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헌트
Manhunt , 2017
예전에 한중일 합작 영화가 유행처럼 나온 적이 있었다. 인근의 세 나라의 유명 배우가 인지도를 바탕으로 연합하여 나오는 영화의 특징들은 세 나라의 로케이션을 필두로 한참 유행하던 스타 탄생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특히 오우삼 감독의 느와르는 중국을 너머서 한국과 일본에도 그 특유의 동양 액션에 영향을 미쳤고 심지어는 할리우드 영화에도 진출하여 좋은 성적을 내었었다. 장 클로드 반담의 <하드 타겟>이나 존 트라볼타의 <브로큰 애로우>, <페이스 오프> 그리고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까지 블록버스터를 만든 거장 감독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 영화 <맨헌트>는 당시의 추억을 고스란히 지금 2018년에 가져와 다시 한번 그 때의 흥망성쇠를 돌아보게 하는 재미있는 영화이다. 한국의 하지원, 일본의 쿠니무라 준, 중국의 치웨이 등 여러 나라 배우들의 활약은 영화의 볼륨을 풍부하게 하면서 각 배우들의 팬들에게 선사하는 좋은 선물 세트이다. 마치 아직 죽지 않은 추억들을 소환하여 새롭게 재 탄생시킨 애장품 같은 영화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 제약 회사인 텐진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두추(장한위)는 한밤의 살인범으로 몰린다.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쓰게 될 판이라 필사의 도주를 하게 되고 형사 야무라(후쿠야마 마사히루)는 두추의 뒤를 쫓는다.
한편 텐진의 회장(쿠니무라 준)은 어려서부터 키워온 레인(하지원)에게 두추를 죽이라는 명령을 린다. 하지만 레인은 두추와의 추억이 있기에 잔인한 킬러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두추를 놓아준다. 그리고 야무라 역시 두추의 결백을 알고 두추를 놓아주게 된다.
두추는 쉽게 죽을 운명이 아니었던가 두추는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마유미를 찾아가는데 마유미는 텐진 때문에 자살한 약혼자를 생각해서 두추를 도와준다. 결국 두추, 야무라, 마유미, 레인은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바로 텐진의 회장 사카이와 대적하게 된다.
90년대 오우삼 느와르 영화를 겪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2000년대로 오면서 할리우드의 오우삼 그늘은 더 짙어졌다. 남자들의 우정, 거칠지만 당시로서는 매우 스타일리쉬한 액션 스퀜스, 그리고 내일은 없고 오늘만 사는 인물들의 처절한 하루.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오우삼 영화 스타일은 완성되어 갔고 느와르의 정석처럼 텍스트화 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영화 기술의 발달로 액션은 다변화되어 가고 권총과 주먹 액션으로 대변되는 암흑계의 혈투는 더욱 진화된 스타일로 합을 맞춘 액션보다는 한 단계 업그레드 된 고품격 액션 스타일로 선보여졌다. <매트릭스>의 360도 카메라 워크나 느린 화면으로 멈춰선 액션의 갈무리, 마블 시리즈처럼 배경과 주인공들의 액션을 따로 조합하는 디지털 스타일은 관객들의 눈높이를 한 층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2018년 벽두에 찾아온 <맨헌트>는 그런 액션 스타일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듯 맨몸으로 부딪히며 배신과 암투, 잔인한 킬러의 등장 등 그 동안 익숙해왔던 소재들을 모두 끌어와 차려주었다.
두둥거리는 배경음악은 홍콩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신호음처럼 영화 전반에 깔리고 설명체의 대사는 영화를 쉽게 가져가게 하는 안내가 되었다. 그 사이에서 액션을 주도하는 배우들의 온몸을 던지는 활약은 오우삼 영화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의 환호를 충분히 받을만 하게 여겨진다.
특히 하지원의 액션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더 보고 싶었으나 짧은 등장 분량은 아쉽기만 하다. 국내 영화에서도 보여주었던 하지원 액션이 완성된 듯 <악녀>의 김옥빈에 버금가는 예리한 액션과 로맨스를 담은 눈빛을 보여준다.
이쯤이면 단독 액션 영화가 나와도 좋을 듯 한데 킬러 레인의 성장기나 활약을 따로 담아내는 영화여도 좋을 듯 하다. 레인이 텐진에서의 성장과 활약을 담은 이야기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영화에는 또 한 명의 킬러인 던이 나오는데 던 역을 한 엔젤레스 우는 정우성의 <검우강호>에서도 본적이 있는, 오우삼 감독의 딸이다. 레인의 액션에 버금가는 강인하고 찰진 액션을 선보이면서 깊은 인상을 주었는데 프로필이 아직 많지 않지만 앞으로 좋은 작품을 기대할만 하다.
홍콩영화 매니아를 다시 불러모으는 이 영화 <맨헌트> 이후로 홍콩 느와르나 홍콩 액션 스타일을 맛볼 수 있는 영화가 계속해서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할리우드에서 서부극이 끝없이 나오는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오우삼 영화라는 브랜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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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액션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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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C-Guy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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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스젠더이자 유색인종, 그리고 성매매 여성. 쉽게 그려지지 않는 삶을 살 것 같은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만으로도 <탠저린>은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작품이다. 드세기로는 세계 최강일 것 같은 ‘신디’가 남자친구는 물론 그와 바람피운 ‘진짜 여자’까지 추격해 나가는 분노의 걸음걸이를 실컷 보여주며, 영화는 자신만의 도발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귓가를 빵빵하게 울리는 강한 음악에 시원한 편집까지, 관객을 끌고 가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다만 추격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까닭에 내용이 치밀한 편은 아니다. 시나리오 대신, 길거리 캐스팅된 주연 배우의 즉흥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연기에 중점을 뒀다. 섹스 앞에서는 때로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성과 여성성에 대한 조롱처럼 느껴지는 지점도 포함돼 있어 작품 분위기가 괴이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스타렛>(2012)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등 소수자를 주인공으로 한 독립 영화를 연출해온 션 베이커 감독의 2015년작이다. 전체 분량을 아이폰 5로 촬영했다.
2018년 1월 25일 목요일 | 글_박꽃 기자 ( got.park@movis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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