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제작자 애니 커티스는 30일간의 디톡스 생활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한 달간 집안의 모든 부분을 보여주며 기록할 것을 약속한다. 남편은 애니의 프로젝트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획을 실행한다.
단순한 디톡스 생활기였던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섬뜩한 장면들을 보여주며 애니를 당황시킨다. 분명 카메라는 애니의 집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기록된 영상에는 정상적으로 촬영된 영상을 포함하여 부부와 닮은 또 다른 인물들이 찍혀 있었다. 애니는 이 현상을 두고 평행세계가 촬영되었다고 생각한다. 눈앞에 벌어진 초자연적인 현상에 설레어하는 부부. 그러나 이 이상현상은 점차 심해져만 가고, 부부는 그들의 삶이 위협당하는 지경에 놓이게 된다.
결국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나서는 부부. 그러나 어디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은 구할 수 없었다. 부부가 조언을 구한 상대는 ‘그쪽 세계’에 간섭하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지극히 안일한 대답을 내놓는다. 촬영을 종료하고 시간이 지나면 이상현상이 사라질 거라고 믿어보지만, 곧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R.E.C 영화는 작중 등장인물이 직접 카메라를 들거나 설치하고 촬영한 장면을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다. 대표적으로 스페인 좀비 영화인 R.E.C 시리즈가 있다. 대개 리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하는데, 초반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촬영 도중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관객의 긴장감을 높인다. 돌발적인 상황에 맞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주인공들이 활약한다는 점에서 R.E.C 영화의 주된 소재는 초자연적인 바이러스, 재난, 괴물들이었다. 08년에 첫 시리즈가 개봉하여 몇 편에 걸쳐 후속작이 제작된 R.E.C 시리즈는 곧 좀비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떠올랐다.
반면 R.E.C 오큐펀트에서는 좀비나 괴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공포/스릴러 장르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나, 평행세계에서 만난 인간이 위협적인 상대로 돌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고 독특한 현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것이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채지만, 위험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상당히 늦어 있다.
극중 카메라 앞에 서는 부부의 표정이나 분위기는 상황에 따라 변한다. 처음 디톡스 프로젝트를 구상했을 때만 해도 밝고 활기찼던 부부의 모습은 문제현상을 발견했을 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을 때 극단적으로 변한다.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어떻게 변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장면이다.
기존의 R.E.C 좀비 시리즈를 좋아하던 관객이라면 완전히 다른 소재를 접하고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작품의 R.E.C는 주인공이 정신없이 도망치며 마구 흔들리던 화면이 아니라, 집안 곳곳에 고정되어 비교적 흔들림 없이 깨끗한 화면을 유지하기 때문에 기존 R.E.C 영화 형식에 거부감을 느꼈던 관객이라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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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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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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