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터
The Commuter

마이클(리암 니슨)은 보험설계사로서 곧 대학에 진학할 아들이 하나 있다.
젊은 시절 경찰관이었다가 현재는 60살이지만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그런데 오늘 갑작스럽게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는다. 아들의 대학 진학에 필요한 비용들과 대출금, 그리고 생활비 등을 걱정해야할 소시민인 그는 무기력하게 통근 열차에 몸을 싣는다. 아내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축 처진 어깨를 한 채 열차에 타고 집으로 향한다. 10년간 매일 같은 시간 이 통근 열차를 탄 그는 열차를 타고 내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면식을 알고 있다. 그런 그에게 갑작스럽게 나타나 느닷없는 제안을 하는 조안나(베라 파미가).

열차 화장실에는 돈이 숨겨져 있는데 이 돈을 찾아가라. 그리고 열차에 타면 안되는, 검은 가방을 든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라. 그럼 또 돈을 받게 될 것이다. 반신반의하면서 화장실로 가 이 돈을 찾아낸 마이클.
이제 마이클은 여자의 말대로 열차에 타서는 안되는 사람을 찾아나선다. 그런데 이 일이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일임을 알아챘을 때 그에게 벌어지지는 살인과 협박은 현실화되어서 눈 앞에 펼쳐진다. 마이클은 이 사건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추격의 달인이나 구출의 명인 리암 니슨의 신작 <커뮤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변형으로도 보이면서 계속해서 달리는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은 비행기가 공간인 리암 니슨의 <논스톱>을 떠올리게 한다. 모른 채 하고 앉아서 일거수일투족을 다 들여다보고 어떻게 행동하라고 지시하는 범인을 찾는 게임은 스릴러이면서 액션을 필두로 관객들의 동참을 유도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리암 니슨은 기존의 묵직한 액션의 기름기를 쭉 빼고 노년의 지친 액션을 선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제목인 통근하는 사람은 곧 회사에 매여 있는 직장인을 뜻하는 바, 아무리 전직 경찰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마이클은 오늘 바로 해고되어 살길이 막막한 해고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서 <컨저링> 시리즈의 패트릭 윌슨과 베라 파미가는 또 다른 매력을 풍긴다. 영매들의 등장에 리암 니슨의 울적한 처지가 더욱 슬퍼 보일 지경이다. 현직 경찰로 마이클과 함께 근무를 했었던 알렉스(패트릭 윌슨)는 마이클을 도와서 진실 된 조언과 착한 마음씨를 보여주고 조안나(베라 파미가)는 불현듯 나타나 미묘한 매력을 풍기며 수수께끼를 던져두고 사라진다. 다른 영화 같으면 파격적인 리암 니슨의 액션에 나가떨어질 이들이 영화 전체에서 우위를 차지한다. 그런 반전된 시점이 이 액션 스릴러 영화의 재미를 한번더 업그레이드 해주는데 마이클이 열차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해당 인물을 찾으러 다니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은 여기서도 마치 영매처럼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조종하는 듯해 보인다. 그게 참 개인적으로 재밌다.

리암 니슨의 액션 영화는 이제 어느 정도 패턴을 유지하는 듯하다. 큰 키에 근육질은 아니지만 다부진 체력의 노회한 노년의 액션. 가족이나 본인이 처한 납치 혹은 감금 상태에서의 탈출이나 한정된 공간에서 창출되는 긴장감을 풀 추리 등.
예를 들어 영화 시작에서 보여주는 마이클의 출근 모습은 계절이 바뀌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서 4계절을 모두 보여주며 마이클이 입은 옷의 변화를 통해서, 그리고 그가 만나고 스쳐지나가는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이 열차가 마이클이 어느 정도 통제권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
전혀 색다른 공간에서 이뤄지는 탐험이 아니라 마이클의 관찰 능력은 이미 마련되어 있고 이제부터 그 범위 밖의 누군가를 찾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본인의 돈이 아니면서 그 돈을 가방에 넣은 처지의 인물이 실은 올바른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인가를 알아보는 시간도 물론 관객에게 제시한다. 마이클은 석연찮은 돈을 가방에 넣은 채 열차 안을 기웃거리면서 때론 거짓말을 계속 하면서 인물을 찾아 헤매는 인물이다. 이 인물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어떤 도덕적 핵심인데 그게 무언지는 직접 영화를 보면서 찾아보시기 바란다.

점점 추리가 완성되어가고 지난 장면이 피드백 되면서 어느 정도 사건의 윤곽이 잡혀갈 때쯤 예상 가능한 반전의 인물이 등장한다. 이런 설정은 어쩌면 피해가기 힘들 수도 있다. 그리 스케일이 큰 영화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직진하면서 추리와 액션을 군데군데 준비해두고 있다. 점점 지쳐가는 마이클의 모습은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직장인의 모습과 똑같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말끔한 양복으로 입은 마이클의 모습을 보는 것은 영화를 산뜻하게 마무리하고 나오게 하는 선물 같은 장면이다. 추레한 해고 근로자가 어떻게 변신하는지 그 시원한 장며을 맛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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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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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큰> 시리즈에서 유괴된 딸을 찾아 헤매다가 <논스톱>(2014)에서는 비행기 폭파 협박범에 맞서 좁은 비행기를 종횡무진 누볐던 리암 니슨. <논스톱>의 ‘열차’ 버전인 <커뮤터>로 돌아왔다. 가족의 생활비, 자녀의 등록금 걱정에 여념 없는 막 실직한 중년 가장이 된 ‘리암 니슨’ - 물론 전직 경찰이라는 설정을 빼놓지 않았다! - ‘돈’의 유혹을 과감히 물리치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정의를 실현한다. 통근 열차를 무대로 한 <커뮤터>는 익숙한 얼굴들 속에서 낯선 이를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로 흥미를 높이고, 비행기보다 훨씬 넓어진 공간을 적극 활용해 열차 칸, 위, 아래를 샅샅이 훑으며 스릴을 더한다. 게다가 일정 간격으로 역마다 정차하는 것이 통근 열차의 묘미, 간간이 신선한 외부 공기를 주입하며 열차 안 상황에 변화를 꾀한다. 하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혈투를 한 것치곤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씨익’ 미소 한 번 날려주는 마무리는 참으로 식상하다. 결국, 자움 콜렛-세라의 긴박한 연출과 리암 니슨표 액션이 만나 어느 정도 담보된 액션 퀄리티를 선사하지만 참신함을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2018년 1월 24일 수요일 | 글_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