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The Miracles of the Namiya General Store , 2017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꽤 많다. 이 재미있는 작품들을 어떻게 계속해서 화수분처럼 쏟아내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게다가 그의 작품들은 스릴러, 추리, 판타지, 로맨스, 때론 동화 같은 느낌도 들게 하면서 매우 다양한 층위의 스토리를 전달해주고 있다. 마치 소설 공장처럼 내보내는 그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줄기 공통된 느낌을 마주하게 되는데, 바로 인간적 감동이다.
이 인간적 감동에 추리와 스릴러가 덧붙여질 때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게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들의 최대 장점이다. 무리하지 않고 건조하지 않으며 공감되고 수긍되는 인간사.
이제 거의 대가의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또한 자주 영화화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로 만들기에 딱 좋은 스토리에 잘 균형 잡힌 캐릭터, 한국이든 일본이든 나라에 상관없이 공통된 인간 감정의 매력적인 시선이 계속해서 영화화되는데 호평을 받고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그 중에서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영화화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지금도 시내 대형서점에 가보면 중앙 매대에 이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로 제작된 <용의자 X의 헌신>이나 <방황하는 칼날>, <백야행> 등의 작품들 모두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로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들어가는 입문서로서 영화들과 함께 작동하는데 아마도 이 작품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앞으로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입문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않을까 기대도 된다. 그만큼 소설과 영화 모두 재미있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나미야 잡화점으로 숨어든 3인조 도둑. 쫓기는 신세이기에 한동안 이 잡화점에서 은둔하려 했지만 떠나려 할 땐 어떤 일인지 잡화점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알게 된다. 미스터리 한 이 잡화점에는 과거에 날아온 편지들이 쌓이는데 잡화점의 원래 주인 할아버지는 이런 편지들에 답장을 해주었던 것을 알게 되고 도둑들은 무심히 이 편지들에 답장을 해주게 된다.
도둑들이 해주는 답장이라는 게 그 수준이 있겠지만 이들은 나름대로 편지의 내용에 맞게 최대치의 능력을 발휘하여 답장을 해준다. 편지에 담긴 고민들은 매우 현실적이고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에서 기인한 고민 같은 게 아니라 지금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용기도 없는 상태에서 다가온 일에 두려워하기도 하는 그런 일들인 것이다. 따라서 지금 도둑이라는 처지의 인물들이 이런 인생의 고민들에 답해주는 것이 역설적으로 더욱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먹혀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다가 한줄기 공통된 사실을 알게 된다. 이들은 모두 같은 고아원 출신의 고아들이었다는 것. 고아원에서 성장하여 사회에 나가서 인생 앞에 놓인 일들이 이들의 고민이고 이들은 지금 편지를 주고받으며 이 기묘한 인연을 깨달아가 가게 된다.
과연 나미야 잡화점은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 가게이고 잡화점 주인은 어떤 사람이었던 것일까? 인생에서 고민을 하게 되는 매 순간, 누군가 정확히 정답을 알려주고 그 길을 가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만큼 지금 나의 선택이 옳은지 아닌지 불안하고 미래가 어둡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에서도 이런 고민들은 계속해서 쏟아진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연인이 암에 걸렸는데 나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 훈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연인을 병간호해야 할 것인가, 내 꿈을 위해 운동을 계속해야 할 것인가? 나의 미래 꿈은 열정의 뮤지션인데 대대로 내려오는 생선가게를 물려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심지어는 가족들의 야반도주에 함께 해야 할지 말지 걱정하는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인생의 고민들은 들어주는 사람도 꽤나 곤혹스럽고 낭패를 느끼게 하는 상황들이다.
영화에서는 이런 고민들은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고민 앞에 당당하게 주하라고 하는 도둑들의 모습이 뚜렷하게 부각된다. 도둑들이 하는 조언이 과연 타당한가, 아니 그보다 이들이 조언할 자격이나 있는 것인가?
하지만 결말은 그렇게 복잡하지도 지난하지도 않다. 오히려 말끔하고 충분히 공감되는 결말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언을 주고받는 상황의 조건에는 조언을 구하는 사람과 조언을 해주는 사람에서 무게는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즉, 조언을 받을 사람의 마음이 열려 있고 그 열린 마음으로 들어온 조언을 받을 준비가 충분한가에 따라서 고민의 경중과 해법, 삶의 지혜가 풀어지는 것이다.
이 간단하면서도 매력적인 결말을 위해서 잡화점의 기적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고 이제 관객들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어야 할 것이다. 그랬을 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관객의 마음속에서 마음껏 기적을 보일 수 있다. 그 기적을 이 따스한 봄날 기분 좋게 받아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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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좋아하는 모든 분들
따뜻한 힐링 물이 보고싶으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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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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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32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편지로 인생의 경로가 변한 이들과 그들의 피드백을 다룬 시간 판타지물이다. 영화는 시간을 초월하여 편지가 전달된다는 점 외에는 상당히 현실적인 편으로 판타지의 비현실성에 선입견이 크다면 그 점은 우려하지 않아도 좋다. 꼬맹이들의 사소한 고민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잡화점 주인이자 진솔한 상담가 ‘나미야 유지’가 간직한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게 영화의 가장 큰 미덕. 접점 없던 인물들과 에피소드가 퍼즐 조각처럼 제자리를 찾아가며 영화는 점차 온기로 채워진다. 상담이 지닌 무게를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진심 어린 한마디를 아끼지 않았던 이웃집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 같은 ‘나미야 잡화점’ 주인의 조언에 기울이다 보면 뻔하다고 느낄지언정 어느 정도는 희망을 얻어갈 수 있겠다. 원작의 방대한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잘 엮은 편으로 베테랑 배우 ‘니시타 토시유키’가 ‘나미야 유지’로 분해 진정한 상담을 건넨다. 히로키 류이치가 연출했다. 일본 아카데미 각본상, 작품상, 감독상을 비롯하여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2018년 3월 2일 금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