땐뽀걸즈
Dance sports Girls , 2016
아마도 아직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는 청년들이나 이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직장인들이나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해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이해가 잘 안되지만 가장 거대한 사건일 것이다. 나의 미래를 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니까. 그리고 여기 꿈을 꾸는 소녀들이 있다. 오늘 소개 할 영화는 세상 어디서나 작은 존재들이 꾸는 세상 가장 큰 꿈에 대한 이야기 영화 <땐뽀걸즈>이다.
경상남도 거제시를 덮친 불황에 대해서는 이미 뉴스를 통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조선업의 수도라고 불린 거제시가 당면한 이 사건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되어나갔다. 세상이 크게 관심을 갖고 이야기했던 이 도시에는 세상에 관심을 받지 않는 소녀들이 있다. 영화 <땐뽀걸즈>는 이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2016년 시작된 조선업의 불황으로 인해 회오리 속으로 들어간 이 소녀들은 바로 거제 여상의 18살 소녀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취업에 하등 도움도 되지 않는 댄스스포츠에 빠진 이 소녀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진지한 마음으로 그리고 가장 열정적으로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춤을 춘다. 그 마음은 아마 영화에 그대로 녹아있어 관객들의 마음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다큐멘터리인 이 영화는 2017년도에 방영된 스페셜-땐뽀걸즈>를 바탕으로 한다. 이승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댄스 스포츠를 사랑하는 8명의 소녀들과 그 소녀들의 앞길을 안내하는 선생님이 주인공이다. 이 아이들이 취업이나 직장에 도움도 되지 않는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나중에 이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서 댄스스포츠를 배웠던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이 경험이 모두 추억이 되서 멀지 않은 미래에 이 추억을 생각하며 행복해하면 좋겠다고.
영화를 보다보면 몇몇의 다른 영화들이 생각난다. 우연한 계기로 빅밴드를 결성하게 된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스윙걸즈>, 광부의 아내가 되거나 석탄장에서 일하는 것으로 미래가 정해진 소녀들이 훌라댄스를 통해서 세상으로 한발씩 나아가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훌라걸스>, 트럼펫 연주자가 강원도 관악부의 지도 교사를 맡으면서 아이들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알려주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 등의 다양한 작품이 아마 영화 <땐뽀걸즈>와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다.
정해진 미래, 주변에서도 나 자신도 내 미래가 반짝반짝할 것이라는 기대는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정해진 대로 살아가는 것이 조금 더 편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돈도 되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말리는 댄스 스포츠를 배우면서 이 아이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결석과 지각을 밥먹듯이 하던 아이가 춤을 추기 위해서 학교에 꼬박꼬박 나오고,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스텝을 밟는 이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춤을 추는 것일까?
아마도 댄스스포츠는 이 아이들에게 그저 춤을 추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내 미래를 조금 더 반짝빤짝하게 해주는 것, 평소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는 것, 무료하고 지루하고 정해진 일상을 탈출하게 해주는 탈출구 등의 각자의 의미를 담은 채 영화는 진행된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고 내가 서 있는 위치의 의무감을 떨칠 수 있게 도와주지만, 댄스스포츠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다 해야한다는 책임감과 행복을 가져다 주는 존재일 것이다.
또한 영화 <땐뽀걸즈>의 곁에는 항상 그들을 지켜주는 이규호 선생님이 있다. 거제여상의 이규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댄스스포츠의 즐거움을 가르쳐 줄 뿐만 아니라 연습이 끝난 후 아이들의 버스비를 챙겨주기도 하고,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힘든 부분을 털어놓을 수 있는 참된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그저 가르치고 가르침을 받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라 마치 아빠처럼 엄마처럼 아이들을 챙겨주는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누군가는 생에서 힘들고 지치는 구간을 지나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땐뽀걸즈>의 소녀들은 보면서 그녀들이 건네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밝은 웃음을 통해 조금 더 힘을 내고 따뜻한 감동을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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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힘찬 열정이 주는 긍정 에너지를 받고 싶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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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이현아(파일조 패널 리뷰어)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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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 불어닥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도에 자리한 이름도 예스러운 ‘거제여자상업고등학교’. 이곳에서 취업준비를 시작한 18세의 고등학교 2학년 소녀들이 체육쌤을 중심으로 뭉쳤다. 동아리 땐뽀반(땐스 스뽀츠)에서 전국 대회에 출전하기로 한 것! 그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스텝은 따로 놀고 웨이브는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연습시간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계속할 수 있는 건, 정말 춤추는 것이 좋기에, 아빠처럼 끌어주는 체육쌤이 있기에 공부는 비록 잘하지 못 해도 땐뽀만은 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땐뽀걸즈>는 연출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소녀들의 일상과 도전 과정을 따라간다. 여기에 불황의 여파가 가져온 가족사와 소녀의 개인적 사연 등을 살며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전후 사정과 여덟 명의 소녀에 대한 소개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KBS 스페셜’의 에피소드로 처음 소개된 후 다큐멘터리 영화로 재가공한 작품. 연출은 이승문 PD가 맡았다. 극 중 영원한 땐뽀파더, 이규호 체육선생님은 10년째 땐뽀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9월 25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 eunyoung.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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