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처럼 피어난 아름다운 로맨스
튤립 피버
Tulip Fever

17세기, 네덜란드는 세계의 바다를 지배하고, 무역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화려한 시대였다. 그리고 부와 예술에 대한 열망만큼이나 튤립에 대한 열기 또한 뜨거웠던 바로 그 시대. 여기 사랑, 야망, 욕망이 한데 모여 피어난 소설이 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17세기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영화화 한 작품 <튤립 피버>이다.

16세기 후반 터키에서 수출한 튤립이 유럽으로 유입되기 시작되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튤립은 곧 부의 상징이 되었고 17세기 초에는 귀족, 대상인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을 재배하고 개량하는 기술이 발달하여 17세기 초부터 다양한 품종의 튤립이 비싼 값에 거래되었다. 초기의 튤립 거래는 원예가나 애호가에 국한되어있었기 때문에 이것이 투기로 번질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곧 튤립 거래에 대한 투기가 조장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여러 계급의 사람들이 튤립 거래에 참여하게 되었다. 결국 1637년 공황이 일어나고 튤립 값이 폭락하고 말았다. 그리고 튤립 공황이라고 불리는 이 사건은 회화나 소설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영화 <튤립 피버>의 원작인 소설은 17세기 네덜란드를 배경으로 한다. 튤립에 대한 투기에 사로잡힌 부유한 상업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 속에서는 부유한 시민들이 가족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 또한 유행처럼 이야기된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늙은 거상인 코르넬리스가 있다. 그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으 지위와 부를 그림으로 남겨놓고 싶어하고, 유능한 젊은 화가에게 초상화를 의뢰하게 된다.
코르넬리스의 의뢰로 그의 집에 도착한 화가 얀은 곧 코르넬리스의 젊고 아름다운 아내 소피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와 마치 튤립 투기 같이 불같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영화 속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 중 하나는 바로 젊은 화가 얀을 연기한 데인 드한이다.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스크린으로 돌아온 그는 화가 캐릭터 특유의 섬세함과 열정을 녹아내며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에 생생한 생명력을 집어넣었다. 데인 드한이 연기한 얀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연기한 소피아가 보여주는 불같은 사랑은 마치 튤립 투기처럼 보인다. 튤립에 투자하기 위해 보여 지는 광기 어린 집착과 로맨스는 시대적인 특징과 맞물려져 더욱 부각되어 전해지게 된다.

이미 영화 <천일의 스캔들>을 통해 시대극 연출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은 저스틴 채드윅 감독은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영화 <튤립 피버>를 완성해 나갔다. 시대극이라는 한정된 장르에 갇혀있기 보다는 현대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연출 의도는 영화 곳곳에 녹아있다. 360도 파노라마 촬영을 비롯해 17세기 암스테르담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것 같은 의상은 스크린을 통해 튤립 투기가 피어올랐던 그 시대로 관객들을 데려다 놓을 것이다.
그저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닌 과거의 시대를 담은 시대극으로서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인 것 같다.
 |
|
| 글: 이현아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1600년대 네덜란드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튤립 모종의 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튤립 광풍’을 경험한다. <튤립 피버>는 난생처음 보는 튤립의 희귀한 가치에 미쳐버린 시대적 열기만큼이나 성급하게 터져 오른, 사랑의 열꽃을 그린다. 거상을 남편으로 둔 젊은 여성이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찾아온 젊고 매혹적인 남성과 사랑에 빠지고, 불같은 그들의 감정은 이내 고조된 시대적 공기로 옮아 붙는다. 하루가 다르게 솟구치는 튤립 모종값에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이 얽히고 비밀을 감추려는 관계들이 서로 뒤엉키며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하녀와 그의 연인, 수녀, 의사 등 주변 인물이 알차게 활용돼 독특한 역사를 밑바탕 삼은 한 편의 기구한 로맨스 드라마가 완성된다. 알리시아 비칸데르와 데인 드한의 야릇한 케미스트리는 물론 의상, 공간, 인물과 대사까지 시대극의 지극한 풍미를 뽐내며 작품 흡입력을 높인다. 16세기 영국 궁중을 다룬 시대극 <천일의 스캔들>(2008)을 연출한 저스틴 채드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7년 12월 4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