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사랑
The Double Lover , 2017

조이스 캐럴 오츠의 <쌍둥이의 삶>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똑같이 생긴 쌍둥이와 그 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 나가는 한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파격적이고 강렬한, 인간의 본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작품으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인다.

미술관에서 일하는 클로에는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권태를 느낀다. 가만히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미술관에 전시된 정적인 그림들처럼 보인다. 언제나 자신의 안에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던 클로에. 원인을 찾을 수 없는 복통에 시달리던 클로에는 산부인과를 거쳐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그녀는 그렇게 만난 의사 폴과 사랑에 빠진다. 차분하고 젠틀한 매력을 가진 폴은 클로에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며, 두 사람은 점차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에 앞에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그녀가 사랑하는 폴과 똑같이 생긴 남자의 이름은 루이. 루이는 자신이 폴과 쌍둥이라고 말하며 클로에에게 접근한다. 폴과는 달리 적극적이고 야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루이는 클로에의 일상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어준다. 이 쌍둥이 형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관계를 지속하던 클로에. 하지만 곧 충격적인 비밀이 드러나고 만다.

폴과의 만남에서 잠시나마 안정을 찾는 듯했던 클로에의 일상은 그녀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분위기를 내뿜는 루이가 나타나면서 격렬하게 흔들린다. 두 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 시선을 떼기 어렵다. 똑같이 생긴 쌍둥이와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는 지극히 단순한 설정의 이야기다. 하지만 <두 개의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전개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화면의 미장센과 등장인물의 심리묘사 또한 뛰어나다. 감독이 특히 심혈을 기울인 장면들에서 엿보이는 섬세한 심리묘사는 앞으로의 전개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극중 클로에는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는 여성의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클로에를 연기한 마린 백트의 내공이 엿보이는 장면들이다. 중반 이후에도 스토리는 늘어지지 않고 차근차근 결말을 향해 간다.

프랑수아 오종 감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멜로드라마의 거장이다. 사랑과 가족이라는 소재를 마냥 즐겁고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으며, 등장인물의 변화하는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잡아내어 화면에 드러낸다. 그의 작품에서 가족이라는 제도는 상당히 불행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평생의 반려자를 외면하고, 가족끼리 살해하며, 가족이라는 틀 안에 존재하는 개인과 개인의 충돌을 그린다.

극중 장면에 삽입된 사물이나 도구의 상징적인 의미가 돋보인다. 과감한 사랑인 듯, 아찔한 스릴러인 듯 다각도에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로맨스라기보다는 미스터리, 스릴러 쪽에 더 가까운 작품이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추천할 만하다. 사랑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반드시 하나일 수도 없다.
 |
|
 |
스릴러,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
|
| 글: HMJ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
<프란츠>(2017), <8명의 여인들>(2002) 등으로 친숙한 프랑소와 오종의 신작 <두 개의 사랑>은 도발적이고 흥미로운 섹슈얼 스릴러다. 희귀한 ‘기생(성) 쌍둥이’(쌍둥이 중 한 명의 태아가 발달이 멈추면서 다른 태아와 결합한 증세)를 소재로 하여 표피적으로는 두 남자와 사랑에 빠진 한 여자를 조명하나 속내는 좀 더 복잡 미묘하다. 영화는 이중 삼중의 겹으로 둘러싸여 있다. 원인불명의 복통으로 고통받던 주인공 ‘클로에’(마린 백트)가 담당 의사와 사랑에 빠지고 그가 일란성 쌍둥이라는 한 겹. 이를 풀어내면 자상한 동생과 거칠고 악마적인 형 사이에서 갈등하는 ‘클로에’와 형제의 숨겨진 진실을 파고드는 속살이 드러나는 또 다른 한 겹. 이후 스릴의 중심은 형제에서 ‘클로에’로 옮겨지며 또 다른 쌍둥이의 존재를 알리는데 마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느낌 마저 든다. 엔딩에서 정사를 나누는 두 남녀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의문을 남기며 <두 개의 사랑>은 자의적 해석의 문을 열어 놓는다. 과감한 노출과 적나라한 성행위, 여성의 성기 클로즈업, 비속어 등은 에로틱함과 불쾌감을 동시에 담고 있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클로에’를 연기한 마린 백트의 매력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