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려서
Ventoux , 2015

함께 있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혹은, 가장 찬란한 순간 우리는 하나였다. 바로 한국영화 "친구"와, "써니"의 영화 포스터의 카피 라이트다. 풋풋한 십대 시절보다는 사회적으로 안정된 중년에 접어들어서 다시금 접하는 "친구" 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단순히 오래 두고 사귄 벗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의 자신이 그립고 또 생각나서 더더욱 친구가 그리워 지는 것일 수도 있다.
괜시리 함께 몰려다니며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하거나, 예쁜 여학생에 마음 설레 여하며 서로 질투도 하고 티격태격 보내왔던 그런 십대의 시간들이 친구를 매개로 하여 과거의 자신과 다시 한번 만난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영화는 주인공(바트)이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과거 사랑했던 여인(로라)가 친구들과 함께 방뚜산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바트는 잊고 있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친구들을 한 명씩 찾아간다.
학창시절은 함께 수업들 듣고 서로 비슷한 생활을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서로 각자의 길을 걷기 바쁘다.
잘못된 길로 빠진 친구도 있고, 겉모습만으론 성공한 삶을 사는 친구도 있으며, 소소한 삶을 충실히 살고 있는 친구도 있다.
그리고 다시는 볼 수 없는 친구까지.

중년이 되어 다시 만난 친구들은 겉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마음만은 예전 그대로 이다.
과거 함께 했던 기억들 중에 모두가 잊지 못하는 것은 바로 로라와 지금은 함께 할 수 없는 친구 피터의 존재이다.
수영장에서 운명처럼 만난 로라는 단번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과 함께하는 친구가 되지만, 남녀 사이에 친구가 쉬운 일이던가.
주인공 바트는 내심 그녀를 친구이상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보여주려 하지만, 로라는 벌써 친구 피터와 연인 사이가 되어버렸다.
그렇다 한들 쉽게 마음이 돌아서지는 않았지만, 애써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며 둘을 지켜보지만 한 순간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넘어선 안될 선(?)을 넘어버리고 만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일어난 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주인공의 실수 아닌 실수와 그것을 이미 눈치챈듯한 피터는 라이딩 중에 사고로 죽고 만다.
그로 인한 죄책감으로 지난 30년동안 사고장소 근처를 오지도 못하며 늘상 마음 한구석에 그 일을 담아두고 살아온 바트는 후회와 원망으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피터의 장례식 조차 오지 않고 말없이 떠나버린 로라에 대해서도.

영화말미에 드디어 로라와 만난 바트와 친구들은 피터의 죽음에 관련된 일들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고, 그를 추모하는 것과 동시에 그 시절의 행복한 추억이 그리워 다시 방뚜산에 오른다.
그리고 각자 저마다의 삶의 무게를 훌훌 벗어 던지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해발고도 1,912 미터의 방뚜산은 사이클리스트들이 많이 찾는 코스이다.
산 정상은 석회암 지대로써 풀 한 포기 찾아보기 힘들고 엄청난 바람은 가만히 서있기 조차 힘들다고 한다.
이런 혹독한 조건의 방투산이지만, 여기를 오르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과 다를 바 없다. 그것이 과거의 자신이든 현재의 자신이든지 말이다.

러닝타임 중 상당부분은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함께 힘들고 어려움을 헤쳐나감으로써 더욱 끈끈해 지는 우정 속에서 세월의 흐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엔딩크래딧이 올라갈 때쯤이면 괜시리 폰을 꺼내 들고 주소록에서 오랜 친구들의 번호를 검색하거나, 이번 주말 약속을 잡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한대로 세월의 흐름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정한 친구라면 언제 어느 때고 반갑기만 할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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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친구가 보고싶은 모든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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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청포도에이드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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