라는 거지 외모에 손놓으라는 말은 아니다. 어떤 영화는 심지어 사랑을 쟁취하고 난 뒤 예전의 추레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내용도 있다. (그냥 안꾸미는 정도가 아니다. "추레한"모습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내용은 한참 정도를 지나친 거다. <저스트프렌드>는 오히려 반대로 진행된다. 겉모습을 얻고난 뒤 성격파탄자가 되었다. 그러자 관계는 십년전보다 훨씬 악화된다. 크리스의 성격이 한풀 꺾이고 나서야 관계는 진전된다. 겉으로는 외모지상주의처럼 보일지라도 사실은 사람의 내면을 주요과제로 다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여기서 외모지상주의를 언급한 것은 빗나간 판단이다. 이 영화를 보고 외모지상주의 영화라느니 그래서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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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스토리를 찾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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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세모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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