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러너
Saint Ralph , 2004

누군가를 위해서 아니면 자기만족을 위해서 불가능할 것 같은 일에 도전해본 사람이라면 소개할 영화 <리틀 러너>에서 보여주는 한 소년의 힘겨운 싸움을 기꺼이 응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였다면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총 5편의 영화를 연출한 캐나다의 마이클 맥고완 감독은 2007년 개봉한 그의 데뷔작 <리틀 러너>에서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하면 혼수상태로 병상에 있는 어머니가 깨어날 것이라 믿는 14살 소년 랄프(아담 버처)의 도전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랄프 역할의 아담 버처는 1988년 생으로 공개 오디션에서 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인공에 발탁된 배우로, 호기심 많은 사춘기 소년의 모습부터 진지하게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정진하며 성숙해져가는 모습까지 다양하게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큰 맥락은 어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는 아들의 무모한 도전이지만 그 바탕에는 종교에 관한 믿음과 신념들이 무겁게 깔려져 있다.
그래서 조금은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는데도 랄프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다보면 어느새 그의 도전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극 중간중간에 한번씩 등장하는 에피소드들 또한 진중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어 나가는 활력소가 되어준다.

주인공 랄프는 카톨릭계 사립학교에 다니는 14살 소년으로 이제 막 청소년기에 접어든 나이라서 이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매일같이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 사춘기 소년이다. 좋아하는 소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가 하면 때로는 이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때문에 잦은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병상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지극 정성이다.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으면서도 랄프에게 조언을 해주고 응원군이 되주었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병이 악화되면서 혼수상태에 빠지자 랄프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는데, 이때 어머니를 간호해주던 간호사에게 어머니가 일어나려면 기적과 같은 일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된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과연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하던 랄프는 우연히 학교 육상부 코치 히버트 신부(켐벨 스코트)가 육상부원들에게 "너희들이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 이라며 질책하는 것을 듣고 엄마를 깨어나게 하기 위해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훈련에 매진한다. 모두가 허황된 꿈 이라고 관심조차 두지 않을 때 한때 마라토너로 이름을 날렸던 히버트 신부만이 랄프를 다독거리며 맹훈련에 동참해 외로운 싸움에 힘이 되어준다.

영화 <리틀 러너>는 이제 14살된 소년이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하여 우승을 노린다는 조금은 황당한 설정의 영화이지만 어머니를 깨어나게 하기 위한 순수한 동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행동을 충분히 이해하며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이다. 만약 랄프가 성인 이었다면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들을 결부시켜 쉽사리 도전조차 할 수 없었겠지만 랄프는 아직 순수함을 간직한 소년이기 때문에 무모한 도전이라 할지라도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라토너가 될려면 충분히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는 말에 배터지게 먹어대는 모습도 그렇고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무릎에 상처를 낸 후 알코올에 닿자 기겁하는 모습들이 바로 랄프의 순수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일 것이다.

기적을 논하던 교장선생님도, 랄프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던 히버트 신부도 제대로 뛰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랄프가 몇 주간의 훈련만으로 마라톤을 완주한다는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었다. 하지만 랄프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일어날 수만 있다면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랄프가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기적과 같은 일을 경험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그를 놀려대며 비아냥거리던 친구들도 한마음이 되어 응원하며 결승점을 통과하는 순간 모두가 환호성을 질러 대었다.
결과적으로 어머니가 일어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신은 랄프를 마라톤으로 인도하여 그동안 닫고 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누구하고도 자유롭게 소통하며 우정을 쌓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랄프가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하기 보다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로 인해 랄프가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은혜를 받았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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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성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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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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