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 , 2016

사람마다 차이는 있으나 히어로 영화 중에서 최고 혹은 적어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화라면 다크나이트 를 빼놓을 수 없다.
눈을 감고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한번 되새겨보자.

영웅이 되기를 거부하고 모든 죄를 자신이 덮어쓰면서 사라지는 어둠의 기사.
머릿속으로 연상되는 그 장면 속에 자신도 모르게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이 자연스레 재생되고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조니뎁의 능청스런 해적 연기와 거친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선상전투 장면을 떠올려보면 가장먼저 영화의 메인테마곡 Hes a pirate 가 재생되며 가슴을 울린다.
이처럼 영화음악은 단순히 영화의 한 부분을 채우는 것을 넘어서 영화 전체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본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러한 영화음악에 관한 부분을 다루고 있다.
어지간한 배우보다 더 유명한 한스짐머를 비롯하여 토마스 뉴먼, 존 윌리엄스 등 최고의 영화 음악가와 감독, 음향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작과정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준다.

초창기의 영화음악은 프로젝터 소음을 가리기 위한 도구였다.
극장 한가운데 놓인 오르간으로 무성영화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발전하기 시작했다.
1933년 맥스 스타이너의 킹콩은 영화음악을 위해 지금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오케스트라를 최초로 사용하여 많은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엠파이어 빌딩에 올라 비행기와 싸움을 벌이는 킹콩의 모습은 자칫 우스꽝스러울 수 있으나,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삽입하여 완전히 긴박하고 무서운 장면으로 탈바꿈 하게 되었다.

판타지 영화의 기념비적인 교과서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떠올릴 때 대부분이 연상되는 그 음악은, 단조로운 몇 가지 주제 음을 가지고 영화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변신한다.
이른바 후크 송이라 불리는 반복되는 멜로디가 영화 마지막에 이르러 가장 웅장하게 울려 퍼진다. 이러한 효과는 영화 전반을 관통하여 영화 속 연결고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라는 영화에서는 실제 영화를 본 사람은 적을지 몰라도 샤워장의 살인 장면만큼은 누구라도 한번쯤 본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을 지우고 그 장면을 본다면 단순히 물소리, 비명소리로 채워질 이 부분이 미스터리 한 음악을 삽입함으로써 굉장한 긴장감과 공포를 자아낸다.
음악을 통해 사이코 살인마의 심리에 몰입하게 되는 효과를 주며 실제 장면보다 훨씬 더 폭력적인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이다.

영화 중 한 부분을 인용하여, 시우란 탄 심리학 박사에 따르면 음악을 들을 때 반응 하는 뇌 부위는 음정이나 음의 높낮이에 관여하는 뇌의 특정 부위와 시간에 관련된 요소인 박자나 리듬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가 저마다 다르다고 한다.
이때 우리 몸은 소름이 돋는 것과 같은 일종의 생리적인 반응을 보이며, 뇌의 보상중추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고 한다.
또한 레코딩 아티스트 모비는 이렇게 말한다. 음악은 공기 분자 구조를 조금 바꾸어 사람의 귀로 들어가 강력한 힘을 발휘 한다고 말이다.

리멤버 타이탄이란 영화는 미국 내 흑백갈등이 심각할 무렵 미식축구 코치로 부임한 흑인코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우정과 희망을 다룬 영화이다.
여기에 쓰인 음악을 들어보면, 스포츠 영화답게 사기를 고취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굉장히 하나로 묶어주는 느낌을 주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바로 이 음악을 사용한 부분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영화의 주제를, 전당대회 내에서 영화음악을 통해 자연스레 그곳에서도 다시 느끼게 만들어 주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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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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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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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다큐멘터리 PD출신인 맷 슈레이더가 영화를 향한 열정 가득한 한편의 영화음악 입문서를 완성했다. 다큐멘터리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에는 <사이코>(1960, 알프레드 히치콕)에 전율을 불어넣은 ‘버나드 허먼’(Bernard Herrmann)부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 조지 밀러)에 전자음의 강렬함을 부여했던 정키XL까지, 영화역사와 함께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온 영화음악의 변천사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70~80년대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이끌었던 ‘존 윌리엄스’ (<스타워즈> 시리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등), 최근 영화의 격을 한층 높이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한스 짐머(<인터스텔라>, <인셉션> 등) 까지 영화음악의 거장과 그들과 함께 작업했던 명감독들이 전하는 생생한 인터뷰는 명작이 탄생했던 당시의 현장으로 관객을 이끈다. 또, 단순한 영화의 보조수단이 아닌 생명수로서의 영화음악과 스토리텔러로서의 영화음악가의 치열한 작업 세계를 접할 수 있다. 마감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자신의 작품을 보는 관객의 반응을 살피는 영화음악가의 모습은 인간적인 친근함이 느껴질 정도다. 영화 제목을 잊어버렸더라도 혹은 영화를 만든 감독과 주연 배우는 모르더라도, 자신 안에 깊숙이 자리한 익숙한 선율에 반응한다면 이미 당신은 영화 애호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7년 10월 16일 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