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더 머니
(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

실화를 가지고 만든 영화들은 이 자체만으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게 됩니다. 실화이기에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나 관심, 그리고 실화이기 때문에 이미 모두가 그 결말을 알고 있다는 큰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데요, 특히 그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거나 관심을 끌어모았던 사건들인 경우 이미 결말이 정해져있다는 점 자체가 하나의 단점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극을 일컬어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화를 바틍으로 만든 영화가 꾸준히 제작되는 것은 이러한 소재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 크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를 볼 때는 그 결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를 즐겨하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영화 올 더 머니의 경우 이러한 영화와는 그 결이 살짝 다릅니다.
2012년도에 밴 에플렉이 감독 및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아르고의 경우 인질 구출작전이라는 희대의 사건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어떻게 됬는가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보는 것이 영화에 더 몰입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정보 없이 보는 것을 권하게 되지만 올 더 머니의 경우 실제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끝났는가에 대한 것이 그리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1973년 전세계에서 가장 부자라는 폴 게티의 손자 게티 3세의 유괴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는데요, 당시 석유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폴 게티의 손자가 유괴되었다는 사실 보다는 손자의 몸값 지불을 거부한 폴 게티의 발언에 더 큰 관심이 집중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올 더 머니는 겉으로 보기에는 게티 3세의 유괴, 그리고 게티 3세가 과연 구출될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모습을 그리는 듯 하지만 손자의 몸값은 지불하지 않으면서 세계 유수의 예술품을 수집하는데는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폴 게티의 모습을 통해 돈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극 중 손자의 몸값을 지불하면 다른 손자들도 똑같이 납치당할 것이기 때문에 돈을 지불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 대사나 손자의 귀를 우편물로 받은 뒤 몸값을 지불할때도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액에 따라 돈을 대출받겠다고 하는 모습 등을 보면 씁쓸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쓴맛이 느껴졌는데요 극 중 폴 게티에 반발하는 캐릭터로 생각했던 게일 해리스가 어느순간 폴 게티와 같이 변해가는 듯한 모습은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평이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보이던 게일 헤리스의 모습은 폴 게티와 다를바 없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결국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돈이라고 정리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애초에 폴 게티가 그렇게 집착하던 것도 돈이었고 폴 게티 3세를 납치한 이들이 원하던 것도 돈, 그리고 이 희대의 납치 사건에 관심이 집중된 언론사들이 미친듯이 쫓아다니며 그들의 모습을 기사로 내기 위해 사람에 대한 예의는 무시한 채 취하던 행동도 모두 돈이 주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제목인 올 더 머니가 이 영화의 주제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돈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 같네요.

실제 사건의 주인공인 폴 게티 3세의 경우 말년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구출될 수 있었지만 납치되었든 후유증이 너무 커 약물 등에 의자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었고 결국 휠체어에 의조하는 생활을 하다가 50대 나이에 사망했다고 합니다. 폴 게티의 다른 가족들도 그리 행복한 삶은 살지 못했다고 하네요. 세금을 피하기 위해 수집하기 시작한 예술품들이 지금의 폴 게티 미술관의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유수의 예술품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삶에 아이러니란 말이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긴장감 있게 전개가 되지만 그렇다고 보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아주 무겁게 진행되진 않습니다. 2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라는 말대로 재미도 함께 잡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의 멈추지 않는 창작 활동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과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이 재미있지만 묵직한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혹시 이 영화를 볼지에 대한 고민이 된다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폴 게티 역할을 맡은 크리프소터 플러머의 연기 만으로도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충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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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 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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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희나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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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이 얼마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 손자를 유괴당했다. 유괴범이 요구하는 몸값은 1,700만 달러, 마음만 먹는다면 그에게 그리 큰 액수는 아니다. 중요한 건, 그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냐는 것이다. <올 더 머니>가 묘사한 건 1973년 실제 발생한 갑부 J. 폴 게티의 손자 유괴 사건이다. 세간은 손쉽게 그를 ‘비정한 할아버지’로 묘사했겠지만, 리들리 스콧은 오랜 시간을 갑부로 살아온 한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그 심리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이야기의 깊이감을 한층 높이는 건 그런 그에 담대하게 맞서는 전 며느리 ‘게일’역의 미셀 윌리엄스다. 아들이 유괴당했지만 울거나 소리치는 감정적인 호소 대신 참을성 있게 방법을 찾아 나가는 이 여성 캐릭터로, 리들리 스콧은 그간 보증해온 자기 작품만의 품위를 지켜낸다. ‘J. 폴 게티’역을 맡았던 케빈 스페이시가 성 추문으로 하차하면서 같은 역을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재촬영했다. 결론적으로 그게 신의 한 수였다.
2018년 1월 26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 (got.park@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