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Driving Miss Daisy , 1989

어떠한 일을 하는데 있어서 인물을 선택하는데 표준으로 삼는 네 가지 조건이 있다. 신수, 말씨, 글씨, 판단력이 바로 그것으로 풍채가 늠름하게 생겨야 한다는 신(身), 말을 정직하게 해야 하는 언(言), 글씨를 잘 써야하는 서(書), 문리에 익숙해야 한다는 판(判), 이렇게 네 가지 조건을 통틀어서 신언서판(身言書判) 이라 하고 시대가 변해도 아직까지 사람을 채용하는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판단해야 할 사람이 친구라면 그 기준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사이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터는 상대에 대한 편견이 굳어지고 믿음 같은 것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친구를 만들기가 더욱 힘들어지기도 한다.

소개할 영화 <드라빙 미스 데이지>는 바로 이런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흑인 운전기사 호크(모건 프리먼)와 유대인 미망인 데이지(제시카 탠디)가 30여 년간 노년을 함께하며 미국 현대사의 격변기를 거치는 과정들을 절제된 스토리로 유연하게 풀어 나가며, 인생의 동반자가 될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에 대한 질문까지 제시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고령의 데이지 여사가 자동차사고를 내면서부터 시작된다. 사고에 놀란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서 개인 운전수를 붙여주지만 늘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고 결정했던 데이지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 달가운 일만은 아니었다. 힘들게 살았던 어릴 적을 생각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졸부로 보이는 것이 싫었던 데이지는 운전수가 딸린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 구설수에 오를까봐 두렵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전기사 호크가 맘에 들지 않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사건건 데이지의 고집을 꺾으려 드는 호크의 행동에 있었다.

서서히 달리고 있는 호크에게 기름 값이 많이 드니 속도를 줄이라고 하지를 않나 가까운 길로 가려는 호크에게 자신이 다녔던 먼 길로 가라고 명령하는 등 두 사람은 곳곳에서 마찰을 빚는다. 하지만 데이지가 심하게 대할수록 호크는 시원한 너털웃음을 지으며 데이지의 분노에 사그라지게 만들었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 호크의 행동에 데이지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결정적으로 연어 통조림 하나 때문에 한바탕 소동을 벌인 뒤 호크에 대한 불신도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한다.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는 데이지와 호크의 이야기를 통해 인종간의 갈등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앵글로색슨계 미국 신교도, 즉 미국 주류 지배계급과 유태인과의 갈등까지 포함해서 보여준다. 흑인 호크 앞에서는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보이던 데이지도 경찰들에게 늙은 검둥이와 늙은 유태인 이라는 말을 들으며 조롱당할 수밖에 없었던 백인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유태인에 불과할 뿐이었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듣고 난 후 세상이 변해가는 일은 멋진 일이라며 박수를 보내던 데이지도 자신의 운전기사 호크에게는 흑백 차별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이것은 사회지도층과 노동자간 계층 간의 문제라기보다는 백인과 흑인간의 인종차별 문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처럼 흑인과 백인, 유태인과 미국 주류 지배계급간의 문제가 영화의 주를 이루며 보여주다 데이지와 호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다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으로 종결되며 인간과 인간의 교감을 따뜻하게 풀어낸다.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을 유지하며 가족보다 가까운 사이가 되어버린 그들은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인생의 마지막 남은 시간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
|
 |
모건 프리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봐야할 영화
잔잔한 감동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하는 영화 |
|
| 글: JC PARK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 <저작권자 ⓒ 원하는 모든것 파일조 filej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