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분을 숨기고 갱단에 잠입한 경찰 ‘빅터’, 그런 그의 정체와 과거를 낱낱이 알고 있는 옛 친구 ‘라피도’, 묘하게 돌아가는 수사 상황을 의심하는 경찰 서장 ‘테니엔테’, 세 남자의 물고 물리는 심리전이 <플랜 비>의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빅터’가 선보이는 금고 털이 시퀀스가 독특한 시각적 볼거리를 확보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세 인물의 심리 묘사가 어딘지 거칠게 느껴지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흐름도 매끄럽지 못한 인상을 남긴다. 돌출하는 모자이크, 연결되지 않는 신과 신의 이음새가 과감한 편집과정을 의심하게 만든다. 영화는 심장 쫄깃한 범죄 스릴러물의 묘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빅터’의 과거를 드러내는 드라마로 전환되는데, 그 계기가 명쾌히 와 닿지 않는 까닭에 마지막까지 장르에 대한 애매한 인상을 남기고 만다. 심리적 변화는 물론, ‘썸녀’와 아내와의 관계까지 두루 표현해내야 하는 남주인공의 매력도 좀 아쉬운 편이다. <라 디스탄시아>(2006)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나키 도론소로 감독의 신작이다.
2017년 10월 17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