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예술가로 활동하다가 돌연 요절한 비운의 천재, ‘히스 레저’도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사람 중 하나일 것 같다. <다크 나이트>로 자기 인생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며 ‘조커’의 역사를 새로 쓴 그가 급작스레 세상을 등진 2008년, 남은 건 죽음을 둘러싼 무수한 소문과 확인되지 않은 추측뿐이었다. <아이 앰 히스레저>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가십성 이야기 대신, 대중이 알고 있는 이미지에 가려진 ‘히스 레저’의 쾌활한 본모습을 대중에 공개한다. 그 누구보다 밝은 얼굴로 예술과 사랑에 대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히스 레저’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성격이 짙다. 멜 깁슨과 함께한 <패트리어트 : 늪 속의 여우>(2000), 제이크 질렌할과 함께한 퀴어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훑어 나가는 흐름에 곁들여진 주변인의 회상이 그 시절 ‘히스 레저’의 감정 상태와 생각을 짐작하게 한다. 뮤직 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독립음악 레이블을 운영하며 창의력과 예술성을 발휘한 그가 셀프 카메라로 남긴 다수의 영상이 영화에 배합된 다큐멘터리다.
2017년 10월 17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