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슈미트
About Schmidt , 2002

일본의 유명 작가 후지와라 도모미가 2007년에 발표한 폭주노인 이라는 책 속에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소외된 노인들이 고독을 견뎌내지 못하고 감정이 격앙되어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도 고령층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것은 마찬가지 이고 미국의 경우도 별반 차이가 없는듯 하다.
병과 빈곤, 그리고 고독 이 세 가지 것을 노후가 되면서 느끼는 불안한 것들로 후지와라 도모미는 책속에 정의 한바 있는데 이 세가지 요소중 고독과 질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것이 바로 고독에 관한 문제이다.

직장에 다닐때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가족들도 있기 때문에 고독을 느낄 시간도 없이 살아가지만 막상 퇴직을 하고 나면 동료들과도 멀어지고 친구들과 만나기 힘들어 지면서 점점 외로워지기 시작한다. 가족들 또한 남들과 다를바가 없다.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되어 부인의 눈총을 받아야 되고 하릴없이 바깥으로 나돌아 다녀야만 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소개할 영화 <어바웃 슈미트> 에서 다루고자 하는 주제도 은퇴한 후 사회조직으로 부터 소외되어 가는 한 인간의 고독에 관한 이야기로, 사회와 가족으로 부터 따돌림 당하는 워렌 슈미트(잭 니콜슨)를 등장시켜 심각한 이야기를 유머러스 하게 풀어 나간다.

국제 보험사에 근무하던 워렌 슈미트는 젊고 유능한 사원에 밀려 은퇴한 후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국제 아동기구 TV 광고를 보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살고 있는 6살 엔두구를 알게 된다. 매달 일정금액을 후원해준다는 격려의 편지를 보내주면 되는것 이었는데 대화상대가 간절히 필요했던 슈미트는 엔두구와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외로움을 달래간다. 진저리가 날 정도로 싫었던 아내 헬렌 마저 세상을 떠나자 슈미트의 외로움은 극에 달한다.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유일한 가족 딸 제니와의 관계가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고 느낀 슈미트는 딸의 애인 렌달을 어떻게든 떼어놓으려 하지만 그것 마저도 쉽지 않았다. 거기에다 아내 헬렌이 생전에 자신의 직장동료와 바람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 이상 의지할곳이 없다고 판단한 슈미트는 캠핑카를 타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며 고향도 둘러보고 캠핑족과 어울리다 남의 아내에게 추근데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여행을 하면서 일상생활에 지쳐 돌아보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한 슈미트는 제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사돈집을 방문하게 된다.
슈미트는 직장을 은퇴하면서 부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집안에서 조차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모르고 있었고 그로인해 부인 헬렌과의 마찰도 심해진 것이었다.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가 되주어야 할 부인이 지겹도록 보기싫은 사람이 되어 그를 괴롭히고 삶의 여유조차 잃어버린 그가 기댈 수 있었던 이는 의외의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탄자니아에 살고 있던 고아소년 엔두고, 하루 77센트를 후원해주며 그를 돕고 있는것 처럼 보였지만 사실 슈미트가 엔두고로 부터 위로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는 엔두고의 그림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슈미트의 모습이 그의 외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주름살은 늘어만 가고 귀에 털은 자꾸만 자라나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을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아 보면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세상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못하고 떠나야만 하는 하찮은 존재에 불과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랑스럽던 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지겨운 존재가 되어가고 절대 떠날것 같지 않던 자식들도 자신들의 가정을 이루면서 점차 소홀해지는 것이 영화속 주인공 슈미트만이 느끼는 소외된 감정은 아닐 것이다. 그가 진정으로 위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거창하게 주절거리는 누군가의 위로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줄 수 있는 세심한 배려에 있었다. 자신의 아픔을 들어주고 같이 공감해주는것 만으로 노년의 외로움은 충분히 달래질 수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감정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무것도 아닌일을 도와달라며 손을 내미셨을때 뜻밖의 나약한 모습에 놀랐고 그동안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서둘러 먼길을 떠나셨다. 급하게 떠나신 아버지를 원망하며 차갑게 식어버린 손을 닦아 내주는것이 나의 마지막 인사가 되었고 나 또한 아버지가 그러셨듯 지독한 외로움을 견뎌내야만 할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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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콜슨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추하는 영화
노년의 고독과 쓸쓸함을 잔잔하게 풀어낸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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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KANG ME JU (파일조 무비스토리 패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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